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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영화의 감동적인 순간에 눈물을 흘리다가도 엔딩 크레딧에서 어딘가 내쳐진 듯한 기분이 들었던 순간은 비단 나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나의 마음속에서 주인공들의 삶이 이어질 거라 상상하며 지낸다지만, 어떨 땐 저 장면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며 수십 번 돌려보던 영화들이 생각나기도 하는 날들이 있었다. 마치 그곳과 이곳은 분리되어있기라도 하듯.


그러한 내게 현실과 영화를 이어주는 특별한 전시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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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영화 <시네마 천국>을 기념하여 제작된 최초의 몰입형 전시로, 영화의 세계를 현실로 끌어와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시네마 천국>의 비하인드부터 시작해 쥬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꼬네의 예술적 파트너십에 관한 이야기, 토토와 그의 첫사랑 엘레나가 뛰놀던 갈대밭을 재현한 공간, 그리고 볼 수 없었던 감독판까지.

 

이 전시를 통해 <시네마 천국>의 영화 세계 안과 그 바깥의 이야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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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은 토토의 유년시절부터 청년, 장년까지 영화 속 토토의 성장 과정을 직접 넘어가며 차근차근 밟아갈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건 알프레도와 토토의 우정 서사였다.


소년 토토 역을 맡은 살바토레 카시오는 당시 촬영 현장의 마스코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프랑스를 대표하는 배우 필립 느와레(알프레도 역)의 사랑과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는 비하인드가 무척 사랑스럽다. 영화에서 보던 두 사람의 우정은 알프레도와 토토를 넘어선 것이었다. 이는 전시 내내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해 보는 재미가 있다.


<시네마 천국>의 명장면이라고 한다면 알프레도가 어린 토토에게 영사실의 마법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관 내부에서 상영하던 영화를 광장으로 옮겨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던 순간일 테다. 이 장면에서 알프레도는 마치 꿈을 꾸는 소년에게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듯 풍경을 보여준다. 그 순간을 재현한 전시 공간은 아직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내게 어떠한 감동을 주었다.

 

그것은 아무래도 좀처럼 넓어질 일 없었던 나의 영화 세계 또한 그 공간 안에서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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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에서 ‘영화’가 시사하는 것은 ‘꿈’이다. 검열로 인해 영사실에 쌓여있던 키스 장면들은 어린 토토가 손에 쥐어볼 수 있었던 필름 몇 조각들이었고, 이후 알프레도가 장년이 된 토토에게 남긴 키스 몽타주는 하나의 영화가 되었다.


“토토, 네가 영사실 일을 사랑했던 것처럼 무슨 일을 하든 네 일을 사랑하렴.”


잠시나마 간직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영화가 되듯, 내가 본 영화의 세계 또한 마음속 영사실에 하나씩 이어 붙어 달그락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고전 영화가 이렇게 현재의 우리에게까지 이어지는 이유는 이 세상 수많은 토토가 계속해서 세기를 넘고 있기 때문이리라.


어릴 적 사랑했던 꿈처럼 무슨 일이든 그 사랑이 이어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마법의 영화 <시네마 천국>. 실제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영사기와 오리지널 의상, 영리한 토토의 잔꾀로 얻어 탔던 알프레도의 자전거까지 볼 수 있는 ‘시네마천국 이머시브 특별전’은 2025년 5월 11일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움에서 전시되니 전시관 안을 가득 채우는 <시네마 천국>의 OST를 들으며 영화의 세계로 빠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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