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의 손에서 재구성되는 예술작품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글 입력 2023.01.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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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술작품은 여러 가지의 감상을 낳는다. 똑같은 작품을 보아도 각기 조금씩은 다른 반응을 보인다.

 

나와는 양상이 다른, 그 다양한 반응들에 이유 모르게 끌리고 궁금증이 생긴 지도 오래되었다. 그러한 마음의 발현이 아트인사이트에 발걸음하게 만들었다. 어떠한 콘텐츠를 보고 나면 관련된 댓글을 찾아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렇게 다양한 공간에서 타인의 감상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콘텐츠를 향유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거기서 몇 단계 더 나아간다는 것을.

 

콘텐츠를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서, 과거나 미래를 추측하거나 상상해보면서, 해석한다. 그리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 여기 이 아트인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심지어는 창작자가 확장된다. 말하자면, 감독이나 작가가 의도치 않았던 장치조차 사람들에 의해 의미 있는 '어떤 것'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전해진다. 그것이 예술 작품이 가진 가장 재밌으면서도 신비로운 면모가 아닐까. 감상한 사람들 각각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공유하다 보면 그것들이 뒤섞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그러한 타인의 감상을 주로 '글'로 만나왔고, 가끔은 TV와 유튜브를 통한 영상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전시회에서 ‘그림’으로 만나고 왔다. 그 만남에서 맥스 달튼 작가가 내게 말하는 듯했다.

 

그림으로 만들어진 감상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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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을 해석했다.

 

그 방법이 특별한 이유는 그만의 관점과 색감에 있다. 그 특별함이 잔뜩 묻어난 일러스트 작품으로 하여금, 보는 이에게 예술 작품의 복기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상을 낳게 한다.


맥스 달튼, 그의 손에서 재구성된 예술작품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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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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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감상문이야말로 영화에 대한 다른 이의 생각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시회 안쪽으로 발을 디디면 디딜수록 그 생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금은 맥스 달튼이 펼쳐 놓은 영화 조각들로 인해 더 깊어졌다.

 

<러브 스토리> 속에는 영화 주인공들이 작가 특유의 인물 묘사와 빈티지한 색감으로 그려져 있다. 한 명의 작가가 공통된 스타일로 표현했지만, 각 영화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점이 재미있다. 통일성 속에서 빛나는 개별성이랄까.

 

맥스 달튼은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단 한 장면으로 압축시켜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괴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한강에 출몰한 괴물, 그 괴물에 맞서서 고군분투하는 가족. 그림을 가득 채운 거대한 괴물의 공포가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그 괴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이 영화의 내용과 결말을 반영한 결과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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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하야오

 

 

그 외에도 인상 깊었던 조각은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이웃집 하야오>이다.

 

이유는 그리 특별하지 않다. 사츠키와 메이 자매를 대신해서 토토로 옆에 서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 작품을 만든 맥스 달튼 작가가 좋아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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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맥스 달튼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오리지널 일러스트 작가이다.

 

이를 증명하듯, [2막 웨스 앤더슨 컬렉션]은 유독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두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어울리는 묘한 느낌의 보라색으로 뒤덮인 벽, 그리고 그 벽에 그려진 화려한 호텔의 낮과 밤.

 

그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화의 배경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영화 특유의 신비롭고 이상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된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공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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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작업실 - 클로드 모네

 

 

[3막 맥스의 순간들]은 제목에서도 그려지듯, 발을 딛는 순간 그의 사적이면서도 소중한 공간을 방문한 느낌이 든다.

 

맥스 달튼이 어떤 마음으로 음악과 화가를 대하는지, 그 마음이 얼마나 큰지, 그가 그린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음을 3막을 돌아보며 깨달았다. 

 

그 깨달음은 어느새 자극이 되어 다가왔다. 나도 무언가를,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그만큼 멋있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 아트인사이트가 있음에 감사했다. 

 

이처럼 좋아하는 예술작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상하는 동안 그 작품을 다시금 곱씹을 수 있다는 것이 맥스 달튼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다. 관련된 음악까지 들으며 둘러본다면 그 매력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맥스 달튼이 펼쳐 놓은, 그만의 세계를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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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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