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이번 기회를 통해, 그가 쓴 ‘거대한 죄’를 읽게 되었고 이를 통해 톨스토이에 관해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선 그는 현실주의 소설의 대가로서, 그의 대표작은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로 유명하며, 이 작품들은 통상 이제까지 쓰여진 가장 훌륭한 소설들로서 여겨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쟁과 평화》는 사실상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을 위해 이런 형식을 정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19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매슈 아널드는 "톨스토이의 작품은 예술 작품이 아니라 삶의 파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20세기의 러시아 작가인 이사크 바벨은 그에 대해 논평하기를, "만일 세상이 스스로 글을 쓸 수 있다면 톨스토이처럼 쓸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의식에 대한 지극히 작은 변화들도 관찰하며 신체의 미미한 움직임들도 기록하는 그의 능력을 강조하였다.
다른 소설가들은 의식의 한 가지 단일한 행위로서 묘사하는 것을, 톨스토이는 일련의 무한히 작은 단계로 그럴듯하게 쪼개어 나간다. 영국의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에 의하면, 그는 당연히 톨스토이를 "모든 소설가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여겼는데, 이와 같은 관찰력들은 독자들에게 일종의 두려움을 끌어내었으며, 그들은 "톨스토이가 우리들 위에 고정하고 있는 시선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를 잘 알지 못했기에, 그에 대해 글들을 찾아보았고, 그 모든 글들에서 많은 비평가들과 소설가들이 그에 대해 입을 한데모아 칭찬했다는 사실은 빼놓지 않고 기록되어 있어 그에 대한 위대함과 경탄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그의 책 ‘거대한 죄’를 읽어보면 왜 다른 이들이 그의 능력에 대해 앞다투어 높이 평가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거대한 죄’를 통해 우리는 톨스토이 사회사상의 진면목을 알 수 있게 되는데, 1900~1909년까지 생의 마지막 10년 동안 발표한 이 글들은 우리가 잘 몰랐던 사회사상가로서 톨스토이의 급진적 면모를 보여준다.
톨스토이는 당시 사회문제로 떠오른 토지, 조세, 소유 문제를 중심으로 러시아 민중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궁구하고,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인류가 빈곤과 예속,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를 모색한다.
위대한 리얼리스트 소설가, 학습자의 자유를 옹호한 교육가, 복음서에 기반한 비폭력 평화론의 주창자이자 실천가인 톨스토이는 차르 전제정치 아래 신음하는 민중의 고통을 직시하고, 단순한 무정부주의를 넘어 권력에 대한 불복종과 거부라는 종교적·도덕적 결단으로 전 인류가 형제애로 단합하는 기독교 아나키즘의 이상을 호소한다.
애국주의와 정부, 우리 시대의 노예제도, 노동인민에게, 세 가지 거짓된 것 등 다양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에서 나는 특히 ‘세 가지 거짓된 것’이라는 제목의 파트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이 파트에서 톨스토이는 첫 번째 거짓과 두 번째 거짓을 각각 병역과 조세로 꼽는다. 만약 우리가 군 입대를 하지 않고 조세를 자발적으로 납부하지 않는다면, 군대를 모아 전쟁을 일으키거나 인민의 노동을 조세로 강탈하며 빼앗은 토지에 대한 소유주의 권리를 지켜주는 정부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세 번째 거짓 또한 두 번째 거짓과 연관되는데 이는 사람들이 토지를 강점해서 여타의 물건이나 마찬가지로 사고팔며 선물하고 저당을 잡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거짓을 그는 앞의 거짓들보다 더 해롭게 보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토지를 공동 소유인 일부 지역에서 적용해 공적인 사안에 필요한 자금, 공동의 토지에서 나오는 소들이 인민 모두의 필요에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파트가 인상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그의 시대에서 나왔던 문제들이 현대에서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고, 그 당시의 시대에서 적용가능한 해결책을 현대에 끌어들여와 해결책으로 삼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의 주장과 근거들이 매우 합리적으로 보였고, 지금도 충분히 어느정도 적용이 가능하지 않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톨스토이라는 작가가 가진 통찰력이 새삼 깊다는 것이었다.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눈, 즉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와 타인과의 관계, 거기서 더 나아가 사회는 더 나아질 수 있고 결국 톨스토이 같은 위대한 통찰력과 사상을 가진 이가 다른 이들의 몫을 대신하여 세상을 발전시킨다고 생각한다.
그의 사상의 정수가 담겨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몰랐던 부분들, 특히 사회주의는 무엇이고 그와 관련한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되고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받는다. 이 책은 그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