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국 영화의 원동력 [영화]

한국 영화는 무엇을 먹고 살아가는가?
글 입력 2021.11.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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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드 코로나가 실시되며 영화 산업은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얻었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 티켓 할인 정책 역시 힘을 더했다. 실제로 이런 흐름 속 '클로이 자오'가 연출한 마블 스튜디오의 거대 한 신작 <이터널스>(2021)가 개봉하며 근 1년 3개월 만에 주말 관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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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0년부터 만 2년간 이어져오는 판데믹의 상처 역시 분명하다. 미국영화협회(MPA)는 2020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이 전년 대비 72% 감소했음을 밝혔다. 한국 영화계 역시 어두운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금년 2월 19일 발표된 '202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가 심각함을 보여준 바 있다.

 

작년 영화 시장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했을 때 73.3%가 감소했다. 관객 수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여줬다. 작년 집계된 관객 수는 5,952만 명으로 그 직전년에 비해 73.7%가 줄어들었다. 이는 모두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시행된 2004년 이후 최저치다.

 

판데믹으로 인해 대다수 산업이 쇠퇴하는 와중 무서운 확장을 거듭한 OTT 시장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2020년 세계 OTT 시장은 전년 대비 30% 성장했으며 국내의 경우 약 22%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한다. 실제 PwC의 미디어 산업 발표를 살필 시 현 OTT 시장의 규모는 460억 달러에 달한다. 판데믹 이전인 2019년 당시 전체 영화 시장의 규모가 약 410억 달러였음을 볼 때 어마어마한 성장세다. 업계가 후퇴하는 와중 경쟁자가 압도적으로 질주한 셈이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영화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온 것은 당연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영화는 이어져왔다. 다소 뻔뻔한 태도인가 싶기도 하나, 그럼에도 분명 한 가지를 말하고 싶다. 영사기는 언제나 그 어디에선가 어둠에 잠긴 스크린을 밝히고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 영화 시장은 물론 국내 영화 시장이 축소된 것은 분명할 것이나, 영화(cinema) 또한 계속되어 왔다. 삶이 계속되어 가듯, 영화 역시 계속해 나아간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자면 영화는 오히려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2020년 영화산업 결산 보고에 따를 시, 작년 1년간 국내에서 개봉을 알린 영화의 개수는 총 1,693편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47편이 줄어든 것으로 비율로 따질 시 채 3%도 되지 않는다. 매출액과 관객이 약 73% 감소했던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울 정도이다.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의 개수를 살필 시 더욱 놀라운 결과를 살필 수 있다.

 

작년 국내에서 제작된 영화의 개수는 총 807편이었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198편이 늘었다. 32%가 증가한 셈이다. 물론 각 영화의 전반적인 제작 규모와 자본이 줄어든 것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 제작자(film maker)'의 열정 하나 만큼은 코로나 속에서도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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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이 바로 위기 속에서도 한국 영화가 나아가는 원동력이자 어둠 속 영사기가 끝없이 돌아가는 이유일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기에 직접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영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역량이다. 더해 이런 모습은 최근 있었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지원 현황에서도 잘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금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영화 연출과에 지원한 학생들의 수는 1,200명을 넘어섰다.

 

조금더 진지한 자세로 지원에 임할 영상원 전문사 과정(석사 과정 지원자들은 총 257명이었다. 영화를 전공한 160명과 전공하지 않은 97명이 그들이다. 근 3년 사이 최고치이다. 작년의 경우 각 111명과 96명이 지원했다. 소위 한국 영화 산업의 황금기라는 말이 나왔던 2019년에도 지원자는 이보다 적었다. 각 89명과 54명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기존 있었던 영어 시험이 사라졌다는 것을 그 원인으로 지적할 수도 있겠으나, 코로나가 심화된 와중 작년보다 지원자가 늘었다는 사실 또한 명백하다. 표본이 적을 순 있지만, 코로나 위기 속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꾸준하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판데믹 속 영화 산업이 후퇴할지언정 꿈마저 후퇴하진 않았다. 오히려 '영화감독(film maker)'을 꿈꾸는 이들은 많아졌다고 생각된다. 위기 속에서도 영화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이유이다. 이런 시네필들이 바로, 영화의 먹이일 것이며 영화를 유동시키는 미증유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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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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