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는 항상 지나간 것을 그리워한다 [영화]

파리는 언제든 아름다웠다
글 입력 2021.03.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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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보고, 일상의 환기가 필요하다 싶을 때 생각나는 영화가 '미드나잇 인 파리'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상쾌한 음악과 함께 누군가가 찍은 파리의 사진을 보여주듯이 파리의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느낌과 우아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공존하는 파리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그 속에 빠져들어 버리곤 한다. 마치 주인공 길 펜더처럼 말이다.

 

주인공 길 펜더는 약혼자와 함께 파리에 가게 되는데, 우연찮게 홀로 밤거리를 헤매다 열두시가 되면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차에 올라타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인 그가 동경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피카소 등 1920년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원래부터 자신이 조금 늦게 태어난 것이라며 과거의 프랑스에서 살고 싶어 했던 그는 꿈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의 글을 선보이기도 하며 그는 매일 밤 1920년대의 파리로 떠났다.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아드리아나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며 그는 또 우연찮게 그녀와 함께 아드리아나가 동경하던 벨에포크 시대로 가보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드가와 고갱은 또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하는 것을 보며 그는 그제서야 모든 이들이 지나간 과거를 동경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벨에포크 시대에 남아있고 싶어 하는 아드리아나와 마지막 인사를 하고 그는 현실로 돌아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찾아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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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즐거워지는 이 영화는 판타지적 요소와 로맨스적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처음에 한 번 봤을 때는 작품의 판타지적인 요소가 더욱 매력 있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되돌아보면 한 번쯤은 과거를 동경하던 시기가 있기 때문이다. 저 시대에 살았더라면 내가 더 즐거웠을 것 같고 행복했을 것 같은 느낌은 항상 미래보다는 과거에 더 머문다. 지난 것이라는 아쉬움 때문일까.

 

현재에 살고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지난 시간이 황금시대라고 칭하는 것을 보며 현실을 조금 더 아름답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도 우리는 지금을 황금시대라고 여길 것이니 말이다. 그들이 황금시대라 칭하는 시대이던 아니던 파리는 항상 아름다웠지 않는가. 어쩌면 과거는 이미 지난 것이라서 아름다운 것일 수도 있다. 지나간 것들에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며, 아프고 슬펐던 기억들은 흉터로만 남아있을 뿐 그다지 그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한 편으로는, 길과 그의 약혼녀 이네즈와의 관계, 아드리아나와 관계 등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술적인 성향이 강한 길과 그렇지 않은 이네즈는 자석의 반대 극처럼 서로 반대되어 보인다.

 

파리에서 비 맞으며 걷는 것이 아름답다 생각하는 길과 그런 감성은 전혀 없고 끊임없이 그를 무시하는 그녀를 보며 삶에서 추구하는 어느 정도의 방향성이 같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길이 이상주의자라면 이네즈는 완전한 현실주의자였다. 다름이 있다면 그만큼 상대를 존중하고자 하는 노력의 태도가 필요하겠다는 것과 남들 앞이라면 오히려 더욱 상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1920년대에서 만난 아드리아나는 낭만과 예술을 사랑하는 여자였고 그래서인지 작은 대화여도 길이 이네즈와 하는 대화보다 아드리아나와 하는 대화에서 더 안정되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어쩌면 여기서 시대적 특성을 담아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드리아나는 느리면서도 편안함을 가진 반면 이네즈는 끊임없이 어딘가를 가야 한다며 재촉했다. 이네즈의 모습은 전형적인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도 아름다운 시대이다. 빠른 것이 최고가 되는 시대이기도 하지만 그 빠름에 집중하다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재가 돼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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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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