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반려식물과 함께 들어보세요 [음악]

홈가드닝 1달 차, 식물을 위한 음반 3선
글 입력 2021.02.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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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VOGUE Magazine

 

 

요즘 홈 가드닝, 반려식물 키우기, 플랜테리어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식물에 대한 적절한 수요는 늘 있었지만,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은 집에 있는 가구는 물론 집에서 머무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어느 가구회사 발표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한 작년(2020년) 가구 판매가 10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코로나 블루로 심신이 지친 사람들은 반려식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나 역시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사는 집에 난생처음 반려식물을 들였다.

 

이사를 하면서 이전에 살던 집에 비해 넓어진 공간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초록색 식물에 둘러싸인 집을 만들고 싶다던 꿈을 실현하기로 했다. 이사 온 동네 근처의 꽃집에 들러 함께 살게 될 친구들을 하나하나 둘러봤다. 아비스 고사리를 시작으로 식물을 하나둘 들여올수록, 절대 죽지 않게 잘 키워야겠다는 책임감이 두 배로 늘었다. 물론 식물과 함께할수록 안정감도 늘어갔다.

 

그렇게 반려식물을 키운 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는데, 야자수에 노란 반점이 생기면 신경이 쓰인다. 왜 애지중지 하던 난초를 손주가 장난치다 박살 내면 어르신들이 참을 수 없어 하는지 그 마음이 정말 이해된다. 이래서 식물 이파리 하나도 소중히 여겨야한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평소엔 봄날의 벚꽃을 보면 예쁜 관상용으로 식물을 소비했던 나였는데. 식물을 소비하다 소유하게 되어서일지, 아니면 이 식물을 다치게 하는 건 온전히 내 책임이기 때문에,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일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더 부지런해지고 반려식물들을 위해 실내 환기도 더 자주 하고, 채광을 확인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엄마가 자식을 키우는 건 키워보지 않으면 절대 모른다며 너 닮은 자식을 꼭 낳아봐야 한다고 말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나는 자녀계획이 없기에, 아마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식물을 키우며 아주 간접적으로나마 책임과 성장을 함께한다는 기쁨을 알아간다.

 

옷을 사고 물건을 살 때와 다르게 식물은 계속 쳐다보고 바라보게 된다는 점도 신기하다. 나만 아는 어제와 다른 식물의 성장이 기쁘기도 하고, 쳐다보는 것만으로 왠지 모를 안정감을 준다. 정말 놀랍고 자연스럽게도 그렇게 되었다. 가끔은 더 채광이 좋은 집, 더 좋은 환경에서 키울 수도 있었단 미안함 때문에 더 바라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식물에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식물과 함께 들을 수 있는 '식물을 위한' 음반 3선을 소개한다.

 

 

 

모트 가슨(Mort Garson), 식물에 의한, 식물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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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가슨의 Plantasia는 말 그대로 모든 식물을 위한 음악으로써 작곡되었다.

 

사실 이 음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을 하던 린(Lynn)과 조(Joe)부부에 의해서였는데, 이들은 로스앤젤레스 멜로스 가에 '마더 어스 플랜트 부티크' 식물가게를 열었다.

 

당시 1970년대는 레코드를 끼워 팔았던 시기였기에 식물 판매 독려 목적의 증정품으로 모트 가슨에게 '식물을 잘 자라게 하는 앨범' 제작을 의뢰했다. 모그 신시사이저(Moog Synthesizer)* 사운드가 담긴 이 음반은 부티크 홍보용으로 배포되었다. 음반 자체의 대박인지, 당시 1970년대 멘탈 헬스에 관심 있었던 미국의 붐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부티크는 늘 북적였다. 시몬스 침대를 구매한 사람들도 이 앨범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사라지는가 했던 이 앨범은 무엇이든 소환해내는 밀레니얼 세대는 물론, 초기 신시사이저 음악을 좋아하는 LP 수집가들에게 주목을 받아 재조명되었는데 유튜브 사이에서도 부흥했고 결국 모트의 딸 데이 다멧(Day Darmet)의 동의로 2019년 첫 발매가 되었다.

 

그래서 이 음반의 수식어는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식물을 위해 만들어진 첫 전자음악'이 아닐까 싶다.

 

*모그 신시사이저(Moog Synthesizer) : 로버트 모그가 개발한 피아노식 키보드가 달린 전자 음향 합성기기. 비틀즈도 활용한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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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 가슨, 안경이 있고 수염이 난 오른쪽 남자

 


앨범 전체 이름은 'Mother Earth's Plantasia', 부제는 '식물과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따뜻한 지구 음악'이다. 이 땅에 있는 모든 식물이 들을 수 있다.

 

물론 수록곡들이 식물 생장에 도움이 될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게다가 식물보다 사람들에게 더 지지를 받고 있어, 식물보다 사람의 성장 및 심신에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이 음악을 알게 된 계기가 집에서 들으면 힐링 되는 음악으로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첫 곡 Plantasia는 우주적인 기초 사운드에 따뜻한 멜로디가 흘러서 듣기에 참 편하다. 외계인이 자녀에게 자장가를 불러준다면 이런 느낌일까.

 

 

Mort Garson


 

 

루시드폴, 다음엔 식물 소리를 음악으로 만들고 싶어요 <너와 나(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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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평론가 배순탁은 루시드폴의 음악이 관상용 식물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보고 있으면 마음에 평온의 커튼이 드리우는 음악이라고 말이다.

 

그의 음악 중 물과 새소리만으로 이루어진 7분이 넘는 대곡<몽유도원>은 새소리와 바람 소리, 물소리로 시작하다 절정의 순간에 박차를 가하며 끝이 난다. 이 후 루시드폴은 <너와 나>에서 반려동물 강아지 보현의 소리를 모든 앨범에 담았다. 그것도 주축의 소리로 말이다.

 

그렇다고 강아지 짖는 소리로 시종일관 음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니 걱정 마시길. 보현이 콜라비를 먹는 소리를 포함해 주변 소음의 소리를 잘게 쪼개며 전혀 다른 소리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루시드폴에게는 새로운 시도와 같았던 이 앨범은 제주에서 농사를 짓다 다친 손이 계기가 되어, 기타 등 악기 이외에도 다른 소리를 내는 돌파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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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나무 소리, 새소리로 시작되다, 강아지 보현과 가족들의 소리가 환경 음악(Ambient Music)처럼 고요하고 잔잔하게 담겨 식물과 함께 듣기에 손색이 없다. 언젠가 루시드폴의 앨범에서 식물의 소리를 들을 날이 궁금해진다.

 

 

루시드폴 <너와 나>

 

 

 

요시무라 히로시(Hiroshi Yoshimura), 자연을 위한 사운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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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유일하게 미국에서 발매된 요시무라 히로시의 음반이며, 그의 대표작이다.

 

어떤 독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요시무라의 곡들엔 '공간'이 새겨져 있다고 말이다. 아마 그렇게 느낀 데에는 요시무라 히로시가 음악가이며 작곡가이자 공업 디자인 강사였기에 음악을 둘러싼 환경적 요소들을 조망하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는 와세사대학 미술과를 졸업했으며 사운드 디자인이나 비주얼 시를 함한 사운드 오브제나 환경음악을 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 환경 음악의 초석을 다진 선구자로 평가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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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무라 히로시

 

 

이 음반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타 환경음악(Ambient 계열)이 주는 고요한 자연의 묘사 이외에 자연을 닮은 일렉트로닉 멜로디가 귀를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시 반려식물과 사람이 함께 듣기에도 손색이 없다. 특히 리드미컬한 사운드와 어딘가 모르게 느껴지는 긴장이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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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shi Yoshimura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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