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앗, 내가 딱 바로 그런 사람인데' 하면서 말이다. 아트인사이트 플랫폼에 글을 기고하고 그 글이 송출되기 시작한 지도 1년이 훨씬 넘었다. 글을 제출하기 직전까지도 나는 오타가 없는지 분명 꼼꼼히 확인했다. 그런데 꼭 송출되고 난 후에야 한 글에 한두 개씩 오탈자를 발견하고야 만다. 오타가 발견될 때면 심장이 움찔거리고 아찔해진다. 그리고 지인이 자주 말하곤 하는 우스갯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듯 하다. "난 글 읽다가 오타 있으면 안 읽게 되더라." 하는 말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했던 자신 역시 '엄격한 완벽주의'를 겪어 왔음을 고백하고 있다. 나아가 완벽주의에 대한 여러 연구를 토대로 하여, 저자는 완벽주의로 인해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그리고 나아가 자신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이해해볼 수 있도록 이끈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성격적 특성은 장점과 약점이 공존하는 다차원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완벽주의적 특성 역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나는 완벽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완벽주의에 대해 행하는 생각과 느끼는 감정은 타당한가?"라는 질문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내 궁금증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해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는 완벽주의 연구의 권위자인 스토버와 오토의 구분법을 가져와, 완벽주의를 '완벽주의 노력(perfectionistic striving)'과 '완벽주의 걱정(perfectionistic concern)'으로 구분한다. 전자가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와 관련된 것이라면 후자는 실패에 대한 불안,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 혹은 자신이 세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부적절감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제기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 대략적으로는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왜냐하면 완벽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까 혹은 완벽하지 않은 결과가 도출된 것에 대해 그 사람은 완벽주의적 '걱정'을 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깊게 따지고 들어가 본다면, 도출된 이 대답은 상당히 중의적이다.
도출된 위 문장에 담긴 부정적 함의는 이럴 수도 있다. "완벽하지도 않은데 (어디 감히) '완벽하다'고 칭하려고 해?" 혹은 "노력도 안 하면서 걱정만 계속 하는 거야?" 왠지 이 말들은 내 마음에서 튀어나온 말 같아서 부끄러워진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혹은 저자의 언어에 따라 '자기 자비적'으로 표현해본다면)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 사람은 완벽함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말 그대로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야."
(이해가 해결의 실마리라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문제점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나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큰 힘이 된다. 저자의 말처럼 어쩔 땐 노력 없이 걱정만 하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걱정 없이 노력만 하기도 하고, 또 혹은 그 사이 어딘가 중간 지점에 있기도 하는 혼란스러운 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크기변환]KakaoTalk_20260122_144819696.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601/20260122170901_ywnklzut.jpg)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평범한 완벽주의자들은 노력의 퍼센트 보다는 걱정의 퍼센트가 더 높은 상태에서 괴로워할 것이다. '왜 걱정만 하고 실행을 안 하지?'하고 2차, 3차 그리고 n차 자책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아이러니가 있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에 대한 비난을 끊임없이 가하지만, 그로 인해 되려 의욕이 사라지게 되니깐 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평범한 완벽주의자들의 핵심적인 특성 중 하나로 '높고 경직된 목표 설정'을 꼽는다.
사람마다 꼭 실현하고픈 목표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목표가 달성하기 쉬운 것이라면 문제가 다르겠지만 만약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라면,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수많은 노력 그리고 심지어 상당한 운도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실천적인 코칭을 제시한다. 자신이 만약 꼭 실현해야 할 최종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의 성취 하나만을 생각하고 흑백논리로 접근하려 하기보다는, 유연하고 현실적인 단계적 목표를 세워 매 단계마다 평균을 맞추기를 권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진솔한 코칭을 읽다 보니, 최근까지 겪어왔던 여러 감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나도 자기 비난이라면 어디 가서 뒤쳐지지 않을 사람인데, 도대체 그 근원이 무엇일까 평소에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문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해야 한다(should/must)'라는 마음 안에는 '하고 싶다(want/wish)'라는 안타까우면서도 애틋한 본래적 마음이 왜곡된 채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기 비난을 끊임없이 하는 자에게 필요한 건 분명히 자기 자비일 것이다. 이때 자기 자비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다. 그 끝에, 그것은 결국 '자기 신뢰'라고 결론내리게 되었다. "나에게 비난을 가하는 내 자신에 대해 '그럴 수 있지'라고 변호했다가 내가 나태해지거나 무너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에 대해서도 변호를 해주는 것이다. "너는 너 자신을 돌볼 힘이 있는 사람이야."라고 신뢰의 메세지를 보내주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