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로 감상하는 영화 속 낭만 이야기

글 입력 2022.07.0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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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의해 상실될 수 있는 낭만을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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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낭만이 충만한 시대 프랑스의 1920년대를 동경하는 길(오웬 윌슨)은 약혼자 이네즈(레이첼 맥아담스)와 약혼을 했다. 결혼 전 우연히 홀로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그는 종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부름에 이끌려 차를 타고 1920년대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부름에 이끌린 장소에서 헤밍웨이를 더불어 피카소, 툴루즈 로트렉, F. 스콧 피츠 제럴드, 달리를 만나 예술적인 영감과 더불어 자신이 쓰던 소설을 보여주게 된다. 이에 대한 사실을 다시 현실로 돌아와 약혼자 이네즈에게 말해주지만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냐며 잔소리만 듣게 되는 길은 사랑하지만 자신과 감정선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 이별을 고하게 된다.

 

약혼이 파토난 길은 파리를 헤매던 중 예전에 벼룩시장에서 레코드를 팔았던 가브리엘을 다시 만나게 된다. 가브리엘은 길에게 레코드 가게에 폴 코터의 다른 레코드가 들어와서 당신이 생각났다고 수줍게 말한다.

 

그녀의 세심한 감성에 이끌린 길은 함께 커피 한 잔 하러 권유하는 도중 비가 조금씩 내리는 걸 보며 비 오는 파리를 걷는 순간을 원했다고 말하게 된다. 약혼자였던 이네즈와는 달리 레코드 가게에서 만난 가브리엘과 동일한 취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길과 그녀는 파리의 비 내리는 거리를 함께 걷는 낭만을 공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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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들의 대화 장면


 

길 : 이런, 비가 오네.

가브리엘 : 괜찮아요. 전 젖는 거 상관없어요. 사실 파리는 비올 때 제일 예뻐요.

길 : 나도 늘 그렇게 말하는데 완전 공감해요! 맞아요. 파리는 비올 때 더 예쁘죠.

 

 

 

미드나잇 인 파리에 대한 에디터의 견해


 

낭만이 도태되었다.

 

누군가에게 행하고 싶은 감정 표현은 머리속에 여러 번 필터를 거쳐 반의반 정도 되는 양으로 나가게 된다. 필자에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친한 친구에게도 네가 이래서 좋고, 그래서 난 너를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진심 어린 표현을 입 밖으로 대놓고 하지는 못해도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편지에 적은 후 아무 날도 아닌, 그냥 쉬는 시간에 진심을 건넬 수 있는 순수한 학생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어느샌가부터 나만의 고유한 성향은 시대의 건조함에 몸이 맡겨진 후 증발해버렸다. 꽤 진지하거나 감성을 채워 사는 사람처럼 보이면 이에 반응해 특이하다거나 요즘 애들 같지 않다며 농담 삼아 말하는 이들이 종종 있었다. 성격과 성향에 대한 전반적인 사실을 그대로 알려주는 정보성 대화 중 작은 하나인 걸 알면서도 감성 있다, 낭만 있다, 특이하다는 표현은 은근히 집단 내에서 주눅 들게 되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에 대한 각도는 사람들마다 위치 선정이 매우 다르다. 그중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기에 욕심 있는 사람들은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정연한 냉정함만이 현재의 위치를 간신히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인 이 지상이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이런 꼬리를 무는 생각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때쯤 <미드나잇 인 파리>를 두 번째 보는 날이었다. 사랑, 비, 재즈를 자신의 작품에 미장센으로 사용하는 감독 우디 앨런의 작품이라 그런가 이 아래에 나와있는 대사를 계속 돌려 들으며 영화 장면 속 제3의 인물이 되어 함께 파리 거리를 거닐고 싶었다.

 

“파리는 비올 때 더 낭만적이에요”

 

이 영화의 거의 마지막 시퀀스에 나온, 자칫 놓치면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잠시 지나가는 이 장면은 누군가에 있어 잊지 못할 명장면이 된다. 주인공 길은 할리우드 작가였지만 몽상가 기질이 있어 소설을 집필하려는 계획이 있다. 천재 예술가들이 살았던 프랑스의 1920년을 격렬히 선망하며 늘 그 시절 예술가들을 동경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약혼자 이네즈와도 공유했다. 연인만큼 가까운 관계라고 한들 상대의 정서적 욕구를 모조리 채워줄 순 없다. 사랑에는 시간이 지나도 채워질 수 없는 갈증은 당면히 따라오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이 조건을 맞추어 나가며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유니크한 관계중 하나가 연인과 함께 동반하는 사랑이기에 다름을 인정하며 상대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배우려는 의지는 필수로 채우고 있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러블리한 매력으로 언제나 첫 번째로 호명되는 이네즈역으로 나온 레이첼 맥아담스는 이 영화에서 상대에 대한 공감 능력 부족으로 인해 모조리 타들어갔다. 비 오는 거리를 걸으며 대화를 하자는 그녀의 연인 길에게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짜증과 함께 길의 권유는 산산조각 나버렸다. 더불어 그다지 어렵지 않은 길의 작은 소망은 매우 현실 감각 없고 분위기에만 취하는 철 없는 사람처럼 박음질 처리되었다.

 

매 순간 창작을 동반 시 하는 예술가라는 직업은 타고난 감각과 더불어 그 사람 주변에 영혼을 함께 공유하며 정신적인 지지를 해줄 가슴 따뜻한 소울메이트가 필요하다. 그래서 직업으로서의 예술가라는 역할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낭만을 동반하자는 권유를 받기도 전에 은근히 비웃음을 날리며 인정해 주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의 안일함이 섬세하고 여린 사람들에게 직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둔하게 만든다.

 

그러하여 앞으로 더더욱 예술가에게는 낭만을 찾는 노력보다 낭만 있는 사람을 밝히는 과정이 더욱 어려워질 예상을 한다. 그렇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 함몰되지 않으며 내 생각이 남들에 시선에 수명을 다하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당당해져야 함을 오늘도 영화에서 배우게 된다.

 

 

 

낭만에 대한 또 다른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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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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