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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한수빈]

  

 

나는 유령의 우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에게 도달하지 못한 감정들이 전부 그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유령의 두 눈에서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손에 닿지는 않았지만 분명 따뜻했고, 너무나 따뜻해서, 나는 울 수 있었다. 대체 어떤 유령이 눈물까지 흘리는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유령이 아니니까. 유령은 우는 와중에도 그렇게 말했다.

 

잠시 뒤에 유령이 나를 끌어안았는데, 그것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 보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전한 이해였다.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안긴 채로 내가 말했을 때 유령은 그래, 라고 대답해 주었다.

 

「유령의 마음으로」에서

 

*

 

「유령의 마음으로」는 담담한 일상에 불쑥 들어온 환상적 요소가 서로 맞닿는 순간을 통해, 자기 내면을 온전히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소설 속 유령은 주인공과 닮았지만 더 솔직한 마음을 지닌 존재로,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나는 작품 속 유령이 단순한 환상이 아닌,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또 하나의 마음인 듯 느껴졌다. 그러한 부분이 그림에서 조용한 긴장감과, 따듯 미지근한 분위기로 드러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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