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 2집 soar의 타이틀 안녕 우주
한 요일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보낸지도 어느덧 세 달이 흘렀다. 매주 무슨 글을 쓸지 고심하며 보낸 시간이 마침내 끝나게 되었다.
처음 에디터 활동을 시작할 때, 첫 글 작성을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고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기획 아닌 기획을 거쳐 한 주는 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한 주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오피니언을 번갈아가며 쓰기로 결정했다.
총 17주차 간의 진행 방향을 분명하게 정리했지만, 애초에 계획한 대로 흘러간 건 초반 7주차 정도뿐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 주 내가 느낀 감정의 흐름, 그리고 갑자기 꽂히게 된 문화 콘텐츠, 또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중심으로 글을 즉석에서 채워가는 일이 잦아졌다.
떠다니는 생각들을 글로 옮겨놓으면 어느샌가 그 흐름이 조금 더 구체화된다. 막연하게 흩어져 있던 잡념들이 하나로 뭉쳐져 마치 풍선다발을 쥐고 선 사람처럼 확고한 모양새로 정리 되는 것이다. 에디터 활동은 그런 면에서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인 일기를 쓸 때와는 다르게,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줄 생각을 정리하면서, 또 한 주를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나의 가치관을 다시 다듬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까지 올려놓은 글들이 완전히 다 마음에 든다고 말하긴 어렵다. 내 생각을 내비치는 것은 타인에게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읽힐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매 순간마다 생각과 상황이 변화하듯이, 당시에 적어두었던 내 이야기를 다시 읽을 땐 너무 부끄럽기도 했다. 내가 이런 생각을 적었다니. 너무 착한 척 한 거 같은데? 너무 정의로운 사람처럼 굴었잖아 같은 의문들이 생겼다. 그렇게 남긴 글들이 결국 마음 한 구석에 또 하나의 응어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기장에만 적어두었던 이야기를 일부 끄집어내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던 건, 후련함 덕분이었다. 평소 마음 속 생각을 나만 볼 수 있는 일기장에만 적다가, 이렇게 드러낼 수 있는 순간이 생기자 생각보다 더 큰 해방감을 느꼈다. 주변 사람들에게 에디터 활동을 언급할 용기는 없어 비밀스럽게 이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쉽게 내비치지 못하는 마음들을 글로서나마 게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내가 추구하고 있던 가치들 외에도, 글을 쓰고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는 말을 조리 있게 하지 못하고, 내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서툴다. 그래서 전화보다 메신저가 편하고, 메신저보다는 글이 편하다. 결국 나는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감사하다. 쓴다라는 행위는 이제 나의 없어서는 안 될 나의 치유 수단이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감정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뭐라도 적는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도 마냥 적는다. 나중에 다시 읽어 봤을 때 오 이땐 나 정말 이상했는데? 왜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하는 의문이 들더라도 멈추지 않고 쓰고 있다.
그렇게 반복된 쓰기를 통해 내 생각을 겹겹이 쌓을 수 있다. 쌓인 생각들은 종이에 그대로 남아 언젠가 펼쳐 봤을 때 나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되어 준다. 아트인사이트 활동은 그런 생각들을 다시 정리하고 세상과 나눌 수 있게 해준 귀중한 시간이었다.
2주 뒤부터는 에디터가 아닌 컬쳐리스트로서 글을 기고하게 된다. 주 1회에서 격주 1회로 바뀌는 만큼, 더 깊이 생각하고 심사숙고한 글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담으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