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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회피에서 벗어나 사과하는 법 배우기 – 연극 '미미의 미미한 연애' [공연]

미안해 말하는 방법 배우기

by 김승주 에디터
2026.06.09 11:53

 

 

공놀이클럽의 신작 연극 <미미의 미미한 연애>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공연한다. 이 연극은 ‘미미’가 잠수를 탄 남자친구 ‘기승’을 찾기 위해 방문판매를 시작하며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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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의 시대정신: 회피하기, 잠수타기, 사과하지 않기


 

‘회피형’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혹은 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 불편해 그것을 직면하기를 피하는 유형의 사람을 일컫는다.

 

<미미의 미미한 연애>속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문제를 모두 회피한다. 미미는 심적으로 불안할 때 그 문제를 직면하러 밖으로 나가는 대신 방 안에 틀어박혀 공포영화를 본다. 그러면 현실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미미에게 질려 버린 남자친구 기승은 모든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타는 방식으로 이별을 고한다. 양쪽 모두 정말이지 미성숙하기 그지없는 생활 방식이다.

 

미미는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남자친구 기승을 찾기 위해 방문판매를 시작한다. ‘방문판매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사람들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것이다’는 방판 실장의 지론에 따라, 미미는 ‘저는 화장품을 팔러 온 것이 아닙니다. 위로를 팔러, 아니 위로를 하러 온 것입니다’는 말을 하며 누가 있을지 모르는 문을 벌컥벌컥 열어 제낀다. 그리고 미미는 의외의 재능을 발견한다. 그녀가 위로를 꽤 잘했던 것이다. 돈도 꽤나 벌었다. 그러나 미미는 끝내 기승의 집 현관문은 찾지 못한다.

 

그러나 미미는 의외의 공간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기승을 마주한다. 미미는 자신이 방문 판매를 시작했다며, 기승에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기승은 미미와의 갈등을 회피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둘은 아름답게 재회하게 된다. 드러나 그들은 결국 비슷한 이유로 다시 갈등을 빚게 된다.

 

미미와 기승은 왜 싸울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미미가 사과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미의 입에서는 미안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왜 미미는 사과하지 못할까. 자신의 유년을 망친 대상으로부터 사과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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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미안해


 

작중 ‘미미’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른 ‘문건식’, 즉 아버지에게 사과받지 못했다. 자신에게 가정폭력을 휘둘렀던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하던 날, 미미는 문건식에게 자신에게 ‘미안해’라고 사과하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문건식은 사과하지 않는다. 그날부터 ‘미미’라는 이름은 아름다운 것만 보면서 살라는 뜻이 아니라, ‘미안해, 미안해’를 줄인 미미가 된다. 그리고 그날부터, 미미는 미안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다.

 

기승과 갈등을 빚은 미미는, 결국 사과받기 위해 문건식을 찾아간다. 방문판매 옷을 입고, 문을 두드리며. ‘나는 화장품을 팔러 온 것이 아니라 위로를 하러 왔어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 ‘난 결코 당신을 이해하지 못해’라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자신과 그가 끔찍하리만치 닮았다는 사실을 직면하면서.

 

그 자신이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미미는 문건식을 똑바로 쳐다보는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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