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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잘 사는 사람 [사람]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해 볼만한 '나는 잘 사는가' 세 가지 체크리스트

by 채혜인 에디터
2026.11.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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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쩍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워낙에 삶의 기준이 다양한지라, 절대적으로 어떤 게 잘 산다는 건지 스스로 되물을 때가 많다. 잘 지내고는 싶은데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답을 구하고 싶어질 때. 추워지는 날씨와 함께 괜스레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것 같아 오늘의 주제를 꺼내 본다.


      나는 때로 다이어리에 ‘할 일 리스트’를 모두 체크했을 때 ‘오늘도 잘 살았군’ 한다.


      운동하기, 개인 유튜브에 올릴 영상 편집하기, 기고글 초안 작성하기, 영어 공부하기. 오늘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나름 세밀하게 생각하면서 요리조리 채워 넣은 목표들을 보며 뿌듯하고, 그것들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색연필로 칠하며 마음이 다채롭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을 칠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거지’ 하는 뿌듯함이 몰려온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가벼운 질환으로 병원에 다녀올 때 그런 생각을 한다.


      자칭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 으름장을 놓는 사람들 중에서도 탑 10에 들만큼 다양한 생활 질환들을 가지고 있다. 부위도, 증상도 다양한 이 질환들을 안고 살면서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 탓에 ‘혹시 큰 병은 아닐까..?’하고 불안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걱정인형이 되어 방문한 병원에서 심각하지 않고 오히려 심드렁한 의사 선생님의 모습을 볼 때. 처방받은 약을 안고 가벼운 마음으로 약국을 나설 때 “휴.. 별 거 아니었구나” 안도의 숨이 새어 나온다.


      또, 잠에 들기 전 참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질 때 대체할 수 없는 만족감이 든다.


      지체 없이 졸리다는 건 마땅한 고민이나 불안이 없다는 것이고, 오늘 하루동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꽤 많이 소진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잠이 오질 않아 거의 뜬눈으로 30분, 한 시간을 뒤척이곤 했던 경험이 많기 때문에 졸리다는 것은 나에게 정말이지 축복과도 같다.


      불을 끄고 휴대폰을 보면 눈에 안 좋다는 찜찜한 생각을 뒤로한 채 따끈한 침대에 누워 좋아하는 유튜브를 보다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눈이 감기기 시작하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이내 다시 집중해 보려고 눈을 떠 보지만 몸은 불가항력. 결국 잠에게 나를 내어 줄 때 패배했으면서도 승리한 것 같은 모순된 감정이 든다.

       

      매일을 적당히 잘 살아서, 매일이 그렇게 순순히 졸려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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