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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청중 자신만의 진실의 법정에 남았다 [영화]

영화 '추락의 해부'

by 김은빈 에디터
2026.05.1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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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에서 진실이 정말 중요한가?


이 질문에 대해서 처음엔 ‘그렇다’라고 대답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갈수록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게 되는 영화이다.


남편의 추락으로 시작된 주인공 산드라의 법정 공방. 그녀는 남편이 죽었던 날의 유일하게 집에 있었던 사람이기에 그녀가 형사 재판을 받는 건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법정의 흐름은 오로지 몇 안 되는 증거와 증인들 그리고 산드라의 증언뿐이었다.


내용을 얼핏 들으면 남편의 정신과 상담 내용과 그의 아스피린 섭취, 산드라의 외도, 표절 시비 등의 내용은 산드라의 유죄를 증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변호하는 산드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것은 주장일 뿐 사실은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


특히 법정은 점점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보단 부부의 관계를 가려내는 데에 치중되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와중에 사건을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미디어까지 합세하며 이 사건은 이용되고 있을 뿐 지켜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 내막만을 궁금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편집은 다소 건조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피곤한 법적 과정을 밟아나가는 산드라의 하루하루에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사실적이고 단순한 화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오로지 인물들의 대사와 현장감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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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산드라 역을 맡은 산드라 휠러의 연기는 사람들의 판단과 법정에서의 피로함,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책임감을 복합적으로 풀어냈다.

 

이성적이지만 감정적이었고, 원칙주의자 같아 보이지만 예외가 있었던 산드라라는 인물의 복합적 내면을 연기로 구상해 낸 점이 인상 깊었다.


영화의 후반부.

 

관객은 '내가 이런 내용까지 알 권리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하게 사생활적인 부분을 들먹이는 법정에서,  마침내 해부된 건 망자의 추락이 아니라, 둘의 부부 사이였음을 깨닫는다. 즉시 피로함을 느끼며 이 해부는 사실의 정황을 위한 것인지, 이야기의 자극성을 원해서인지 그 목적이 희미해진다.


때문에 영화 끝에서 관객들이 마주하는 건, 사건의 진실이 아니라 주장만이 가득한 사건 속에서 산드라와 아들이 무엇을 선택했는가이다. 법정이 제시한 건 선택의 방향성뿐이었다.


모호함이 매력적인 영화였다.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느낀다면, 가치관에 따라 세상을 보는 방법이 바뀐다고 느낀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청중 자신만의 진실만이 법정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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