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진정한 안전한 ‘우리’를 되찾기 위해 -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당신은 지금 안전한 신체의 확장을 이루고 있나요?
글 입력 2023.08.2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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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공식포스터1.jpg


 

국내 유일의 영화와 전시를 아우르는 융복합 대안영상예술축제인 제23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이하 네마프2023)이 오는 8월 10일~8월 22일까지 KT&G 상상마당 홍대 시네마,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메마르 2023은 대안영화,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뉴미디어아트 영상과 전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대안영상예술축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안영화제로, 올해 40여개국 82편이 상영, 멀티스크리닝 전시된다.

 

네마프 2023의 개막작으로는 러시아 침공으로 체르노빌 지역에서 일어난 전쟁 범죄를 다룬 우크라이나 영화, 올렉시 라딘스키 감독의 <체르노빌 22(Chornobyl 22, 2023)>이 선정됐다. 그리고 시네-미디어 큐레이팅 포럼을 통해 엄선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 그저 신체의 확장뿐인 미래가 끝이 아니길


 

개막작_체르노빌22.jpg


 

새로운 유형의 문화 예술이 넘쳐난다는 사실이 날 늘 행복하게 한다. 영화와 미술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번 페스티벌은 화려한 선물 꾸러미에 담겨 있는 초콜릿 같았다. 달지만 그 안에 녹아져 있는 쌉쌀함이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이번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에서는 ‘안전한 신체의 확장’이라는 제목 아래에 다양한 매체의 영화 그리고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안전한 신체의 확장’이라는 주제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안전’과 ‘신체의 확장’이라는 두 개의 구가 상충한다고 느껴졌다.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 세계 속에서 말이다. 우리의 신체는 한없이 확장하고 있다. 바로 인간의 기술력과 수치화된 정보 속에서 말이다. 끊임없이 늘어나고 커지는 신체의 무한함 속에서 우리는 가끔씩 까먹게 된다. 우리의 신체가 스스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간접적인 확장이 자기 주도적인 확장으로 변모해 버릴 수밖에 없었던 지금 이 시대.

 

그 시대를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다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 맥락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두 가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바로 <선별과 해석과 소란의 공생>이다.

 

이 작품은 사회학자 카이누마 히로시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연구의 일환으로 10년 동안 취재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의 이야기를 담았다. 보안상 취재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발전소 구내에서 카이누마가 들은 '소리의 풍경'은 시중에 넘치는 수많은 영상과 텍스트를 훨씬 능가하는 풍부한 정보와 발견을 가져다준다.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인들에게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도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모든 사람과 물건을 휩쓴 지진과 해일은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리게 했다. 그 이후 일본은 큰 변화를 맞았다. 후쿠시마의 제1원자력 발전소에도 영향력을 끼치면서 주변 바다의 생물들을 소비하고 생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고, 그 영향력은 주변 나라인 우리나라에게까지 미쳤다.

 

그 당시를 생각하면, 일본의 그 아픔을 너무나도 실감하고 있었는데 지금 국민들과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와 그 슬픔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들었다. 쓸쓸하게 남아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그리고 그 주변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는 공허함은 그 당시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지 못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마주하라고 전달하는 듯했다.

 

또 다른 확장을 위한 것일까. 이젠 원자력을 통한 신체의 확장은 지루해져 버린 것일까. 인간들은 또 다른 확장을 찾아 떠났다.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 속에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안정적임을 잊은 채 말이다. 이제는 그 안정함을 되찾을 때다. 확장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닌 안전함에 집중한 합리적인 발전 말이다.

 

큰 사건이 일어난 이후 발생하는 조치와 후회는 이제 더 이상 없어도 되지 않을까. 슬픔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그것부터 짚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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