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스로 악이 되고자 했던 미성년, 뮤지컬 '스메르쟈코프' [공연]

뮤지컬 <스메르쟈코프>를 리뷰하다
글 입력 2022.04.18 01: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스메르쟈코프] 메인포스터.jpg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를 보지 않아 뮤지컬 <스메르쟈코프>는 개인적으로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웠다. <스메르쟈코프>를 관람하기 전에,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내용을 익히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아버지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네 형제들의 심리를 중심으로 풀어내었다. 그리고 그 네 형제 중에서 아들로 인정받지 못해 하인의 삶을 살고,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 '스메르쟈코프'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스메르쟈코프>이다.

  

작품은 스메르쟈코프 한 인물의 탄생기에 초점을 맞추어 간결하고 더욱 간결하게 달려가는 에너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순수와 혼란을 스메르의 다역을 통해 분열과 광기로 첨가하여 발작까지 달려가는 과정을 표현한다.

 

현대인의 내면에 존재하는 다중성. 정신병, 조현병, 분노조절장애, 순수, 폭력, 정신분열증 등을 보여주는 새로운 뮤지컬 캐릭터를 창출하였다.

 

<스스로 악이 되고자 했던 미성년, 스메르쟈코프>


뮤지컬 <스메르쟈코프>는 뮤지컬 <브라더스 카라마조프>와 세계관을 나란히 하는 스핀오프 뮤지컬이다. 마치 거대한 교향곡과도 같은 카라마조프 세계의 1악장을 마치고, 새로운 2악장으로 넘어가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버지라 여겨지는 표도로를 살해한 후, 며칠간의 긴 발작을 시작한 스메르쟈코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서 긴 여행을 시작한다. 표도르의 제안으로 시작한 모스크바 요리학교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일하던 공동묘지까지 산자를 자백하게 만드는 고문기술자부터 죽은 자의 고백을 들어주는 조시마 장로까지. 수많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꿈인지 사실인지 모를 만남을 이어나간다. 그 만남 속에서 그는 하나씩 깨달음을 얻어나간다. 자신의 이름, 태어난 의미, 그리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까지.

 

 

 

스메르쟈코프의 발작


 

"내 육신에서 나온 육신! 발작!" - 뮤지컬 <스메르쟈코프> 넘버 '발작' 中

 

작품에서는 세 명의 배우가 스메르쟈코프를 맡는다. 무대 <발작>에서는 세 스메르쟈코프가 연기를 하며 발작에 대해 노래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무대였다. 스메르쟈코프는 스메르쟈코프는 아버지를 닮은 자기 자신을 증오하였다. 자신의 핏줄을 증오하던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나서도 왜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지,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려보았고, 이해하기 힘든 눈물의 고통을 겪게 된다.

 

그 이후 평생 발작을 겪으며 살아온 스메르쟈코프는 자신의 육신에서 튀어나온 육신과 발작에 의해 셋의 스메르쟈코프로 표현이 된 것이 아닐까.

 

 

 

'스메르쟈코프' 이름에 대한 의미


 

"이름이 있다는 건 태어났다는 증거니까." - 뮤지컬 <스메르쟈코프> 中

 

작중에서 스메르쟈코프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아버지에게는 아들로 인정받지 못한 사생아였고, 하인의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받고 싶었다. 그는 엄마에게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물어보고 알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는 엄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며, 엄마라는 이름을 단 한 번도 부를 수가 없었다. 극 중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수증기'를 뜻한다고 했다. 수증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로, 사생아로써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며 살아온 그의 삶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었다.

 

"내가 태어날 때 누군가 웃었을까." - 뮤지컬 <스메르쟈코프> 中

 

그렇지만 우리 모두 이름이 있다. 스메르쟈코프에도 이름이 있고, 그건 정말 태어난 증거였다. 결국 증오하던 아버지를 살해하여 악을 저지른 그였지만, 한 평생을 외롭게 살아온 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이 세상에 당신이 태어났다는 건, 그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위대한 일이라고.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을 잉태하였을 때, 생명의 자라남을 보고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당신의 존재가 위대한 존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외로워하지 말고 너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살아가라고.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