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지 않은 무언가를 포착한다는 것, 그런 점이 저를 항상 매료시킵니다.”
순식간에 과거가 될 현재를 포착하는 사진작가, 테레사 프레이타스. 그의 장점은 ‘회상’이다. 그가 빚어낸 무수한 ‘현재’의 순간들에서 현재였던 과거를 회상할 수 있다. 딸기우유와 밀키스의 색감 속에서 헤엄치게 하며, 다시 오지 않은 무언가를 만나게 하는 테레사 프레이타스와 그의 전시를 살펴보자.
인스타그래머에서 전업 사진작가로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취미로 시작한 인스타그램에서부터 자신의 색깔을 찾고 전업 사진작가의 길을 발견했다.
1대 1의 비율에 몽글몽글한 파스텔 색감을 더하고, 현실적인 공간에 초현실적인 감각을 가능하게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명성을 얻은 이후에는 디올, 구찌, 팬톤 등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작가로서 그가 추구하는 것은 봄의 이미지와 여행이다. 그의 작품은 봄날의 꿈을 앨범으로 모아 놓은 듯 포근하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에게 있어서 여행은 작품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자, 결과물(작품 자체)이기도 하다. 자신이 태어난 포르투갈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활보하며 사진을 찍고,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아직 가본 적 없는 곳’이라고 말한다.
Okinawa – 92914
전시와 곁들이면 좋을 추천 곡이다.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테레사 프레이타스의 사진도 이 노래도 여리긴 해도 마냥 순하지는 않다. 오키나와 해변의 포근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전시를 감상해보시길.
금빛 그리움을 담은 사진
가볍게 산책하듯 감상할 수 있는 전시는 오랜만이었다. 물론 깊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작품에 스민 낙관 혹은 낭만 덕에 심기일전할 수 있었다.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사진을 보정할 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밝고 긍정적인 색을 공들여 고른다고 한다. 또 어딜 가나 변함없는 진실을 계절의 변화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봄이 있다’는 사실.
그는 계절의 변화 속으로, 특히 봄에 일어나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안내한다.
봄을 준비하며 꿈틀거리는 식물들, 오렌지빛으로 탐스럽게 맺은 열매, 태양에 반사되어 하양을 뽐내는 물과 핑크 샌드 그리고 사람들. 혼자이거나 함께이거나 걷고 있거나 서 있거나 수영하거나 서핑하거나 누워있는 사람들까지.
모든 순간의 총집합체를 포착한다. 그리고 기록한다. 햇빛과 컬러가 그 장소와 사람들에게 주는 기쁨을.
for a summer – sarah kang
“우린 여름 동안 이곳에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린 떠나자. 우린 일출을 위해 이곳에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린 날아가자.”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 자신만의 시선을 찾고 있는 사람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각각의 사진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작업한다.
“그 장소에서 받았던 인상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하죠”
도시들의 색(특색)을 잃지 않게 하되, 그 안에 자신의 색깔을 입힌다. 평범한 일상들도 마찬가지다. 현지인으로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니는 것, 그리고 외부인으로 세계를 여행하는 것.
테레사 프레이타스는 두 시선 속에서 끊임없이 사건 일상의 고유한 빛과 자신의 색깔 사이를 진동하며 적절한 무게를 잡아가고 있다.
그의 사진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표현이기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표현해낸 것이기도 하다. 실제 장소와 사람은 있지만, 테레사의 눈 그리고 그가 장소에서 받았던 느낌을 투과한 작품이니까. 더욱 정확히 말하면, 테레사의 시선으로 본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으로는 표현되지 않은 색감과 감성이 있다. 전시회 현장에서 사진이 마음껏 뽐내는 봄의 정취를 만끽해 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