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예술가의 일, 삶을 예술로 조각하다 [도서]

인생은 곧 예술이자 예술은 또하나의 인생이다
글 입력 2021.09.2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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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일이란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 더 나아가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화폭 앞에서, 무대 위에서, 거리를 누비며 자신의 세계를 꿈꾸고 실현한 33인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도서 <예술가의 일>에서 내게 인상깊었던 3명의 예술가를 차례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말러, 니진스키, 그리고 르네 마그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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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연금술사, 말러


 

어려운 음악이 매력적으로 바뀌는 시간이 찾아온다. 음악의 아버지 바흐, 음악신동 모차르트, 피아노의 시인 쇼팽도 말러의 경계없는 음악에 감도는 수수께끼 같은 매력을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고전음악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작곡가로 분류되며 교향곡 장르의 기승전결 구조를 통쾌하게 깨뜨린 말러. 그의 음악은 경계와 규칙이 없어보인다. 진지한 장르로 여겨졌던 교향곡의 따뜻한 분위기를 뒤바꾸어 장송곡 버전으로 연주하는 한편, 죽음이 떠오르는 불길한 불협화음이 승리의 팡파레를 물리며 마침표를 찍는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명상, 휴식, 태교, 치유의 의미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말러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생겼다.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한 평온한 선율도 필요한 한편, 우리 안에 존재하는 불안, 소란, 고독, 고통의 소리를 대담하게 표현해내는 우직한 선율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교향곡에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것, 언젠가 내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외쳤던 말러의 교향곡엔 그의 삶이 녹아있다.

 

유대인으로 태어나 이방인이자 경계인으로 여겨졌던 어린 시절, 다섯살 딸의 이른 죽음,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진 아내. 그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는 순간, 그의 음악에서 풍기는 비운의 기운이 더 이상 낯설게 여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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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첫 오케스트라 관람경험을 선사했던 곡이 바로 말러의 교향곡 5번이었고, 이름도 몰랐던 그의 음악이 내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심어주었던 그 순간을 다시금 회상해보았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경계없이 선율을 넘나드는 자유, 그 자유와 함께 달리는 다채로움, 고독과 암울에서 희망과 따스함이 미소짓고 있던 말러의 교향곡을 아주 많이 사랑했던 것 같다.

 

예술가의 일을 읽는동안 이 곡이 공연장을 떠나온 그 길목에서도 계속 가슴에 맴돌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교향곡 5번 4악장>은 말러가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작곡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남성 예술가의 뮤즈로 활동했던 알마 쉰들러를 사랑했던 그는 행복하지만 늘 불안했던 사랑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끝은 아내의 외도로 끝나고 말았다. 말러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러리안’으로 통칭한다는 것을 알게된 오늘, 어떠면 내가 그동안 말러리안이지 않았을까하는 행복한 의구심이 들었다.

 

내 첫 오케스트라 감상의 향수가 말러의 세계로 또다시 풍덩 빠져드는 순간이다.

 
 

 

발레의 색다른 해석을 이끌어낸 천재무용수, 니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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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처럼 춤춘다, 발레의 전설이라고 찬양받았던 무용수, 니진스키. 드뷔시의 출세작이며 그를 인상주의 작곡가로 우뚝 세우는데 일조한 <목신의 오후>에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목신 역 무용수가 바로 니진스키였다.

 

육체의 아름다움을 뽐내는데 집중했던 기존 발레와는 달리 부자연스러운 동작의 연출, 요정에 대한 목신의 욕망표출을 표현하는 동작으로 니진스키가 외설죄로 연행된 이 작품은 발레를 오늘날 현대예술 영역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해주었다. 

 

그는 <봄의 제전>을 통해 천재무용수를 넘어 안무가로서의 자질을 대중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원초적 욕망, 충동, 무질서가 공존한 불편한 무대는 춤을 아름다움이나 우아함에서 완전히 해방시키며 무용계에서 또다른 새 획을 긋는데 기여했다.

 

기존의 틀을 깨고 변화를 추구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것은 니진스키 뿐만 아니라 르네 마그리트 또한 그러했다. 

 

 

 

신비함으로 인생을 물들이고자 했던, 르네 마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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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화가들과 어울리면서도 무의식이라는 주제와는 한발 떨어져 있었던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그는 ‘추방하는것’을 뜻하는 ‘데페이즈망’기법을 발전시키며 자신만의 초현실주의를 구축하며 어떤 대상을 원래의 자리가 아닌, 엉뚱한 맥락안에 가져다 놓는다.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가 아닌 벽난로에서 출몰하는 기차, 활짝 펼쳐진 우산 위에 올려져 있는 물컵, 사람 얼굴 앞에 두둥실 떠있는 사과는 모두 그의 작품 속 이미지다.

 

마그리트는 관객이 자신의 그림을 논리적으로 해석하려다 끝내 실패할 때 흡족했다고 한다. ‘신비’라는 단어를 강조한 그는 자신의 작품이 신비함 그 자체로 수용되길 바랬다.

 

마그리트를 통해 삶에 대한 또다른 통찰을 한조각 얻어간다. 일상, 혹은 우리를 둘러싸는 일들을 논리와 분석, 해석과 같은 딱딱한 도구로만 옭아맬 것이 아니라 신비, 호기심, 수수께끼, 미지의 모험 등과 같은 부드러운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유연한 미덕 또한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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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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