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는 것은 인생에 큰 변환점이다. 자유를 얻지만 책임을 짊어지고, 그동안 누렸던 많은 것들을 과거에 두고 떠나야 하는 것이 '어른'이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기에 그러한 시기는 누구에게나 당연히 찾아온다.
그렇기에 모두가 바라지만, 또 두려워하는 것이 변환점이다. 두려움을 내세우며 살아가는 어른은 없겠지만, 누구나 웃으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보는 바이다. 어쩌면 이 노래가 필자와 독자 모두의 향수를 자극할 지도 모르겠다.

'AJR - Don't Throw Out My Legos'는 앞서 언급한 '어른이 되는 두려움'을 음악적으로 가장 표현한 노래이다. 도입 부분의 멜로디는 다채로운 악기들을 사용하여 장난감들이 너도나도 악기를 연주하는 듯한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보컬이 시작하면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차분해지는데, 가사에는 이제 막 어른이 되어 독립을 준비하는 이가 하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새로 이사 갈 집의 주소를 외우기 어려워서, 내 손등에 적어놨어"라는 뜻의 가사는 그가 어른의 세상이 얼마나 어색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지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듯하다. 자신이 언제 떠나고, 왜 떠나는 것이며, 유일한 내 편인 사람들을 떠난다며 멜로디와 반대되는 쓸쓸함이 가사로써 표현된다. "오늘만을 기다려왔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해당 가사 뒤에 노래의 분위기는 반전된다.
"Oh, no"
오, 안돼요.
"Don't Throw Out My Legos"
내 레고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What if I can't let go"
내가 떠나보낼 수 없다면요?
"What if I come back home, back home"
내가 집에 돌아올 수도 있잖아요? 안 그래요?
경쾌함을 주도하던 많은 악기들이 사라지고 피아노만이 그리움을 담은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천천히 느리게 피아노 타일을 누르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한 피아니스트의 모습이 상상되는 멜로디, 어른으로서의 독립을 즐겁게 풀어낸 노래인 줄 알았던 청자들은 아마 해당 파트에서 놀라움과 동시에 울컥하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필자 역시도 하이라이트를 듣기 전까지 흔하디 흔한 팝송이라고 생각했던 바이다. 경쾌하던 보컬의 보이스조차 후회가 막심한 감정을 품어 차분히 노래하는데, 필자가 해석한 바로는 한결 같이 밝고 씩씩해 보이는 어른들도 작은 '레고' 한 조각, 그들의 특정 '추억(트리거)'으로 인해 무너질 때가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무너진 어른들은 때때로 "내 레고를 버리지 말아주세요."와 같은 어린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는 것을, 이 노래의 창작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그 후 가사는 '떠나고 싶지 않다.'라는 감정을 더 대담하게 보여주는데, "내 레고는 집에 두면 안 될까요?"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떼를 쓰고 애원하는 듯, 간절함과 동시에 '이대로 어린아이이면 안 될까요?'라는 의미도 전달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내 몸은 떠나지만, 마음까지 떠나고 싶진 않거든요."라는 가사로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는 어른의 감정, 그들의 속마음을 담은 완벽한 하이라이트를 완성했다.
깊은 여운을 남길 새도 없이 노래는 또 다시 경쾌한 연주와 함께 2절로 들어서는데, 2절부터는 어른이 된 주인공의 현재 상황을 나타내는 듯하다. "아파트를 임대할 정도의 돈을 모았지만, 부모님과는 떨어져 살게 됐어."의 뜻을 담은 가사는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앞서 나왔던 노래의 분위기 반전 하이라이트가 그대로 등장한다. 그러나 1절과 다른 점은, 그 길이가 확실히 길고 반복적이며, 경쾌한 노래를 담당하던 보컬의 화음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보컬의 화음은 감정을 고조시켰다가 이내 다시 사그라들지만, 박수 소리가 추가된 멜로디와 함께 특별한 가사가 등장한다.
"It's cold out there, you're standing there"
밖은 추운데, 너 혼자 거기 서있구나
"You're trying to face your greatest fear"
네 가장 큰 두려움을 마주하려 하는구나
"You're shivering, you're trembling"
넌 취에 몸을 떨고 있어
"It's warm in here so come back in"
이 안은 따듯하니, 어서 들어오렴
마치 큰 사회에 지친 주인공을 위로하는 듯한 말들, 잠시 어렸을 때처럼 누군가의 보살핌 아래에서 편히 쉬라고 하는 듯한 가사이다. 이후의 가사는 레고를 버리지 말라는 하이라이트 가사가 반복되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자신감을 얻는 듯 점점 경쾌하고 빨라지는 멜로디, 이에 대한 필자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어른의 무게 때문에 어린 아이처럼 떼를 쓰지 못 했던 주인공은 '레고를 버리지 말아 달라'라는 한 마디 말만을 반복하였지만, 누군가의 '혼자 견디지 않고, 조금은 떼를 써도 괜찮아.'라는 의미를 담은 위로에 아직 어린 자신의 모습을 과감히, 순수하게 표출하는 주인공을 나타내는 마무리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