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소중한 순간 포착! 게티 이미지들 - 게티이미지 사진전

글 입력 2022.02.1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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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는 찍는 사람의 시선과 감정이 담긴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다큐멘터리 PD 지웅이가 했던 말이다. 자기 카메라에는 그렇게 감정이 담겨 있다고.

 

자기 생각과 성격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글과 같은 것과는 확연히 달라 보여서, 있는 그대로를 담는 영상과 사진이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것 자체에 잘 공감이 가지는 않았었던 시절도 있었다.

 

모종의 이유로 영상에 급격한 관심을 가지게 된 후, 지금은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사진에는 자신의 생각이 담긴다. 동일한 시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에게 다른 시사점을 선사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에 한 사람의 다양한 복합적인 관점을 하나씩 발견할수록 느끼는 짜릿함이 있다.


세상을 연결하는 게티 이미지 사진전에 방문했다. 4억여 장의 이미지 중 '연결'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330여 점을 선정하여 기획된 전시라고 한다. 아트인사이트에서 초대하는 전시 중 사진전을 방문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회화가 아닌 사진전에 방문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처음이었다.


게티이미지는 이미지 기록물 보관소이다. 셀 수 없이 다양한 피사체들이 한데 모여있고 그중에서 '연결'이라는 키워드 하의 330점이 선별된 전시였다. 입장 후 레터 프레스기로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게티 이미지 로고가 볼록하게 각인되는 종이 한 장과 함께 사진 탐방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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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흑백 이미지부터 시작했다. 역사적인 순간들을 차례로 전시하니, 시대의 흐름이 한눈에 읽혔다.

 

유명인들이 등장할 땐 꽤나 반가웠다. 오드리 헵번의 영상이 아닌 생생한 사진으로 보는 경험도 새로웠다. 살바도르 달리의 예술혼이 사진 너머로 느껴졌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메롱 사진도 볼 수 있었다. 마치 그들이 실제로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내로라하는 피사체들의 최고의 순간을 담기 위한 셔터를 누르는 자들의 고뇌가 느껴졌다.

  

포착된 모든 순간이 참 다양하게 주옥같았고, 그중에서도 아사누마 이네지로의 암살 사진이 참 눈에 들어왔다. 이 순간에 어떻게 카메라를 꺼내들 생각을 했을까. 사진가로서의 직업정신에 의한 본능이었을까, 상업적인 마인드였을까. 이 사진으로 사진을 찍은 아스니 니가오는 미국인이 아닌 사진작가로서는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역사 속의 한 줄로도 임팩트가 큰 순간을 시각적으로 기록한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였다.


사진에 담겨 있는 의미는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수없이 많은 순간들 중 어떤 찰나를 포착할 것인지, 그 순간 기술의 한계에 부딪칠 때는 어쩔 수 없이 흑백을 설정할 것이지만 컬러 또는 흑백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어느 구도에서 찍을 것인지. 치밀한 기획이 마련되어있지만 또 순간을 담다 보니 기획보다 운이 사진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에는 찍는 사람의 생각이 담긴다. 동일한 시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에게 다른 시사점을 선사할 수 있다. 직접적인 말이나 글이 없어도, 사진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사진에는 피사체의 감정이 드러나기도 하고, 시선을 담은 사람의 감정이 드러나기도 한다. 순간에 의해 완성된 작품은 향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진을 따라가다 보니 시간의 흐름이 같이 느껴졌다는 점에서 관객의 편의를 많이 고려한 점이 느껴졌다. 마지막에 미디어월로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리워할 만한 순간들을 모아 마무리한 점 또한 인상 깊었다. 사진은 직관적인 표현인 만큼, 작품들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어서 긴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항상 예술의전당의 전시에서는 친절함에 목말라 있었는데, 상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으로 있는 그대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전시였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진이 담아낼 수 있는 장면은 빠르게 정교해졌고, 우리는 직접 상황을 보지 않아도 생생하게 시대상을 볼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런 사진전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편히 노트북 한 대, 혹은 태블릿과 스마트폰만으로도 높은 해상도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사진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획 아래 큐레이션을 따라 실물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 또한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게티 이미지 사진전 관람을 통해 보다 생생한 순간의 포착을, 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순간의 소중함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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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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