[Review]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 법,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전시]

글 입력 2022.07.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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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사진에 대한 문턱은 점점 낮아져 누구나 언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휴대폰에 더 좋은 기능의 카메라 성능이 포함될수록, 과거에는 기록의 목적이었던 사진이 이제는 더 감각적이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개인의 표현 수단으로서 관심을 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게 되었지만 후자와 같은 좋은 사진을 찍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찍는 사람의 사물을 보는 관점과 가치, 감정이 사진에 담겨 있지 않다면, 비슷한 색감과 감각적으로 보이는 구도를 따라하기에 바쁜 인스타용 사진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을 좋아하고 더 잘 찍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그리고 예술적으로 어떻게 무엇을 담아 찍는지 더욱 궁금해하는 것 같다.

 

이번 사진전은 그런 의미에서 겉치레를 모두 걷어내고 작가의 사진에 대한 사랑 하나에 온전히 빠져들어 감상할 수 있는 쉬운 사진전이었다. 사조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이나 작품 하나하나의 가치, 역사를 부러 말하지 않아도 상황과 구도로 이미 많은 것을 담아놓은 사진들이었기에 나는 상황 속에 들어가 그저 바라보고 같이 느끼면 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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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들의 바이블, <결정적 순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기회

시대의 변화와 세대의 차이를 넘어서는 사진예술의 정수

미국, 인도, 중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촬영된 삶과 역사의 순간들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정수가 담긴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오는 6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결정적 순간>에 수록된 오리지널 프린트, 1952년 프랑스어 및 영어 초판본,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카르티에 브레송이 주고받은 서신을 비롯하여 작가의 생전 인터뷰, 소장했던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하는 컬렉션을 소개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작품 관람은 물론, 1952년 출간된 이래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산이 되어 버린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탄생시킨 하나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편집자이자 당대 최고의 컬렉터였던 테리아드,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을 지은 사진작가이자, 출판사 대표인 딕 사인먼,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책의 커버아트와 타이틀을 손수 그려 넣어준 앙리 마티스와 주고받은 편지와 일화 등 역사적인 사진집이 나올 수있었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좋은 사진의 원칙



'구체적인 상황이 그려져야 할 것'

'2분 이상 쳐다볼 수 있어야 할 것' 

 

그가 말한 좋은 사진의 원칙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두 가지가 충족되는 사진을 찍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처럼 보인다.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어도 어떤 상황인지 알거나 혹은 상상할 수 있어야 하고, 관객은 그 상상과 감동을 동인으로 2분 이상 작품을 바라보고 감상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찍는 사진은 너무 뻔해 사진에 찍힌 이가 유명인이 되지 않는 이상 나에게만 소중한 기록의 사진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이 된다는 건 쉬워 보이는 한끗을 넘는 어려운 일의 연속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놀라운 것은 그는 사진을 직관에 의한 즉석 스케치라고 표현할 만큼, 단번에 찍어낸다는 것이었다. 구도를 잡아놓고 피사체가 지나가는 순간에 찰칵, 말 그대로 순간 포착으로 좋은 그림을 캐치해낸다고. 그런 심미안은 오랜 경험과 시도에서 비롯한 것이겠지만 아무리 많은 경험치가 쌓인다 해도 뻔하지 않은 장면을 순간적으로 캐치해낸다는 것은 또다른 예술적 감각이 없다면 분명 어려운 일일 것이다.




기록 사진같았던 예술 사진



예술 사진은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오브제나 장식을 이용해 비일상적인 무드의 이미지로 찍는 경우가 많다. 혹은 크롭을 특이하게 하거나 대상과의 거리를 거의 없애다시피 클로즈업한 이미지들도 sns상에서 많이 보이고는 한다. 브레송이 활동하던 시절에는 사진 기술의 한계로 인해 표현 방법에는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었겠지만, 기록 사진 같아 보이는 그의 사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 사이의 조형감과 비례를 세심히 고려한 예술성이 돋보인다.

 

세계를 다니며 촬영을 이어나가던 시기는 세계 2차 대전과 맞물려 브레송은 의도치 않게 공산당 집권 전의 중국, 간디의 죽음을 맞이한 인도에서 생생한 보도 사진을 찍었다.

 

이를 두고 그를 포토 저널리스트라 부르는 이들도 있으나, 나는 그가 사건을 보도하는데에 집중한 저널리스트라기보다는 우연히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게 된 포토그래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가 말한 '직관에 의한 즉석 스케치'로서 사진가답게 카메라라는 무기를 들고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결과물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편이 전시 주제인 '결정적 순간'과도 가장 잘 맞닿아 있는 것 같아서다.

 

남는 건 사진 뿐이라고 하루에도 수 차례 휴대폰으로 셔터를 누르며 찍는 사진에는 대단한 예술성이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한 끗 다르게 울림을 주는 사진을 찍기 원한다면 피사체와 촬영 방식에 대한 그만의 철학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1908~2004, France)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작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이다. 어린 시절 그림을 배우던 카르티에 브레송은 1930년대 초, 사진작가 외젠 앗제와 만 레이의 사진을 접한 것을 계기로 사진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카메라는 그에게 눈의 연장이었으며, 그의 작업 방식은 직관과 본능에 의거하여 진정성을 포착하는 것이었다.

 

"사진보다 삶에 더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던 그는 일체의 인위성에 반대하며, 연출이나 플래시, 사진을 크롭하는 행위 등을 배제하는 대신, 대상이 형태적으로 완벽히 정돈되면서도 본질을 드러내는 순간에만 셔터를 눌렀다. 따라서 미학적 완전성과 일상적 휴머니즘을 동시에 담아낸 그의 작품 세계는 '결정적 순간'이라는 한 단어로 압축될 수 있다.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서 삶과 세상을 응시하는 예리하지만 따스한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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