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헐왓챠가_마케팅_맛집이라고? [문화 전반]

글 입력 2021.04.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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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쭉 넷플릭스만 써오던 나는 올해를 맞이하자마자 왓챠도 함께 구독했다. 이전에 '체르노빌'을 보기 위해 무료 체험을 해보았던 왓챠는 재생환경이 불안정했고, 넷플릭스와 같이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시리즈가 없었기에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난 후 유료로 구독할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습관적으로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하나하나 채워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보고 싶은 영화가 넷플릭스보다 왓챠에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그럼에도 '아직 넷플릭스에서 볼 게 차고 넘친다'라고 위안하며 묻어두고 있다가 코로나의 장기화로 지루했던 나머지 왓챠까지 덜컥 구독해버렸다.


그래서 오늘은 '그저 영화가 많은 플랫폼'이라고만 생각했던 왓챠를 '현재 최고로 일 잘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바꾼 왓챠만의 소비자 취향 저격 마케팅을 소개하고자 한다.

 

 

 

#헐왓챠에



 

 

2020년, 여러 사람을 울린 화제의 소식이 있었다. 바로 왓챠의 <해리포터> 전 시리즈 공개이다. 왓챠에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공개되기 직전, 왓챠 트위터 공식 계정이 해리포터 관련 트윗에 하트를 누르고 다녀 설마 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 많은 '해덕*'들의 심장을 떨리게 했던 소식이다.

* 해덕: 해리포터 덕후

 

팬들보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더 진심이었던 왓챠는 시리즈 공개와 함께 플랫폼에 '이스터에그*'를 심어둔다. 검색창에 "볼드모트*"를 치면 '이름을 말해서는 안 돼!'라는 문구가 뜨며 검색창이 흔들리거나, 지팡이로 불을 켜는 주문인 "루모스(Lumos)"를 검색하면 좁고 밝은 빛이 켜지는 등의 재미 요소를 첨가해 팬들뿐 아니라 나 같은 머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 이스터에그: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가 프로그램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말함.

* 볼드모트: 해리포터 시리즈의 악역으로, 극 속에서 평범한 마법사 대부분이 이 이름 자체를 무서워하기에 볼드모트는 불러도, 써서도 안 되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음.

* 머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마법 능력이 없는 보통 인간을 이르는 말에서 비롯되었으며 '일반인'이라는 뜻으로 사용됨.

 

#헐왓챠에는 왓챠의 박태훈 대표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여 언급한 한 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봤을 때 즐거워할지를 찾아보기 위해 '헐왓챠에'라는 키워드로 포털 검색(아마 이렇게 검색할 경우 '헐 왓챠에 OO 영화 있음', 헐 왓챠에 OO 드라마 왜 없어'와 같은 반응이 나왔을 것이다)을 해본다는 그의 말이 불씨가 되어, 많은 왓챠 이용자들이 '헐왓챠에'라는 키워드를 넣어 많은 콘텐츠를 요청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헐왓챠에_닥터후, #헐왓챠에_007, #헐왓챠에_미션임파서블 #헐왓챠에_왕가위 리마스터링 등 '#헐왓챠에'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보고 싶은 영화나 TV 프로그램은 의견을 주시면 언젠가는 가져오겠다며, 못 가져오는 건 있어도 안 가져오는 작품은 없다는 왓챠의 말이 그리 듬직할 수가 없다.

 

특히 왓챠가 지난달 준비한 #헐왓챠에_왕가위 리마스터링은 당시(90년대)의 젊은 층부터 현재의 젊은 층까지 폭넓은 세대를 사로잡는 왕가위 감독의 작품 아홉 편을 독점 공개하며, 다시금 홍콩 영화 붐을 일으키고 있다.

 

 

 

#왓플릭스(WATFLIX)


 

 

 

왓플릭스는 2020년 왓챠의 만우절 이벤트로 'WAT'CHA+NET'FLIX'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왓챠와 넷플릭스는 엄연한 경쟁사로 한국에서 OTT 서비스계의 양대산맥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왓챠는 재미와 기업의 미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며 '넷플릭스 작품, 왓챠가 추천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넷플릭스의 작품을 자사 콘텐츠와 함께 소개하였다.


왓챠는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고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는 세상을 꿈꾸는 회사라고 한다. 왓플릭스는 이 모토에 따라 사용자들이 콘텐츠 선택의 폭을 더욱 넓히고, 자신의 취향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한 이벤트였다.


현재는 '왓플릭스'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지는 않으나, 왓챠의 콘텐츠 추천 및 평가 서비스인 '왓챠피디아'에서 플랫폼과 관계없이 수많은 영화, 드라마 그리고 도서의 정보 및 나의 예상 별점까지 제공하며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취향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헐_카카오톡_선물하기에_왓챠가?


 

2020년, OTT 서비스 최초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왓챠 이용권이 등장했다. 그렇지 않아도 기프티콘을 주고받는 문화가 흔해지던 차에 팬데믹 상황의 장기화로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경우가 더 많아져 기프티콘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왓챠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월정액 이용권을 만들어내며, 많은 사람이 더욱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OTT 서비스별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천차만별이기에 요즘은 장기적으로 구독하는 서비스 한두 개를 두고, 그 외에는 자신이 보고 싶은 콘텐츠가 생길 때마다 그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잠시 구독했다 해지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왓챠의 월정액 이용권은 OTT 유목민들에게 굉장히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험이 끝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친구에게 요즘 내가 즐겨보는 콘텐츠 영업과 함께 가볍게 선물해주기도 좋을 것 같다.

 

 

 

#남편_내연녀랑_친구_됐어요


 

제목을 보고 놀랐다면 진정하길 바란다. 이 또한 왓챠가 홍보 맛집으로 소문난 예 중 하나이다. 왓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것으로, 왓챠 익스클루시브 콘텐츠 중 하나인 '와이 우먼 킬'의 내용을 10대, 20대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썰로 풀어낸 것이다.

 

왓챠는 단순히 '요즘 이런 썰이 유행이라고 하니 그걸 홍보에 써보자!'라는 식이 아니라, 썰이라는 매체에 어울릴 법한 콘텐츠를 선정했기에 더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게다가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드라마를 안 보고는 배길 수 없는 끝맺음까지!

 

썰로 각색된 '와이 우먼 킬'의 내용은 왓챠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다.

 

 

 

#왓챠_프리미어와_왓챠_익스클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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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2020년 3월부터 '왓챠 익스클루시브'라는 이름으로 매달 새로운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개하고 있다. '와이 우먼 킬', '이어즈&이어즈' 등 완성도와 재미 모두 사로잡은 시리즈를 제공하며, 회원 수 급증과 함께 올해 1월 말 앱 다운로드 수 1,000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스왈로우', '냠냠', '상어' 등 왓챠가 직접 수입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왓챠 프리미어까지 론칭하며 왓챠만의 독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왓챠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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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파티는 지난 2월 베타 서비스로 시작된 왓챠의 서브 기능 중 하나로 최대 2,000명(비공개 파티는 최대 100명)이 동시 접속하여 같은 콘텐츠를 보며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러한 파티 기능은 구글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함께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왓챠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인 '파티'를 더는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아예 자체 기능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아직 베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누적 10만 개 이상의 파티가 열렸고, 파티 당 약 3.9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21년 4월 13일 자로 모바일로도 왓챠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왓챠_뮤직_퍼블리싱


 

왓챠는 콘텐츠 유통, 콘텐츠 추천 사업뿐만 아니라 음원 유통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왓챠 뮤직 퍼블리싱은 새로운 음악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다양한 음악 창작자를 지원한다는 모토로 유통 수수료 10% / 파트너 협업 기회 / 제작 투자 기회 / 2021년 런칭 예정인 왓챠 뮤직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왓챠 뮤직 퍼블리싱은 해당 음원 유통 사업을 통해 음악이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추후 런칭할 왓챠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또한 왓챠의 비전에 맞게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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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왓챠는 '궁극적으로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더 다양한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라는 어쩌면 막연한 미션을 치밀한 시장 및 소비자 분석을 통해 착실히 이뤄가고 있다.

 

모두가 똑같이 지금 유행하는 곡을 듣고, 지금 유행하는 영화를 감상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만의' 취향을 소중히 여기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로 인해 소위 말하는 취향 저격 서비스, 개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지금, 왓챠는 소비자들과 함께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 참고 자료

캐릿, '4월 둘째 주, MZ세대는 왓챠, 문체부, 플레디스를 칭찬했다'

캐릿, '뻔한 홍보와 흥한 홍보는 OO에서 갈라진다! 이 주의 흥한 기업 2'

캐릿, '캐릿 '일 잘한 브랜드' 최다 등장! 왓챠가 MZ 타겟 마케팅하는 법'

캐릿, 'MZ세대가 콜라보 맛집으로 인정한 브랜드 3'

스포츠경향, ''왓챠 파티' 영상 보며 채팅한다'

전자신문, '왓챠, 독점 해외 콘텐츠 '익스클루시브· 프리미어' 강화'

네이버포스트, 모비인사이드,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 '왓챠' ... 김혜정 마케팅 이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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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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