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효과]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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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외로움은 찾아옵니다. 언제가 될지 예상할 순 없습니다. 친구는 외로워하는 저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네 마음속 무대엔 다양한 감정들이 올라와 주인공이 된다. 지금은 그저 외로움이 마이크를 잡은 것 뿐이다." 곧 괜찮아질 거라고 토닥여줍니다.
따뜻한 그림을 그리거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거나 혹은 솔직한 글을 쓰면 나아지던 평소와는 달리 정말 안아줄 사람이 간절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껴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으니 언제든 내가 원할 때 잡을 수 있는 손을 갖고 싶었습니다.
한승민(Han SeungMin)
Loneliness
2020
철사와 석고붕대 (wire and plaster bandages)
23*10*8(cm)
Korea
<세부 사진>
이런 식으로 2개를 만들었는데, 하나는 석고 가루가 너무 많이 떨어져 평소에 갖고 놀진 못하고, 사진에 있는 이 조각 같은 경우는 책상에 두고 매일 만지작 거립니다. 제 손에 딱 맞춰 제작한 거라 그런지 잡고 있으면 외로움이 좀 가시는 느낌입니다.
이런식으로 잡고 영화를 보거나 합니다.
늘 조각에 대한 갈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재료도, 소재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생각과 제 감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드로잉에 등장했던 악수하는 모양의 사람 손은 제겐 늘 이런 식의 외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사람은 정말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승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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