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 차가운 세상에 다정함을 더하는 여섯 큐피드, NCT WISH의 'Ode to Love'

세상에 균열을 내는 가장 다정한 방법

by 정민경 에디터
2026.05.03 10:44

 

 

NCT WISH의 첫 정규 앨범, [Ode to Love]


   

NCT WISH의 첫 번째 정규 앨범 [Ode to Love]는 겉으로 보면 꽤 발랄하게 청춘의 모습을 그린 듯하다. 프로모션 속 이들은 대학생이 되고, 빵을 만들고, 축구하는 등 마치 각자가 꿈꾸던 청춘을 하나씩 실현하는 장면처럼 보인다.

 

 

IMG_1267.JPG

 

IMG_1266.JPG

 

 

무엇보다 이번 앨범의 중심이 되는 에로스와 안테로스의 서사가 이런 흐름을 조금 더 환상적인 분위기로 덧입힌다. 에로스의 꿈들을 대신 이뤄주기 위해 그의 쌍둥이 안테로스가 지상으로 내려오지만, 정작 그 약속을 잊은 채 인간 세상에 스며들어 버렸다는 이야기.

 

따라서 앨범 속 소년들에게는 즐겁고 반짝이는 순간들이 이어지면서도, 계속해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묘한 인상을 준다. 이때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깨우고, 이전과는 다른 역할로 각성하는 순간을 알리는 곡이 앨범의 첫 수록곡 ‘2.0 (TWO POINT O)’이다.

 

 

 

 

한없이 견고해 보이는

세상에 균열을 내려고

It’s me but version TWO POINT O

나를 가둔 껍질을 깨고

새롭게 다시

태어나 태어나 On my own



그렇게 깨어난 뒤, 이들은 이번 앨범 속 중점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가 담긴 타이틀곡 ‘Ode to Love’를 꺼낸다.

 

 

 

NCT WISH가 정의한 '사랑'을 향한 찬가


 

흥미로운 건 타이틀곡의 제목이 분명 ‘Ode to Love’인데, 정작 가사 어디에도 직접적인 사랑 고백이나 익숙한 로맨스의 언어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이 곡은 차가운 세상 속 다정함을 전하겠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차게 식어버린 맘

안아주고 싶어 다 Oh

 

(중략)

 

We sing for love

Listen up 세상 모든 다정함

넘치도록 담은 이 노래

 

 

이 가사들이 향하는 곳은 분명하다. 각자의 삶에 갇혀 멀어진 사람들 사이를 다시 이어주고, 날 선 공기를 조금 더 부드럽게 바꾸는 것. 따라서 ‘Ode to Love’는 특정 대상을 향한 설렘을 담은 사랑 노래가 아닌, 점점 차가워지는 세상 속에서 잊혀가는 온기를 다시 꺼내려는 노래에 가깝다.

 

이것이야말로 그동안 NCT WISH가 꾸준히 드러낸 정체성과도 이어진다. 사랑을 거창하거나 화려하게 소개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리고 더 나아가 세상을 부드러운 마음으로 이어줌으로써 표현해낸다.


결국 이번 앨범이 말하는 핵심은, 각자의 마음을 닫은 채 점차 무심해지는 세상에 다시 온기를 더하겠다는 메시지다. 조금 지친 우리에게 “다정해질 수 있다”라고 먼저 손을 내미는 노래에 가깝다.

 

 


사랑을 만나고, 기억하고, 전하기까지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이번 메시지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NCT WISH는 이전부터 꾸준히 사랑이 지나간 뒤 남는 감정들을 노래해 왔다. 특히 필자는 ‘Steady’에서 ‘Hello Mellow’, 그리고 ‘Ode to Love’까지의 세계관이 자연스레 연결된다고 느꼈다.


‘Steady’의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은 유령을 사랑한 큐피드로서, 유령이 초록별로 사라진 뒤에도 계속해서 그와 함께했던 곳들에서 추억을 쌓아간다. “사랑이 자라나는 걸 봐봐", "그 다정 다정 말투 이대로 변하지 마” 같은 가사처럼, 사랑을 알게 된 순간뿐만 아니라 사라진 뒤의 그리움도 함께 담아낸 곡이다.

 

 


 

 

이어 첫 일본 앨범의 타이틀곡 ‘Hello Mellow’에서는 조금 더 깊어진 감정이 보인다. 힘든 순간조차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기억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상실마저도 부드럽게 끌어안는다.

 

뮤직비디오 속 인간 세상에 머물고 싶어 했던 천사는 결국 떠나야 했지만, “잔뜩 움츠러든 마음도 눈물 자국도 시간이 흐른 뒤 생각 나겠지”라는 가사처럼 슬픔은 끝내 따뜻한 기억으로 남음을 보여준다. 눈물로 남은 순간들까지도 추억의 일부로 남는다는 의미를 전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끝에서 도착한 곡이 지금의 ‘Ode to Love’다. 추억을 간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는 그 다정함 자체를 세상에 건네겠다고 말한다.


사라진 존재를 그리워했고, 슬픈 순간마저 소중히 품어봤기에, 이번에는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들을 먼저 안아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즉 NCT WISH의 서사는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잃고도 기억하는 법을 배우고, 마침내 그 사랑을 타인에게 전하는 단계까지 성장해 왔다.


 


세상에 균열을 내는 가장 다정한 방법


 

‘Ode to Love’는 지금까지 이들이 쌓아온 모든 다정함이 한 번에 모여 완성된, 가장 따뜻한 메시지에 가깝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도 아직 사랑은 유효하고,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해질 수 있다고. NCT WISH는 이번 앨범에서 날 선 외침 대신, 모서리를 지우는 가장 부드러운 방식으로 세상에 균열을 낸다.


따라서 이번 정규 앨범은 청춘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비추는 데서 더 나아가, 그 속에서 점점 무뎌진 마음들을 돌아보고 서로에게 필요한 온기를 채워주는 앨범으로 남는다.

 

 

20260502015036_4a1d0c0afec0.jpg

 

 

 

정민경.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