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요리와 화덕 피자를 직접 만들고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가 흔히 ‘정통’이라고 부르는 음식 역시 어느 한순간 완성된 모습으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피자는 시대와 지역,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새로운 재료와 문화를 받아들이며 끊임없이 변화해왔고, 바로 그 유연함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피자의 생명력이 되었음을 이 책은 흥미롭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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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들어가기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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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피자 중 하나만 고르라고 말하면 어떤 걸 고를래?
이 질문에는 여러 답이 나올 것 같다. 무조건 치킨을 고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피자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둘 다 원한다고 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없는 쉬운 질문이다. 어릴 적부터 피자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호불호가 심한 피자 끄트머리도 나에게는 별미였다. 흔하디 흔한 포테이토 피자부터 치즈가 잔뜩 올라간 체다 피자, 오징어 먹물 피자, 파인애플 피자까지 가리는 종류 없이 다양하게 먹었다. 맛있는 재료들이 모여 더욱 맛있는 맛을 내다니, 모르고 살았다면 백 번도 넘게 후회했을 것이다. 하지만 피자의 본고장이라고 하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피자를 먹어본 적은 없다. 우리나라의 피자와는 다른 맛과 스타일이라고 하던데... 늘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그러던 중 집어 들게 된 이 책은 나에게 피자에 대한 깊은 역사를 알게 만들었다. 작은 피자 한 조각 안에 들어 있는 지식과 역사, 문화들은 나에게 피자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럼 지금부터 책의 내용을 더 깊이 나눠보겠다.
1부: 나폴리에서의 첫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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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나폴리에서 시작된 피자의 초기 이야기들을 다룬다. 피자의 고향인 이탈리아 나폴리의 모습을 비춰주며, 피자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떤 과정을 거쳐 대중화되었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피자는 어디에서 등장했을까? 귀족 저택의 주방이나 고급 음식점의 식탁에서 시작되었을까? 피자는 골목이나 와인 저장고, 선술집의 도시에서 태어났다. 그때의 피자는 대표적인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었다. 1764년 대기근의 위기로 나폴리는 심각한 가난과 고통에 처한다. 이로 인해 나폴리에는 거대한 하층민 집단이 형성된다. 때문에 이들은 비싼 밀가루 빵 대신 적은 돈으로 허기를 달릴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고, 해결책이 된 것이 바로 피자였다. 돈을 아끼려 먹은 음식이었기에 초기의 피자는 지금처럼 화려한 토핑을 올린 모습이 아니라 돼지기름, 채소, 콩 등 저렴한 재료를 얹은 소박한 음식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이러한 피자의 모습도 변하기 시작한다. 피자를 전문적으로 구워 파는 장인들과 피자를 굽는 레스토랑인 ‘피제리아’가 생겨난 것이다. 포장 위주로 판매하거나 제한된 공간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소규모의 형태부터 홀과 테이블을 갖춘 정식 레스토랑의 형태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초기에는 지상 가옥이 아니라 와인 저장고나 선술집 주변의 노점 형태가 많았으며, 서민들의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2부: 피자인 듯 피자 아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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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피자 이전의 피자와 피자가 아닌 피자들에 대해 설명한다. ‘피자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토대로 피자로 불렸던 다양한 음식들과 현대의 피자가 구별되는 과정을 다룬다.
오늘날 우리는 보통 피자라고 하면 나폴리식 피자, 즉 크고 둥글고 납작한 형태로 토핑을 올려 오븐에 굽는 피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과거에는 ‘피자’라는 단어에 별도의 수식어가 없으면 단순히 납작하게 누른 빵이나 포카차를 포괄적으로 지칭했다. 이렇듯 피자의 형태는 고대 로마 문헌이나 전설부터 시작해 다양한 과정을 거쳐 현재 우리가 아는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16세기에는 오히려 고기나 과일이 들어간 파이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니 무척 신기하다. 나폴리 현지에서는 토마토와 치즈가 올라간 형태 외에도 달콤한 피자, 페이스트리 형태의 스폴리아타 피자, 투박한 루스티카 피자, 기름에 튀긴 프리타 피자 등 수많은 갈래의 피자가 존재한다.
3부: 전 세계를 넘어 피자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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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서는 전 세계를 가로지르는 피자의 여정에 대해 설명한다. 하층민의 소박한 음식이었던 피자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대중적인 음식이 되는 역사를 다룬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이탈리아 남부 이민자들은 뉴욕의 공동체에 정착한다. 그들과 함께 피자 문화가 미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피자는 미국의 새로운 재료와 상업적 환경을 만나며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된다. 미국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피자헛, 도미노 등)과 대량 생산, 배달 문화가 접목되었고, 할리우드 영화와 매체를 통해 '힙하고 친근한 글로벌 패스트푸드’가 된 것이다. 미국의 유명 시트콤 ‘프렌즈’에서도 등장인물이 피자를 시키는 모습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 이탈리아 전선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이 현지에서 피자의 매력에 매료되었고, 귀국 후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며 미국 전역으로 피자가 퍼지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지역에 갈 때마다 현지의 입맛과 재료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문화적 장벽에 영향받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3부: 오른손에는 책, 왼손에는 피자를 들고

다양한 토핑과 도우로 바꿔 먹을 수 있다는 점은 피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매번 새로운 변화를 주며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피자를 애정한다. 시대와 문화, 사람들의 취향에 제약 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피자는 진정한 세계 대중음식이다. 앞으로도 변화 가능성을 품고 있는 피자의 여정을 지켜보고 싶다. 피자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의 뿌리를 다시 생각나게 하고,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했던 한 조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피자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읽다 보면 배가 고파질지도 모르니 피자 한 조각을 시켜두는 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