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2) 알렉산더 칼더 展 [디자인, K현대미술관]

글 입력 2020.01.1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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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포스터.jpg



 
모빌의 창시자, 모빌을 상상하다






<기획 노트>
 
 
K현대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인 알렉산더 칼더의 회고전, <칼더 온 페이퍼> 展 (이하 <칼더> 展)이 열린다. 이 전시는 <칼더 온 페이퍼(Calder on Paper)>라는 제목 아래 2017년 영국 런던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를 포함하여 전 세계를 순회 중인 전시로, 아시아 최초로 K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 역시 한국 연말 방학 기간에 으레 열리는 세계 유명 작가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전시들은 해외 유명 미술관을 가지 않아도 가까운 거리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또는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적 거장이란 표현으로 포장하며 많은 관람객을 모집해왔다. 관람객 모집이 쉽고 마케팅이 용이하며 후원·협찬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올해 연말에도 세계 거장들의 전시가 심심치 않게 열릴 것이다. 어찌 보면 이들 전시와의 차별성이 K현대미술관 칼더 展의 성공을 가르는 것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해외 유명 작가이기 때문에, 또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이른바 '대가'라서, 유명 작품이라서 무조건 전시를 보러 가는 시대는 지났다. 현재 한국 사회의 일반 대중이 문화를 경험·체험하고 소비하는 행태에서 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공연장의 떼창 문화를 들 수 있다. 한국 관객들의 열정적인 떼창 문화는 해외 공연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떼창을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이 시·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함으로써 순간의 감동과 즐거움이 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극장가로까지 확장되어 노래가 좋아 떼창을 할 수 있는 콘텐츠 자체가 흥행을 좌우하게 되었다.
 
미술 전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시장 전체를 경험한 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하여 소비한다. 또한 그것을 자신의 지인들, 나아가 공통 문화를 향유하는 대중들과 공유하고 소통한다. 미술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업로드하고 해시태그를 거는 행위는 자연스럽게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장을 형성하게 된다. 특히 특정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글의 수가 10,000이 넘어가면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하고 체험하고 소비하는 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미술 전시에서 설치 구조와 연출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며 K현대미술관의 전시 프로그램과 구성 역시 이 부분에 역점을 두고 있다.
 

 

Installation View, ⓒ K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19_08.jpg

 
 
이번 <칼더> 展 또한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인 칼더의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모빌의 창시자로 알려져 칼더의 개인전 대부분이 모빌과 같은 조각 작품에 맞춰졌던 것에 반해, K현대미술관에서는 칼더의 작품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회화 작품들을 대거 소개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보기 힘들다는 점도 이 전시의 큰 매력이지만, K현대미술관은 설치 연출의 새로운 기법을 동원해 2D와 3D가 융합된 구조물을 만듦으로써 칼더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구현하였고, 관람객들이 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현재 많은 현대미술관에서 저작권 등의 이슈로 전시장에서의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작년 뉴욕 현대 미술관(MoMA)에서 개최된 브루스 나우먼(Bruce Nauman) 개인전에서 전시장 사진 촬영을 금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현대미술에서 저작권이라는 것 자체가 새롭게 조명되며 전통적인 인식과 달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금, 현대미술에서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해 작품 활동을 하는 대표적 작가의 전시가 촬영 금지라니 매우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K현대미술관에서 기획 주최한 이번 칼더 展은 비록 저작권 이슈로 작품 자체를 촬영할 수는 없으나 칼더의 작품 세계를 연출한 설치물에서는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만지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구성의 피날레에서 관람객들은 K현대미술관이 재구성한 칼더의 작업실을 마주치게 된다. 칼더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작업실에서 관람객들은 단순히 작품을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을 넘어, 작가의 작업 과정과 삶을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칼더가 드로잉에서부터 모빌, 대형 공공조각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생각하고 작업을 할 수 있었는지, 그의 삶에 공감하게 하여 칼더라는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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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칼더의 작품 세계에는 20세기 현대미술의 키워드가 집약되어 있다. 파리에 머무르던 시절, 몬드리안(Piet Mondrian), 뒤샹(Henri Robert Marcel Duchamp), 레제(Fernand Léger), 미로(Joan Miro) 등 동시대 유명 작가들과 교류해온 칼더는 그들로부터 다양한 영감을 얻으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K현대미술관은 이러한 칼더의 작품 세계를 전시장 벽면의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각적 경험으로 풀어냈다. <칼더> 展의 전시장에는 몬드리안의 작업실부터 뒤샹의 초현실주의 전시 공간까지, 칼더에게 영감을 주었던 수많은 장면이 재현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며 칼더의 작품 세계와 현대미술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K현대미술관은 그동안 쌓아온 공간 연출 디자인(scenography)을 바탕으로 창립 3주년이 되는 해에 더욱 탄탄한 전시를 준비했다. 이를 통해 K현대미술관은 창립 이래 추구해 왔던 "모두를 위한 예술,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전시, 모두가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모토를 실현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판화가 아닌 '원작' 150여 점을 어렵사리 들여와, 앞으로 한 세기 안에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전시가 될 것이다.
 
 

칼더1.jpg


 



알렉산더 칼더 展
- Calder on Paper -


일자 : 2019.12.13 ~ 2020.04.12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K현대미술관

티켓가격
성인 : 15,000원
청소년 : 12,000원
초등학생 : 10,000원
미취학아동 : 8,000원

주최
K현대미술관
 
관람연령
만 3세 이상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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