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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화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원치 않으시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영화 관람 후에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예술을 업으로 하는 인생과 그렇지 않은 인생
인생에서 30대란 무엇일까. 30대로 접어들면 대개 예술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현실적인 생계 문제와 창작자로서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예술 창작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불안정하다면, 이러한 생활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해왔던 예술을 그만두고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살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20대에 들끓었던 열정을 30대에 접어들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데에는 ‘결혼’이라는 커다란 과업도 영향을 미친다. 결혼은 더 이상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닌, 누군가를 책임지는 삶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에 다니며 생활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뒤따른다.
이러한 기로에 놓인 영화 《7데이즈 7피플》의 주인공 ‘진화’ 역시 마찬가지다. 진화는 인디 밴드에서 보컬과 리드 기타를 맡고 있는 아티스트다. 그의 주된 일과는 밴드 공연을 하고 자작곡을 만드는 것으로, 자신이 꿈꿔왔던 음악을 업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원하는 꿈을 향해 달려왔고, 그토록 바라던 삶을 살고 있지만 인디 음악가로서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월세는 5개월 치나 밀려 있고, 공연으로 버는 수입도 한 공연당 2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식비를 충당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 삶이다.
그러한 삶 속에서도 7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 ‘미래’는 진화에게 행복한 존재다. 다만 그가 미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녀를 뮤즈로 삼아 자작곡을 써주는 일이 최선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날 밤, 진화는 밤새 미래를 위한 곡을 쓰고 이를 이벤트라며 다음 날 근사한 것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미래는 그 말을 듣고 오랜 연애 기간과 이벤트라는 표현에 기대를 품는다. 혹시 프로포즈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풀어, 평소보다 예쁘게 차려입고 회사를 마친 뒤 진화를 만나러 간다.
하지만 미래의 예상과는 달리 진화는 기타를 메고 미래를 향한 사랑을 담은 새로운 자작곡을 들려준다. 진화는 자신이 준비한 이벤트를 여자친구도 분명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미래의 표정은 밝지 않았고, 7년의 연애 동안 30대 중반이 되어버린 여자친구는 결혼이라는 과업 앞에서 결국 진화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예감하고 이별 통보를 한다. 미래밖에 몰랐던 진화는 충격에 빠진다. 미래가 프로포즈를 기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마음이 미어지는 듯한 슬픔에 울며 미래를 붙잡아 본다.
미래 앞에서 마지막으로 들려주었던 곡은 진화가 자취하는 원룸에서 밤새 통기타를 들고 써 내려간 곡은 바로 〈새벽별〉이다. 가사의 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새벽의 별은 나를 안고서 아침이 오면 사라지려나 빛을 잃어가던 별을 길을 잃어버린 날 안아준 너”
진화가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과 그녀에게 얼마나 의지하고 있는지는 벌스 가사에서 엿볼 수 있다. 영화 속에서 7년여의 연애 과정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사를 통해 그가 힘들었던 시기에 미래에게 많은 위로와 의지를 얻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아티스트가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녀의 삶에서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괜찮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I don’t want to be a star. I just wanna be a light in your sky. I don’t want to be a star. I just wanna be a light in your life.”
하지만 이 노래를 부르고 난 뒤, 진화는 자신의 빛을 잃어버린 듯하다. 미래와 함께하는 미래를 더 이상 그릴 수 없다는 사실은 그에게 견디기 힘든 상실로 다가온다. 결국 진화는 미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일주일만 시간을 줄래? 딱 일주일.”
2. 7일 동안 7명의 사람들을 만나 겪는 사랑과 음악, 꿈과 현실
진화는 미래에게 부탁한 7일의 시간 동안 7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인생에 관해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루는 자신과 함께 인디 음악을 하다가 아이가 생긴 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현실과 타협하고 수입차 정비소를 운영하게 된 친구 ‘철순’을 만난다. 철순은 더 이상 음악을 업으로 삼지는 않지만 여전히 음악을 좋아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도 만족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철순은 과거 진화와 함께 공연했던 때를 회상한다. 당시 기타 줄이 끊어져 당황하고 있을 때 진화가 연주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며 공연을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이야기다. 진화의 연주 실력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음악 생활이 여기까지라는 사실을 예감했던 순간이자 씁쓸한 마음이 들었던 철순이었겠지만 진화의 음악적 재능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응원한다.
“너 같은 사람이 음악 해야지. 너 음악 계속해라.”
이 장면에서 철순은 자신이 미처 이루지 못한 꿈을 진화가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낸다. 비록 자신은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는 삶을 선택했지만, 음악을 향한 마음까지 버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과 달리 여전히 음악의 길을 걷는 진화를 응원하는 철순의 모습은 음악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살고 있었을 그 삶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끝을 알았기에 아름다운 체념으로 아쉽더라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음악을 포기하는 것과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까지 포기하는 것은 서로 다르니 말이다.
진화가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음악을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철순은 그에게 선배 ‘수창’을 소개해 준다. 수창은 음악을 하면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그림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판매하며 돈을 번다. 말이 좋아 스토리텔링이지, 사실상 거짓된 이야기를 꾸며내는 것이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 그림을 원가보다 몇 배나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수창의 판매 방식을 본 진화는 사기라고 비판하지만, 수창은 그럴듯한 말로 자신의 일을 정당화한다. 예술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의 가치 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포장하고 판매할 것인지도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다 이렇게 돈을 버는 것이라 얘기한다. 수창은 오늘 작가로 역할해 준 일당이라며 일당의 반 정도를 진화에게 쥐어준다. 진화에게 석연치 않은 돈이지만 현실이 급해 돈을 챙긴다. 선배가 건네준 일당으로 편의점에서 오랜만에 가격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물건을 구매한다. 예술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돈이 주는 현실적인 여유가 얼마나 큰지를 경험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한편, 오랜만에 크게 번 돈으로 진화는 이번에는 어머니를 찾아간다. 어머니는 바닷가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관절이 약해져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 멀리서 찾아온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는 음악으로 성공하지 못한 아들이 지금까지 해온 음악을 그만둘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음악을 포기하면서 살수 있겠느냐는 말과 함께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다. 그러면서 진화가 여자친구와 함께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혼할 때쯤 주려고 몰래 저축해 둔 청약통장을 건넨다.
진화 역시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돈을 드리고 싶어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이 가진 돈을 전부 주려는 것을 알고 일부를 빼놓는다. 그러나 아들이 떠날 때쯤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다시 돈을 쥐여준다. 어머니에게 효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은 진화는 감사하다는 말만 남긴다. 어머니를 향한 진화의 마음에는 자식으로서 죄송함과 자신을 믿어주는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이 장면은 예술을 계속하고 싶다는 개인의 꿈 뒤에 가족의 희생과 현실적인 책임 또한 함께 놓여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날에는 인디 음악을 하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자카야를 개업한 선배 ‘상훈’을 만난다. 진화는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음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한다. 그러자 상훈은 음악을 포기하고 자영업을 시작하면 경제적인 사정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진화에게는 자신이 잘하는 음악을 계속하는 편이 좋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고, 미래와의 관계도 회복되기를 응원한다.
상훈은 진화에게 좋아하는 곡을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그 곡은 미래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을 담은 〈서점에서〉다.
“아름다웠던 너의 미소를 어떻게 사랑 않겠어. 두 눈을 감아도 보이는 넌 여전히”
이 곡에는 지하 서점에서 처음 만난 미래에게 첫눈에 반한 순간이 담겨 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LP를 들고 있던 미래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진화는 자신과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 그녀에게 호감과 사랑을 느낀다. 진화는 상훈에게 그때의 기억을 꺼내 놓으며 곡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한다. 과거의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리는 진화의 모습에서 음악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을 간직하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하루가 지나고 진화는 여전히 음악의 길을 걷고 있는 ‘동욱’을 만난다. 일주일 동안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유일하게 음악을 계속하고 있는 인물이다. 동욱은 음악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과 창작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함을 표현한다. 그러나 음악을 놓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 또한 대단한 용기라며 다른 삶의 선택 역시 존중한다.
이러한 대화를 나누던 중 진화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유명 기획사인 JH 기획사에서 뮤지션으로서 함께 일해 보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면접 의사와 일정을 묻는 전화에 진화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놀라면서도, 모든 시간을 비워서라도 꼭 참여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다. 오랫동안 음악을 하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던 진화에게 이 제안은 자신의 음악이 세상에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 진화는 JH 기획사의 면접을 보러 간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통기타 하나를 메고, 이전부터 꿈꿔왔던 유명 기획사에 벅찬 마음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담당자는 진화를 보는 순간 신입 직원의 실수로 동명이인의 뮤지션을 착각했다며 상황을 설명한다.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뮤지션의 모습이 짧게 비춰지는데, 외모와 학력, 음악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인물이다.
담당자가 실수에 대해 사과하며 대표와의 면접을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진화는 당차게 대표를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신의 음악을 직접 들려주고 싶다는 것이다.
결국 장 대표와의 면접이 성사되고, 진화는 〈새벽별〉을 부른다. 대표는 가만히 노래를 듣다가 음악을 잘한다고 말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듯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이후 함께 담배를 피우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 대표는 기획사 건물의 외관은 멋져 보이지만 그것 역시 빛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이어 라면에 비유해 음악의 상품성을 설명한다. 대중적으로 잘 팔리는 신라면과 진라면을 판매하는 사람처럼, 자신은 시장에서 상품성이 있는 음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말한다.
음악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현실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냉정한 기준을 설명하며, 대표는 진화가 소속 아티스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에둘러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듣던 진화는 자신은 그래도 스낵면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취 생활을 하며 자주 먹었던 라면이기도 하겠지만, 이는 비주류로 여겨지는 인디 음악을 여전히 좋아하고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진화의 마음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음악과는 맞지 않는 기획사를 뒤로하고 나온 진화는 현실의 벽과 마주한다. 함께 음악을 해왔던 밴드 친구들과도 헤어졌고, 여자친구와의 관계마저 끝나 버렸다. 자신의 음악 역시 큰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돌아서야 하는 현실이 그에게 한꺼번에 밀려온다. 진화는 터덜터덜 길을 걷다가 한자리에 앉아 다시 〈새벽별〉을 부른다.
노래에 열중하던 진화가 곡을 마치고 눈을 뜨자, 한 여학생이 다가와 그의 노래에 감동했다고 말한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연을 들은 진화는 자신의 통기타를 학생에게 건네준다. 그 기타는 진화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악기이자 음악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 기타를 다른 사람에게 건넨다는 것은 진화가 음악의 길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일주일이 지나고 진화와 미래는 다시 만난다. 두 사람은 많은 말 대신 그동안 고마웠다는 마음을 전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서로 응원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한다. 결국 아무런 긍정적인 변화 없이 흘러간 일주일은 진화에게 오히려 현실의 벽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 시간이었다. 그는 오열하고, 어머니가 건네준 청약통장과 돈을 다시 돌려보낸다. 이러한 장면들은 진화가 음악의 길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시간은 1년이 흐른다. 1년 후, 진화는 친구 철순과 함께 수입차 정비소에서 일하며 안정적인 월급을 받는다. 이는 음악을 업으로 삼지 않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철순의 삶과도 닮아 있다. 한편 진화는 문득 홍대 거리를 걷다가 한 여자 뮤지션의 버스킹 공연을 보게 된다. 그곳에는 ‘HOA’라고 적힌 익숙한 스티커가 붙어 있다. 1년 전 자신의 노래에 감동받았던 여학생이 자신의 기타로 연주하며 공연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화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짓는다. 영화는 그렇게 끝을 맺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진화가 여학생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생각해 보았다. 음악을 포기했던 그때, 오히려 자신으로 인해 음악을 시작하게 된 여학생을 보면서 진화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진화가 다시 음악을 업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음악을 즐기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사리 자신의 꿈을 접고 살아가기란 어렵기 때문일뿐더러, 개인적으로는 극단적으로 음악을 저버리는 선택만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수많은 인디 뮤지션은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자신의 차례가 언제일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을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남들과 다르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삶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무명 생활과 고달픈 현실은 열정과 패기로 시작했던 의지마저 꺾어 버리곤 한다. 그렇기에 결국 안정성이 보장된 직업을 찾아 살아가는 진화의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고, 인상 깊게 다가왔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진화가 공연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면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음악과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면서 음악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어쩌면 영화에서는 조금 더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진화가 음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도록 그렸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미래와 함께했던 기억으로 가득한 음악을 계속 이어가기에는 진화가 너무나 지쳐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 역시 음악을 업으로 삼는 삶과 음악에서 조금씩 멀어져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삶, 두 가지 선택 모두 존중한다. 다만 무언가를 완전히 포기한다는 것은 감정적으로도 큰 소모를 동반한다. 그렇기에 어느 한쪽을 극단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적절한 선을 찾아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어쩌면 이러한 수많은 선택 속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이유는 결국 누구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진화가 만났던 사람들의 선택과 결국 진화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미래의 선택과 삶의 방식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음악을 하던 시절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진화의 밝은 표정이 정비소에서 일하는 모습에서는 드러나듯이 말이다. 이를 통해 진화 역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7데이즈 7피플》은 사랑과 음악,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 인디 뮤직 로맨스 영화다. 7년간의 연애 끝에 이별을 앞둔 두 사람에게 주어진 단 7일의 시간. 그동안 7명의 사람들을 만나며 진화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마주한다.
영화에서 연출적인 요소로 반복되는 숫자 '7'는 그 숫자가 가진 의미에서 행운과 행복을 떠올리게 하듯, 진화와 미래를 비롯해 모든 인물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행복과 행운을 찾으며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그 끝이 지독하게 현실적일 수도 있으나 결국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맞는 길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모든 삶에 행복과 행운이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