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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아마 한국의 카페 산업은 꾸준히 성장할 거다. 카페 거리라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과포화의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시장이지만 동일 업계 종사자들 사이의 경쟁만 치열해질 뿐 그 시장 자체가 침체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비싸 봐야 5천 원 정도인데 이 정도 가격으로 1~2시간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별도의 지식도, 기술도 필요하지 않은 단순 소비의 형태로 누릴 수 있는 문화 콘텐츠라는 건 상당히 폭력적이다.

한국은 이벤트 결핍 사회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거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할 것이 딱히 없다. 스트리트 컬쳐라고 부를 만한 것은 발전하지 못하고 경제만 성장한 사회다. 사람들은 문화 콘텐츠를 무리 없이 즐기기에 충분한 소비 능력을 갖췄지만 그 소비를 감당할 재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양극화 된 형색에 가깝다.
 
스케이트보드, 버스킹, 자전거를 비롯해 좀 더 마니악한 쪽으로는 파쿠르, 로커빌리 같은 서브컬쳐가 없다. 최근 들어 러닝이나 버스킹, 자전거는 두루 보이지만 아직도 태동만 한 수준에서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러닝 크루는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점거한다고 비판받고, 자전거는 차량용 도로를 침범하면서 ‘자라니’라고 욕을 먹는다. 그들이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그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결핍이 불러오는 위협이 반발 작용을 일으키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대한민국 상권의 유구한 트렌드도 문제다. 어느 한 비즈니스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 곧이어 자가복제를 시작한다. 예전에 대왕 카스테라 매장이 즐비했던 자리를 이제 오락실과 뽑기, 가챠샵이 차지했다. 두세건물 건너마다 가챠샵이고 심한 곳은 몇 층짜리 매장이 전부 가챠샵이다.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내부를 채우고 있는 상품 중에 대한민국 자체 IP는 전혀 없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품들의 퀄리티가 빼어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 관광 상품이나 문화 콘텐츠로 내세울 만한 도 없다. 이건 알맹이는 곪아 없어지고 껍데기만 남은 저급 아키하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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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의 Shawn

 
 
우리는 카페로 밀려난 사람들이다.
 
한국의 카페 문화는 음료 판매업이 아니라 공간 대여나 문화 콘텐츠 소비에 가깝다. 소비자는 카페라는 형태를 빌린 브랜드를 찾아 움직인다. 극한의 가성비를 안겨주는 브랜드 소비가 카페 투어 문화의 이면이다.
 
사람들은 커피가 빼어나게 맛있는 곳을 찾으면서 카페를 이용하지 않는다. 적당히 괜찮은 맛에 소셜 미디어에 올릴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자기 피드를 채울 수 있는 인테리어와 눈길을 끄는 비주얼을 가진 디저트가 있는 곳이 소비자에게 선택받는다.
 
커피나 음료, 디저트는 일종의 티켓이다. 전시를 보기 위해 티켓을 끊듯이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커피나 디저트를 구매한다.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전시보다 낫다. 옆자리의 손님도, 저 뒤편 어디의 손님도 모두 나와 비슷한 걸 하고 있다. 그들의 일부로 녹아들어 같은 소비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 1에는 어떤 화살도 날아오지 않는다.

이런 환경과 체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카페 투어 문화와 카페 시장은 커지면 커졌지, 규모가 줄어들 일은 없을 것 같다. 재화가 부족한 인간은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고 재화가 풍족한 인간은 사치스러운 소비를 원하기에 결국 소비는 제 갈 길을 찾아낸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사람, 카페 창가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 커피를 음미하며 감성에 젖는 사람. 모두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이 카피들 속에 카페는 빠지지 않는다.
 
결핍과 부재의 침략에 떠밀려 살 곳을 찾아 밀려나는 소비자에게 카페는 피신처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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