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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글을 통한 위로와 공감 - 타이핑 1호 [도서]

쉬운 일: 글 쓰기, 어려운 일: 글 쓰기

by 윤재현 에디터
2026.03.29 12:34

 

 

나는 한때 잘 쓴 글을 따라가려고 한 적이 있다. 어쩌면 아직도 그런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원하는 '잘 쓴 글'을 말이다. 대학 입시 때는 나를 잘 꾸며낸 자소서와 학교가 추구하는 논술을 준비하며 글을 써왔다. 대학 시절에는 교수님이 원하는, 그리고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에세이와 리포트를 써왔다.

  

그러다 보니 '나의 글'이라는 것이 점점 사라졌다. 그래서 나만의 글, 나의 생각을 펄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기자 활동과 에디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근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내 글을 보며 나는 "나의 글은 왜 이거 밖에 안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어릴 때는 지금보다 창의력도 좋고 어휘력도 더 풍부했던 것 같은 데, 외국 생활을 하면서 퇴보한 걸까 하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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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글을 좋아하고 잘 쓰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글을 쓰는지, 어떤 주제를 선택하는지, 그들의 초고와 퇴고는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던 중 우연히 <타이핑 1호>라는 매거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첫 문단을 읽자마자 '읽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항상 글을 쓰던 방식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글이 시작되는 순간에 주목합니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 충동처럼 울리는 키보드 소리. 말로 꺼내기엔 아직 이른 이야기들이 핸드폰 메모장, 카톡창, 구글 문서 한켠에 조용히 쌓여 갑니다. 정제된 글이 아닌, 흐르듯 쓴 문장들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글쓰기란 삶의 또 다른 형식입니다. < Typing >은 그 형식을 사랑합니다.

 

 

키워드나 떠오르는 문구, 생각들을 노트북, 다이어리,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두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닮아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느꼈다.

 

이런 공감은 첫 번째 챕터 < Draft 드래프트 - 초고, 글쓰기 실험 >을 읽으며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배운 사람들조차 자신의 글이 완벽하지 않다고 느끼고, 자신보다 더 잘 쓴다고 생각되는 타인을 부러워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첫 번째 챕터 < Draft 드래프트 - 초고, 글쓰기 실험 >을 지나 마지막 챕터 < Typing Room 타이핑 룸 - 편집자의 말 >에 이르기까지, 모든 에디터들이 초고와 퇴고를 단순한 과정이 아닌 고민 속에서 완성해 간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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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는 대학원 진학과 진로에 대해 유독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방향을 못 잡았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 속 에디터님들 역시 나와 비슷하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글을 직업으로 삼은 분들은 마감에 시달리며 좋아하던 글쓰기가 싫어지기도 했고, 타인의 평가로 인해 작가라는 진로를 고민하기도 했다. 또한 철학과, 미학과, 문화예술경영 학과 사이에서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에디터 분도 있었다.

 

내향인, 진실되고 솔직한 글, 감정 표현이라는 키워드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떠올랐다.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에디터분들도 글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기도 했다. 반면 어떤 에디터분들은 보여지는 글을 쓰면서 오히려 거짓되고 꾸며진 화려한 문장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라는 반가움과 공감을 느꼈다. 나아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거나,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에 글을 쓰고, 글을 쓰다 지치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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