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언제나 꽃이 피어있다 - 위로의 미술관 [도서]

글 입력 2022.09.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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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란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지, 당장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지금껏 나는 가까운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희망을 얻고 많이 위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역시 제각각의 이유로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더는 그들에게 마냥 기대기만 할 수는 없었다. 불안하고 괴로울 때도 스스로 일어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럴 때 나는 주로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의 힘을 빌린다. ‘위로의 미술관’을 읽게 된 계기 역시 미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위로의 미술관’ 저자인 진병관 작가에 대해서는 반년 전 다른 도서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때도 명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이해하기 쉬웠던 기억이 난다. 이번 도서에서는 ‘위로’를 키워드로 어떤 구성의 이야기를 풀어놨을지 책을 받기 전부터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가난, 건강 악화, 전쟁, 사회의 비난, 정치적 핍박 등 다양한 절망적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미술 활동을 해나간 작가들의 이야기와 작품들을 다룬다.


삶이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고통과 슬픔을 겪지 않는 이는 없으며 누구에게나 인생의 굴곡이 존재한다. 거장으로 알려진 예술가들 역시 그들의 인생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붓을 놓지는 않았다.

 

그들이 시련 속에서도 자기 자신을 믿으며 묵묵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힘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진병관 작가는 이러한 물음에서 ‘위로의 미술관’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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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모두가 입을 모아 '늦은 나이는 없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사는 경쟁 사회에서 조급함과 불안함을 내려놓고 자신의 속도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위로의 미술관'에 나오는 그랜마 모지스의 이야기를 잠시 소개하고 싶다.


75세에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애나 메리 로버트슨은 관절염으로 인해 자수를 두지 못하자 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손녀와 손자가 사용하던 붓으로 자신이 오랜 시간 봐온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그렸고, 이는 2차 세계대전으로 아픔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그녀는 '그랜마 모지스'라는 친근한 별명으로 불리며 성공을 거듭한다.


89세에 회고전이 열렸고, 이후 대통령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타임지> 모델로도 선정되었다. 심지어는 그녀의 100세 생일을 기념하며 '모지스 할머니의 날'이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엄청난 성공을 거뒀음에도 그녀는 겸손하고 조용하게 시골집에서 작업을 이어갈 뿐이었다. 그녀에게는 성공이나 그림 그리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바쁘고 즐겁게 인생을 보내고 싶었기에 계속 그림을 그렸다. 이처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렇게 따뜻하고 온화한 그림들을 그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가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살아가는 한, 나이와 상관없이 인생에는 언제나 미지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 같다. 새롭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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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마 모지스의 작품과 이야기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위로가 담긴 것 말고도, '위로의 미술관'에서는 여러 아픔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알폰스 무하는 가족의 죽음과 생계의 어려움에도 절망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작은 일부터 성실히 헤쳐나갔으며,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말년에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팔이 마비되고 손가락이 뒤틀린 후에도 손에 붕대를 감아 계속 그림을 그렸다. 케테 콜비츠는 전쟁에서 아들을 잃는 끔찍한 일을 겪은 후 작품을 통해 전쟁에 반대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화를 외치는 데 앞장선다.


그들이 멈추지 않도록 한 원동력은 신념과 희망이었다. 자기 자신의 행복부터 완벽한 작품을 그려내고자 하는 의지, 새로운 미술의 시대를 열겠다는 바람,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까지, 각자의 희망은 예술가들이 계속 나아가도록 하였다.


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과 같은 물음을 자신에게 던져 본다.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이 위로의 미술관을 관람하며, 나는 답을 찾는 여정에서 앞으로 한 발짝을 더 내디딘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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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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