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존 레논이 꿈꾸고 노래했던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전시]

평화를 노래했던 몽상가 존 레논
글 입력 2019.01.0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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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존 레논 展

#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20세기 최고의 아티스트로 불리며 새로운 음악 역사를 쓴 영국의 밴드 비틀스(Beatles). 그런 비틀스는 내게 친숙하고도 낯선 존재였다. 내가 어릴 때부터 엄마가 좋아하시던 노래 Let It Be 와 Imagine. 피아노로 연주를 할 때면 엄마가 참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들어보게 된 비틀스의 음악. 마음에 스미며 빛을 내던 따뜻한 노래를 나는 참 좋아했지만, 정작 그들의 살아온 삶과 시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멀게만 느껴졌다. 그들이 걸어온 순간과 삶이 너무도 궁금했지만 쉽사리 다가가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리더 존 레논의 주제로 한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을 보았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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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발의 총성과 함께 저문 음악의 별


한 청년의 발사한 총알에 의해 향년 40세의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던 존 레논. 전시장에 입장하니 존 레논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센트럴 파크의 스트로베리 필즈를 재연한 공간과, 그의 죽음을 알리는 여러 신문기사와 뉴스를 볼 수 있었다. 생은 그가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게 했지만 존 레논이 살아온 짧은 시간은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느 한순간도 허투루 흘겨 보내지 않았던 존 레논. 그는 담대한 마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 힘썼던 음악가이자 혁명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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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년을 만나다




"폴은 내 인생 최고의 파트너였다."



존 레논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존 레논이 5살 때 이혼하신 부모님은 그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고, 그는 이모 매리의 손에서 자라야만 했다. 그러던 존은 17살이 되던 1956년, 고등학교 밴드에서 폴 매카트니를 만나 이로부터 역사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하지만 1958년, 어머니 줄리아 스탠리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존은 충격에 휩싸인다. 폴 또한 15살에 유방암으로 어머니를 잃었기에 둘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만나 서로의 아픔을 공유했던 그들. 둘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후 존과 폴을 기반으로 조지 해리슨 및 타 멤버들을 밴드로 영입하면서 시작된 밴드 활동. 멤버 변동을 가진 후 마지막으로 링고 스타의 밴드에 들어오게 되면서 비틀스는 완성된다. 독일 함부르크 어느 클럽에서 본격적인 공연과 연주를 기반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신선하고 개성 넘치는 사운드로 점차 대중들의 관심과 이목을 받기 시작한다.

놀라운 사실은 비틀스가 활동하던 1960년대만 해도 밴드가 스스로 작사 작곡을 하는 일은 드물었다고 한다. 가수-작곡가-작사가 등이 명백하게 나눠져 있던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비틀스는 레논-매카트니라는 이상적인 콤비가 있었기에 회사와 외부의 억압에 상관없이 그들만의 멜로디와 가사로 음악적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었다. 오늘날만 해도 밴드가 작사 작곡을 하는 일은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비틀스 이전만 해도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둘은 작사-작곡을 명백히 분리하지 않고 서로의 곡을 보완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곡을 만들었다. 존의 특유의 개성으로 가득한 철학적인 가사, 폴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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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선 멤버 4명이 귀여운 바가지 머리와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비틀스는 1962-1969년이라는 시간 동안 약 200여 곡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하며 음악 역사의 판도를 바꾼다. 하지만 그들의 절친한 동료이자 지지자였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의 사망으로 비틀스는 해체 위기를 맞는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오노 요코의 등장으로 인한 멤버들 사이의 갈등, 자신들이 설립한 애플 레코드사의 경영 악화 등의 여러 문제로 비틀스는 1969년 9월 앨범 <Abbey Road>로 공식 해체를 맞게 된다.

비틀스 이후 자신만의 솔로 활동을 이어나간 존 레논. 그는 가수 엘튼 존의 영원한 우상이었고, 비틀스와 라이벌 구도에 있던 밴드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와 누구보다도 절친한 사이로 변치 않는 우정을 보여줬다. 또한 그는 데이빗 보위의 영원한 멘토이자 앤디 워홀이 사랑해 마지않는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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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유로운 영혼의 운명적 만남




“예술가와의 만남을 꿈꾸던 내가

요코 오노를 만났다.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



어느 날 레논에게 운명적 사랑이 찾아온다. 폴 매카트니의 꾸준한 후원으로 전시를 개최하던 런던 인디카 갤러리에 방문했던 존. 그는 전시를 준비하던 일본의 아방가르드 예술가 요코 오노와 짧은 만남 및 대화를 갖게 되고, 그녀와 그녀의 예술 세계와 점차 빠져들게 된다. 그는 1969년 오노 요코와 재혼하며 제2의 삶을 맞이한다.

그녀는 과거 존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버릴 만큼 그의 삶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전 부인에게도 폭력을 일삼던 그는 페미니즘을 외치게 되고, 세계의 평화와 반전운동에 힘쓰며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위 사진은 그들의 대표적인 퍼포먼스 Bed-in Peace이다. 이는 길거리 시위 형태와 두 부부의 예술 기법이 합쳐진 것으로, 그들은 신혼여행에서 일주일간 침대에 누워 평화시위를 벌였다. 또한 그들은 인종, 성별, 외모, 나이 등 그 모든 차별의 요소를 배제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BAGISM>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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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In 퍼포먼스의 일부.
오른쪽 사진은 그들의 웨딩앨범에 수록된 스케치이다.



전시장에서는 두 퍼포먼스를 재현하여 기타가 놓인 침대,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작은 천막이 있었다. 그는 비틀스 시절부터 남다른 평화 운동가였다. 베트남 전에 대한 반전 성명을 제출하기도, 반전 영화에 직접 출연하여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을 만큼 평화에 대한 그의 열망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많은 이들은 이들의 급진적인 행보에 난해함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온 사람이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간절히 바라고 꿈꿨다. 무자비한 전쟁으로 이유 없는 죽음이 가득한 세상이 아닌, 모두가 자유로이 노래하고 자신의 꿈을 꾸는 하나의 세상. 존은 이런 혁명적인 활동으로 보수적인 닉슨 정부에 의해 미국 입국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이 시절만 하더라도 평화와 평등은 지금처럼 뻔하고 당연한 것이 아니었으며, 이에 대해 얘기하고 표현하는 것은 더욱 녹록지 않았다. 단순하고 간결해 보이는 것들이지만, 누구보다 용기가 필요한 첫걸음이었던 것이다.


존은 요코와 아들 션 레논을 갖게 된 이후, 음악 활동을 잠시 쉬고 육아 및 그림 그리기에 집중한다. 리버풀 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탁월한 소질을 보였던 그였기에 그의 단순하고도 다채로운 판화는 뉴욕 현대미술관 MoMA에 전시될 만큼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존은 요코와 자신의 모습, 그리고 아들 션의 모습을 담은 판화를 많이 제작하였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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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줄리안, 그리고 Hey Jude




"아버지는 자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지금의 나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다."


_줄리안 레논



40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존이 이 세상에 남긴 업적은 누구보다 독보적이었으며 대단했다. 하지만 그는 바쁜 비틀스 활동으로 인해 첫 부인 신시아에게 무관심했고, 요코와의 재혼으로 인해 신시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줄리안 레논을 어린 나이에 등지고 떠난다. 그런 줄리안을 가엾이 여긴 폴은 그를 자신의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었는데, 부모의 이혼을 앞둔 어린 줄리안을 위로하려 만든 곡이 바로 비틀스의 그 유명한 <Hey Jude>이다.

전시장에선 폴과 멤버들이 노래하는 공연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폴의 진심 어린 목소리와 눈동자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옆에서 기타를 치고 있던 존의 모습도. 이 곡에 이런 배경이 숨겨져 있었구나. 이전과는 노래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시가 끝나갈 무렵 등장한 공간. 존이 <Imagine>을 작곡할 때 사용했던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었고, <Imagine>과 그가 Plastic Ono Band와 작업한 <Love>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평화와 사랑에 대해 노래하는 그의 가사와 노래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아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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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나오는 길.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자연스레 비틀스의 베스트앨범을 다시 듣게 되었고, 존 레넌의 삶과 비틀스가 걸어온 발자취들을 쫓기 시작했다. 궁금하고 알아가고 싶던 그들의 음악과 삶. 늘 비틀스의 LP 판을 보며 동경하기만 했었고, 막연히 그들을 더 알고 싶어 했다. 그 일은 이제껏 그저 어렵게만 느껴지는 일이었는데 이번 전시는 내가 가지고 있던 비틀스의 세계를 몇 뼘이고 넓혀주었다. 전시의 힘은 대단했다. 아는 만큼 보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로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하나가 된 세상을 꿈꾸던 존 레논. 사람들은 존을 몽상가라고 말했지만, 그는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했다. 천국도, 지옥도, 국가도 종교도 없이 모두가 하나가 되는 세상. 그가 간절히도 꿈꾸고 노래했던 세상이 오는 그날까지 그의 노래는 영원토록 이 세상에 울려퍼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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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 IS OVER
# IF YOU WAN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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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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