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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마냥 가벼울 거라 생각한 것들에서 진중한 것을 볼 때 나는 감탄을 넘어 경외감마저 느낀다.

 

그리고 이 영화가 그러했다.

   

발랄한 제목과 포스터에서 보이는 느낌은 그냥 가볍게 보기 좋은 일본 영화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영화가 시작되고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영화에 너무도 몰입한 채로 숨죽여 마지막 무대를 관람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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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주리,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와 '노다메 칸타빌레' 등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여배우인 그녀가 이 영화를 시작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그녀를 좋아하는 팬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녀를 이 영화로 마주한 우리처럼, 그녀 스스로에게도 이 영화는 선물처럼 다가온 영화일 것이다.

 

그들은 단지 수업을 땡땡이치기 위해 배달하기로 결심한 도시락 배달이 그들로 하여금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킬 줄 알았을까. 때로는 아주 단순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인생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도 한때 음악 영화를 보고 무턱대고 피아노 학원을 등록했다가 3개월 만에 그만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단지 우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마지막에 다 같이 멋있는 무대를 한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존경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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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나이지만 한해 한해 지날수록, 몇 년밖에 안 된 학창 시절이 마치 먼 과거처럼도 느껴진다. 그 고교시절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 소녀들이 다같이 악기를 구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라든지, 결국 물거품이 될 뻔했던 그 마지막 합주 공연도 어찌어찌 운 좋게 무대에 서게 되어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된 장면이라든지, 같진 않지만 드문드문 그와 비슷한 정서들이 내포했던 나의 학창 시절의 순간들이 문득 떠올랐다.

 

이 영화 속에서 여고생들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건 우리에게 ‘쉘 위 댄스’로 익숙한 타케나카 나오토가 연기한 수학 교사였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음악에 대한 관심은커녕 낭만조차 없는 그저 그런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재즈에 대한 조예도 깊고,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꿈도 있었지만 그걸 실현하지 못한채 그저 마음 한편에만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습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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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고생들처럼 그 교사에게도 그런 학창 시절이 분명있었을테고, 그런 여고생들을 보며 그 선생님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치 그 교사와 학생들이 모든 걸 터놓고 소통하기 시작한 순간, 잠시나마 그 교사가 중년의 남성이 아니라 그 여고생들과 같은 남고생처럼도 보인 것 같다.

   

무언가에 대한 열정은 순수함과 직결되고, 그 순수함은 아무리 세월의 때가 묻어있는 어른이라 할지라도 그 어른을 소년으로 뒤바꿔놓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어른이 되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과 그럼에도 여전히 꿈을 간직하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일깨워 준 영화인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순간들에서 감탄을 넘어 경외감마저 들었던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무언가 다시 열심히 해보고 싶은 생각이 강렬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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