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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라온 유치원 교사의 24시간이 화제다. 매번 자기만의 색깔로 한국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 이민지 씨의 끝나지 않는 하루를 담아 돌아온 것이다.


이수지는 이를 극한직업이라 칭하며 그 민낯을 들어냈는데, 더 충격적인 건 콘텐츠를 본 현직 교사들의 반응이었다. 개그는 원래 현실을 과장해서 웃긴다고들 하는데, 이번엔 달랐다. 현실보다 오히려 순화돼서 나왔다는 거다. 개그맨 이수지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보여준 대한민국의 3가지 이면을 비춰본다.

 

 

 

유치원 교사의 끝나지 않는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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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유치원 문이 열리기도 전에 선생님은 이미 교실에 있다. 맞벌이 부모를 위한 조기 돌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들은 일어나기도 어려운 하루가 시작되면, 부모들은 아이를 맡기면서 각자의 당부를 놓고 간다.

 

 

"저희 아이가 MBTI가 I거든요, E인 친구들이랑 있으면 기가 빨린다고 해서요."

 

"피부가 예민해서 일반 물티슈 말고 꼭 이 브랜드로 써주세요."


 

어떤 학부모는 선생님의 사생활까지 언급한다. 수십 명의 아이를 동시에 돌보는 사람에게, 각자의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예외다.

 

낮 동안 선생님의 목소리는 높다. 율동을 가르치고, 노래를 부르고, 웃음을 유지한다. 요즘은 주식 율동까지 배워야 한다. 아이들 인생샷을 찍기 위해 갤럭시 폰을 쓰다가, 학부모가 아이폰 감성을 원한다고 해서 폰을 바꿨다는 선생님 이야기도 있다. 아이들과 있을 땐 높은 음을 유지하다, 아이들이 돌아가면 쉰 본인의 목소리로 돌아온다. 그 목소리가 하루의 무게다.

 

그들의 퇴근 시간은 서류상 6시지만 야근 돌봄이 밤 8시까지고, 실제로는 10시를 넘기는 날도 있다. 밤 10시에 아이를 데리러 온 부모는 선생님에게 "감사합니다" 대신 아이에게 "미안해"라고 말한다. 선생님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다. 아이 아빠가 화가 났다는 말을 전달받기도 한다.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다. 때로는 협박에 가까운 말도 온다. 선생님은 그냥 받아야 한다. 문을 닫고 나면 교실 청소, 화장실 청소가 기다리고, 교구를 만들고, 키즈노트에 사진을 올리고,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 그게 끝나야 집에 간다.

 

실제로 지난 3월, 경기 부천의 20대 유치원 교사가 과로로 인해 숨을 거뒀다. 40도에 가까운 고열을 참으며 출근했고, 퇴근 후에도 '주간 놀이 협의' 보고서를 집에서 작성했다. 이수지가 보여준 그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하루였다. 아이를 사랑한다는 마음은 착취의 면죄부가 아니다. 그런데 이 사회와 부모들은 오랫동안 그것을 당연하다고 느껴온 건 아닐까. 그들도 누군가의 아이일텐데.

 

 

 

Jamie맘과 대치동의 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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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다큐 '자식이 좋다' 속 제이미맘은 고급 외제차를 타고 제이미의 학원 라이딩에 나선다. 몽클레어 패딩에 고급 액세서리를 걸치고, 차 안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아이는 한국 이름이 있지만 집에서도 바깥에서도 Jamie라고 불린다. 그들에게 아이는 소중하면서도 동시에 포장된 존재다. 평소 아이의 교육을 위해 영어를 섞어 말하며 심지어 자식 훈육하면서 영어와 존댓말을 섞어 한다.


 

"Jamie, 던지지 않아요~"

 

"Don't do that Jamie.~"

 

"남에게 상처주는 행동은 안돼요~"


 

이 말투는 어딘가 어색함을 자아낸다. 또한 정말로 참을 수 없을 땐 역설적으로 폭력적인 말이 나오며 모순을 보여준다. 배변 훈련도 아직 끝나지 않은 제이미에게 제기차기 과외 선생님을 구하고, 평소엔 자식의 '영재적 모먼트'를 찾는 데 바쁜 그들에게 아이를 위한 사랑이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이 콘텐츠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직접적이었다. 대치맘들 사이 교복처럼 통하던 몽클레어가 에피소드에 등장하자 유행이 종식됐고, 이어 나온 헬렌·샤넬 아이템들도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췄다.이수지의 카메라가 비추는 것만으로 실제 소비 패턴이 바뀐 것이다. '대치맘'은 특정 개인을 넘어 강남 대치동 학부모를 상징하는 하나의 사회적 캐릭터이고, 이수지는 그것을 개그 소재로 연기했다.

 

직접 경험한 사람은 공감하고, 경험하지 못한 사람도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 공감의 뿌리에는 입시 경쟁과 영유아 사교육 광풍이 어딘가 잘못됐다는 집단적 인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했다. 모두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직접 꺼내기는 쉽지 않았는데, 개그라는 형식이 그 말문을 터뜨린 것이다.

 

 

 

인플루언서 슈블리맘과 팔이피플


 

네이버 웹툰 중에 '팔이피플'이라는 작품이 있다. SNS에서 육아용품을 파는 평범한 유부녀 박주연과, 팔로워 70만의 셀럽으로 부와 명성을 누리는 고등학교 동창 김예희의 이야기다. 박주연은 김예희를 미워하면서도 집착하고, 그 과거를 폭로해 자신도 셀럽으로 올라서려 한다.

 

'팔이피플'은 판다는 뜻의 '팔이'와 영단어 '피플'의 합성어로, 인플루언서들이 팔로워를 대상으로 과장된 홍보와 감성적인 스토리로 상품을 파는 방식을 비하하는 말이다. 이 웹툰이 공감을 얻는 이유는 그 세계가 이미 우리 일상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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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가 '슈블리맘'으로 라이브 방송을 열고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것도 이 시장의 한 장면이다. 팬덤인 쑥떡이들은 상품이 아니라 인플루언서 슈블리맘의 말을 믿고 구매한다. 그 신뢰에 금이 간 것이 붓기차 논란이었다. "국내산 100가지 원료"라는 표현이 슈블리맘이 강조하는데, 성분표 안에는 일본 호박과 중국 당귀가 포함되어 있었다. "내가 직접 써봤어요", "공장장과의 실랑이 과정으로 어렵게 만들어진거에요" 이 말들과 같은 진정성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들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SNS 라이브커머스 관련 피해 상담은 2022년 54건에서 2024년 185건으로 껑충 뛰었고, 2025년 상반기에만 이미 139건이 접수됐다. 밍크코트 3벌을 451만 원에 샀다가 반품을 거부당한 소비자, 32차례에 걸쳐 267만 원을 이체했는데 결국 연락이 두절된 소비자. 이 모든 거래가 신뢰를 파는 방식으로 시작되지만 계속해서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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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이야기는 다르게 생겼지만 같은 곳을 향한다. 보이지 않는 노동을 당연하게 소비하는 구조, 포장된 자녀를 키우는 욕망, 진정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신뢰의 거래. 이수지는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 한가운데를 연기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웃음이 터졌다. 웃음은 퍼지고, 밈이 되고, 알고리즘을 탄다. 때론, 유행을 종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웃음이 가시고 나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야 한다.

 

대치맘 콘텐츠를 보고 사교육 문제를 이야기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유치원 교사 콘텐츠를 보고 교사 처우 개선을 이야기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붓기차 논란에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구조를 짚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불편한 진실 앞에서 대부분 웃음만 가져간다. 이수지가 비추는 건 특정 누군가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민낯이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 자신이다. 그 거울 앞에서 한 번쯤은 제대로 멈춰 서길, 웃음 너머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보길. 이수지가 계속해서 웃픈 현실을 연기하는 이유가 거기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 출처 : 유튜브 [핫이슈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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