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원한 시대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 [미술/전시]

마릴린 먼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글 입력 2021.12.11 12:0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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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었다. 36년이라는 짧은 일생동안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고, 3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시대의 아이콘으로써 이름을 남긴 여자. 그녀는 과연 자신이 죽은 지 60년이 흐른 지금,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자신을 추억하고 기념할 전시가 열릴 거라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바로 영원한 시대의 아이콘, '마릴린 먼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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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마릴린 먼로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총 6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대중들에게 '백치미 금발 미인'으로 각인 된 마릴린 먼로를 예술가, 커리어우먼, 지성인으로 재발견해 볼 수 있는 <살아남기> 섹션, 1954년 마릴린 먼로가 한국에서 머무른 4일간의 기록을 전시한 <한국에서의 4일> 섹션, 일생동안 세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해야 했던 그녀의 <사랑>에 대한 섹션.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마릴린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트렌드세터> 섹션, 본명인 '노마 진 모텐슨'으로써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마릴린과 노마 진> 섹션, 마지막으로 그녀의 사후 60년을 기념하며 다른 관객들과 전시를 통해 얻은 영감을 나눌 수 있는 <포스트 마릴린> 섹션까지.

 

마릴린 먼로의 다양한 모습을 관람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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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는 20세기 최고의 섹스 심벌(symbol)로 일컬어지는 영화배우다. 사실 단순히 영화배우라고 그녀를 단정 짓기엔 아쉬움이 있다. 왜냐하면 그녀는 매력적인 외모뿐 아니라 노래, 연기, 모델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졌고, 그 재능을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전시장 내 포토존으로 꾸며진 '먼로의 서재'는 이러한 먼로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섹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죽은 후 경매에 나온 약 400권의 책들은 평소 그녀가 예술에 대한 깊은 탐구심을 지녔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편 상당한 지성인이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제껏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백치미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의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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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그녀를 둘러싼 각종 음모와 스캔들, 가십거리에 치중하기보다 마를린 먼로라는 사람의 생애 자체를 조명함으로써 '마를린 먼로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라는 질문에 깊이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특히 <마릴린과 노마 진> 섹션에서는 마릴린 먼로가 아직 '노마 진'으로 불리던 시절에 포착된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다. 사진작가 앙드레 디 디엔스(Andre de Dienes)가 당시 열아홉 살이었던 '노마 진'의 매력을 카메라에 오롯이 담아낸 것인데, 그의 사진 속 '노마 진'은 분명 마릴린 먼로와는 또 다른 매력을 뚜렷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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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2월, 마릴린 먼로는 4일간 한국을 방문했다. 6·25 전쟁 이후 한국에 주둔하고 있던 약 10만 명의 주한미군을 위한 위문 공연을 하기 위해서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한국을 방문했던 기간이 두 번째 남편인 조 디마지오와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떠나려 했던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신혼여행을 반납하면서까지 자신을 원하는 사람들과 무대에 헌신한 그녀의 모습에서 얼마나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과 책임 그리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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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는 실제로 명석하고 똑똑한 지성인이었지만, 대중들이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기꺼이 대중들의 판타지가 되어주었다. 육감적인 몸매, 찰랑거리는 금발의 머리, 약간은 모자란듯한 백치미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소비할 줄 알았던 그녀였기에 이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비록 출생부터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고, 36년이라는 생애 동안 늘 애정 결핍에 시달렸던 그녀지만 대중들에게만큼은 넘치는 사랑을 받았으니 아주 조금이나마 그 결핍이 채워지고 위로받았기를 바라본다.
 
우리는 익숙할수록 그 사람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익숙함과 앎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흔한 착각일 수도 있다. 마릴린 먼로는 우리에게 대표적인 익숙함이고 그것이 때로는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지 60년이 지난 여배우가 그저 이미지와 작품으로만 기억된다고 해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짧은 삶만큼 강렬하게 남아있는 존재감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믿기에 부디 그녀의 단편적인 모습들만 오래도록 기억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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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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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손님
    • 이 전시가 어디서 하고 기간은 언제인지....가장 기초적인 정보가 전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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