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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반격할 수 있는 용기에 관하여 [문화 전반]

나를 지키는 건강한 공격은 필요하다

by 김세아 에디터
2024.10.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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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 날이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복싱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요가, 필라테스 같이 정적인 운동만 했던 나는 타격감이 있는 운동이 새삼 낯설게 느껴졌다. 코치님이 글러브를 끼고, 본인에게 펀치를 날리라고 했으나 주먹을 휘둘러 본 적이 없던 나는 어색하게 툭툭 치기만 했다.


그러자 코치님은 나를 향해 ‘쫄지 말고 세게 쳐’라고 외쳤다. 그러나 나는 쉽사리 주먹에 힘을 싣지 못했다. ‘내가 사람을 때리다니..’ 시원하게 한 대 칠 용기가 없었고, 또한 주먹으로 칠 때마다 들리는 큰소리에 화들짝 놀라 겁을 먹었다. 좀 더 힘을 주어 세게 타격하자 그렇지라고 호응해 주었고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는 '이제부터 네가 주도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집에 오는 길에 코치님이 쫄지 말고 세게 치라고 한 말이 계속 생각이 났다. 나는 지금껏 얼마나 많은 일에 졸아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일에 겁먹고 한방을 날리지 못 했을까.

 

스스로 힘을 주어 타격하는 것 또한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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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진스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건으로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진실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수가 소수를 소외, 고립시키는 것 또한 수동적 공격이자 폭력임은 분명하다.

 

집단에서 상사에게 부당함에 대한 표현을 내비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인물, 행위, 조직 시스템 등에 불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본인의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곧 내가 권력자로부터 배제, 소외돌 수 있는 위험을 동반한다.

 

그래서 보통 조직 구성원들은 부당함에 대한 의사표현을 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누군가 위협할 때 자신을 지키는 방어는 꼭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정감사 출석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한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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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또한 본인이 조용히 넘어갔으면 지나갔을 일인데, 왜 끝까지 투쟁할까 궁금했다. 그녀의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지켜내야겠다는 결심 때문이 아닐까. 이번 사건을 참고 지나가 버리면 이런 일이 팀, 회사, 본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바로잡고자 반격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용기란 자신의 겁에 도망가지 않고 직면하는 일이다.


또한 내가 한방 날리면 상대가 다시 칠 것이며, 그래서 내가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다. 진실은 미궁 속에 있지만, 본인을 위협하는 일에 맞서 스스로를 지켜내고 있는 하니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복싱을 배울 때, 내가 한방 칠 때마다 ‘그렇지’, ‘좋아’라고 격려해 주는 코치 덕에 자신감이 생겼던 것처럼,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그들에게 '잘 해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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