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영화] 뜨거운 여름, 휴가와 함께하는 영화
글 입력 2018.08.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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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으로 말하자면 연일 기온이 37-38도를 웃도는, 그야말로 여름의 한복판이다.이번 주에는 뜨거운 여름, 휴가와 함께하는 순간에 보면 좋을 영화를 추천해보려고 한다.<위플래쉬>2014 미국감독: 데이미언 셔젤출연: 마일즈 텔러, J.K. 시몬스, 멜리사 베노이스트장르: 드라마 / 개봉: 2015.03.15상영시간: 106분 / 15세 관람가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날씨다. 일도 공부도 손에 잘 안 들어오고 마냥 축축 처지는 멜팅의 계절. 휴가를 보내면서 기력을 회복함과 동시에 앞으로 더 나아갈 마음을 생기게 하는 영화가 있다. 라라랜드 감독으로 더 유명한 데이미언 셔젤의 <위플래쉬>이다. 유명한 영화지만 대뜸 휴가와 함께하는 영화로 추천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첫째, 그야말로 이 영화는 한 인간의 노력과 악착같음을 보여주는 영화다.나태해질 때나 무기력해질 때 보게 된다면 내가 재즈 드러머는 아니더라도 휴가를 보낸 후에 일터에서 학교에서 다시 노력해보고 싶어 진다. 더운 날 이보다 더 큰 자극제가 있을까.플렛처 교수(J.K. 시몬스)는 앤드류(마일즈 텔러)에게 재즈의 거장 찰리파커 이야기를 하면서 적당히 하고 현재에 만족하면 제2의 찰리파커는 나오지 않는다고, 학생들에게 한계를 뛰어넘게 하고 싶었던 자신의 교육철학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자극의 정점.둘째, (**욕 주의)“이 쓸모 없고, 친구 없고, 똥 같은 새끼” “뒤지기 싫으면 내 시야에서 꺼져” “이게 제일 빠른거냐, 쓸모 없는 마마보이 새끼야” 등등의 꽤나 과하고 창의적인 욕들이 플렛처 교수의 입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 욕들은 대부분 고함과 함께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 학생들에게 하는 소리인 걸 알면서도 괜히 내가 뜨끔하면서 더운 날씨에 녹아 있던 몸과 정신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영화 속 이 곡) 이 영화를 말한다면 ‘caravan’에 대한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caravan’은 재즈 중에서도 ‘정글 재즈’로 불리는 유형의 곡으로 빅밴드 재즈에서 명곡으로 꼽히는 곡 중 하나다. 이름처럼 이 더운 여름날 어울리는 곡이다.드럼의 빠른 리듬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그 위에 콘트라베이스, 피아노, 색소폰, 트럼펫 등의 연주가 올라가도 드럼은 그 속도를 계속 늦추지 않고 빠른 베이스를 유지한다. 휴가가 끝나고도 출근길, 등교길에 이 곡을 듣는다면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p.s.특히 영화 속 드럼 연주 장면들에서 소리는 전문 연주가가 녹음했지만 연기는 대역을 쓰지 않고 주인공역을 한 마일즈 텔러가 직접 연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몇 번이고 진짜로 손에서 피가 났다고. 앤드류나 마일즈 텔러나 독하기는 마찬가지다.-아직도 녹은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면-<새벽의 황당한 저주>좀비물인데 코미디이다. 그치만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자면 친구 간의 눈물겨운 우정을 보여주는 휴먼드라마다(애매하니 휴지는 넣어두자) 좀비물이라 걱정된다면 월요일 출근길을 관찰해보자. 우리는 이미 좀비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월요일 출근길보다 덜 무섭고 더 재밌으니 꼭 한 번 보기를 추천!<록키호러픽쳐쇼>컬트영화(제도권 영화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였으나 소수의 영화광들에 의해 열렬히 예찬 받는 영화)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이 영화는 ‘호러’가 들어간 제목과 달리 호러물은 아니니 안심하시라.록뮤지컬영화로 보는 내내 흥겹다. 특히 b급 감성의 너무 형편없어 헛웃음이 나오는 화면효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8월의 크리스마스>90년대 우리나라 여름의 풍경은 참 싱그럽다(왠지 지금보다 덜 더워보이기도). 어쩐지 영화 속 여름을 보고 있자면 지금 이 더위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빗 속에서 한 우산을 쓴 심은하와 한석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메라를 향해 느리게 걸어온다. 그 순간 빗소리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들린다. 비를 본 지가 오래다. 영화를 보며 여름의 다양한 모습을 즐겨보자.[이정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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