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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h] 가라않지 않는 마음은 없으므로

몇 번이고 잠기면서도 다시 떠오르는 마음에 대하여

by 윤소영 에디터
2026.05.14 08:59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죽지 않는다는 말에 동감하곤 한다. 대신 사람들은 천천히 잠긴다. 물을 먹은 종이처럼 축축해지고, 이유 없이 말수가 줄어들고, 좋아하던 것들에 손을 뻗는 일조차 버거워진다.

 

우울은 대개 거창한 형태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마치 오래된 방 안에 천천히 푸른 빛이 차오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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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 역시 이러한 상태인가, 를 종종 되짚게 된다.

 

나는 본래 에너지의 총량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에, 내 상황이 우울한 상황인지, 혹은 단순히 에너지가 떨어진 상황인지를 자주 되짚게 된다. 학생 시절, 우울과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에 대해 아주 열심히 고민했던 것 같은데, 사실 그 방법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흔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거나 “좋은 것만 보라”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우울은 그런 말 몇 마디로 사라질 만큼 단순하지 않으니까. 어떤 감정들은 이유를 설명할 수조차 없고, 어떤 날들은 특별한 사건 하나 없이도 깊게 가라앉는다.


결국 돌고 돌아 중요한 것은 우울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그것을 데리고도 살아가는 법인지도 모른다. 동시에 그것을 빠르게 잊는 것이다.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아도 하루를 살아내고, 아무 의미 없는 것처럼 보여도 작은 행동들을 반복하며 오늘을 건너가는 일. 결국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거창한 희망보다는 그런 사소한 반복에 가까운 것 같다. 삶은 때때로 물속 같다. 숨이 막히고, 소리가 멀어지고, 몸이 자꾸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 그럼에도 사람은 신기하게 완전히 바닥까지 가라앉지는 않는다.

 

아주 느리게라도 다시 떠오르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계속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 몇 번이고 가라앉으면서도 끝내 다시 숨을 쉬어보는 것.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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