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은 여러 매체에서 판타지성을 부여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설정이다. 드라마 혹은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노래가 될 수도 있고, 소설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예능이 될 수도 있다. 시간 여행은 여기저기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재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시간 여행에 열광하는가? 시간 여행은 어떤 매력으로 전 세계의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그렇다면 시간 여행은 실존하는 현상인가?
우리가 시간 여행을 사랑하는만큼 과학자들은 시간 여행이 실존하는 현상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펼쳐왔다. 다른 한 편에서 작가들은 끊임없이 더 창의적인 시간 여행을 내놓으며 이야기에 서사를 더했다. 과학과 문학의 완전한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은 인류의 흥미를 자극한다. 그 중에서도 왜 우리는 이렇게 시간 여행에 열광하며, 어떻게 실존하는지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가능성의 발판
과거를 단 한번도 후회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잠깐일지라도 우리는 과거를 늘 후회했다. 그리고 이 후회와 새로운 가능성의 미련에서 시작된 것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다. 시간 여행은 과거 혹은 미래, 단 두 개의 선택지만 존재한다. 그리고 시간 여행이 실존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 잡을 거라는 사람 역시 상당하다.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소재로 삼은 대다수의 작품들이 모두 진한 SF물의 성격을 보인다면,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그 양상이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가능성의 미련에서 출발한 작품은 과거의 영향이 미래에도 끼치는 것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대다수의 작품은 작은 과거의 변화가 미래에서 거대한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교훈을 심어주며 마무리 된다. 우리의 작은 선택들이 모이고 모여서 현재의 나를 완성한 것처럼, 과거의 작은 선택 하나가 바뀐다면 현재의 내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거다. 그리고 이는 가능성의 미련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에게 큰 위안을 준다.
아무리 후회해도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 과거를 더 많이 후회할수록 더 뼈저리게 느꼈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 후회와 미련을 접지 못하는 건 미래의 변화를 겪어보지 못 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과거의 한 조각이 바뀐 미래는 현재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대다수의 시간 여행 작품은 미래의 큰 변화가 정말 당신이 원한 변화냐며 우리를 일깨워준다. 동시에 아주 사소한 선택이라도 모두 일어날 일이었다는, 다분히 운명론적인 사고 방식을 보여준다.
물론 그 변화가 주인공의 목숨을 살리거나 운명을 뒤바꾸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너의 이름은.>이 있다. 남자 주인공 타키는 시간을 거슬러서 여자 주인공 미츠하의 목숨은 물론, 미츠하의 마을 사람들의 목숨까지도 살린다. 수백 명이 죽는 대참사에서 기적적으로 대부분의 마을 사람들이 생존한 자연 재해로 미래가 바뀌게 된 것이다. 정해진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시간 여행이 쓰인 것이다.
시간 여행은 다소 낭만적인 장치로도 작용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 누군가의 진심을 표현하기 알맞은 매개체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작품을 떠올리라고 한다면 모두가 다르게 떠올릴 수 있을만큼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가장 먼저 기욱의 '제 0호선 시간역행'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거스르는 것이 앨범의 큰 맥락이 되었고, 그 맥락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타이틀곡인 해당 노래이다.
낭만적인 사랑 역시도 가능성의 미련을 보여준다. 선택의 후회도 가능성의 미련이다. 이처럼 시간 여행은 끊임없는 미련 속에서 진화했다.
그렇다면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무엇인가? 이 역시도 가능성에 대한 미련이라 생각한다. 현재의 선택으로 미래의 나를 보고 왔다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미래로의 시간 여행이라 생각한다. 물론 비약적인 과학적 성장이 궁금하여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갈망하는 사람도 존재할 수 있다. 나도 2050년 쯤 되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보급될 것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2050년은 무슨, 2100년에나 가능할 일이라는 걸 잘 알지만.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 넘는 미래가 궁금한 자의 시간 여행은 그 단위가 천문학적이다. 한 세기를 단위로 뛰어 넘어야 하니, 제대로 된 시간 여행이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가 궁금한 것은 소수이다. 당장 내가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현재 나의 선택이 미래의 나를 조금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지가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주 관심사이다. 이 역시도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미련이다. 결국 인간의 가능성은 미련에서부터 시작하여 완성된다. 미련과 가능성은 뗄 수가 없는 개념이자, 우리가 시간 여행을 간절히 바라고 또 열망하는 주 원인 중 하나이다.
시간 여행의 원리와 방식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시간 여행은 정말 가능한 현상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아직 가능하다, 아니다로 판단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이 항목에서는 미래로의 시간 여행만을 이야기 한다.
미래로의 시간 여행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빛의 속도에 매우 가까운 속도로 스스로가 움직여서 상대성 이론에 따른 시간 지연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고등학교 물리학1에 나오는 개념으로, 빛의 속도에 가까울수록 우리는 시간 지연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인 미래만을 볼 수 있는 방법으로, 완전한 시간 여행이라 부르기 어렵다. 관측만 가능한 방법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블랙홀과 같이 매우 강한 중력이 작용하는 천체 근처에서 시공간의 휘어짐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이용한 영화가 바로 <인터스텔라>이다. 주인공에게는 몇 분이지만, 지구에서는 몇 년이 흐른 걸 우리는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일반적인 사람이 경험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생물학적 방법으로 접근하자면, 냉동 인간이 되어서 수백 년 후에 깨어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을 선택한 SF 소설도 상당히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현재 기술로는 다수의 사람들이 경험하기 불가능하다. 우선 수백 년 후까지 냉동된 신체를 무사히 보존할 수 있는 기술도 존재해야 하고, 수백 년 후의 과학 기술로 우리의 신체를 무사히 해동 시켜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시간 여행을 떠올려보면, 사람마다 그 타임 머신의 형태가 다양하다는 걸 새삼 체감할 수 있다. 상대성 이론을 이용하여 시간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빛의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형태의 타임 머신을 떠올릴 것이다. 블랙홀을 통해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시간 여행을 상상하는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우주선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주정거장 혹은 조금 더 구 형태에 가까운, 최신 과학 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을 떠올릴 것이다. 냉동 인간이 되어서 미래로 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유리관 같은 형태가 일종의 타임 머신이 될 것이다. 또는 완전한 SF 방식의, 아예 색다른 방식의 타임 머신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러 매체 속 시간 여행을 찾다가 시간 여행에 실존하는 지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레 피어올랐다. 아마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시간 여행 또한 관심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시간 여행은 그 무엇보다도 낭만적인 소재이자 운명론적인 소재이다. 운명의 고리에서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당신, 오늘은 시간 여행으로 과거의 후회에 대한 위안을,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