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그리고 모든 어른에게.

글 입력 2021.10.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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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 나를 어린 시절로 데리고 갔다. 순식간에 잠긴 그 시절에 나는 11살이었다.

 

부모님은 맞벌이셨고 그렇게 3명의 동생은 나에게 맡겨졌다. 내가 엄마에게 상처 받은 그날도 그랬다. 여름방학이었고 5살, 4살 동생을 돌보고 있었다. 일찍 일을 나간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 밥 먹이고, 나름 공부한다고 책 읽어주며 한글 공부를 했었다. 그리고 배변활동은 어찌나 활발한지 동생들의 기저귀는 언제나 묵직했다. 아직 어린 동생들이라 눈을 뗄 수 없었고, 동생들이 지나간 자리는 태풍이 지나간 듯이 더러웠다.

 

나는 엄마가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서 집안일을 하는 것이 싫어서 청소도, 설거지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 여름방학이 지속되었다. 어렸던 11살에게는 확실히 버거운 날들이었다. 하루는 엄마, 아빠가 돌아온 것을 확인한 후 너무 힘들어서 거실에 기운 없이 앉아있고,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얼른 와서! 수저 안 놓아?!!” 나는 엄마의 표정과 말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께 받은 상처 중 가장 큰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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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부모님께 사랑받은 시간을 기억해보면, 생각하다가 며칠이 지날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사랑을 받고 자랐냐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분명 사랑을 주셨을 것이다. 지금도 집안 분위기를 보면 나에게 매번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니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사랑(?)하는 것 같다. 그렇다 나는 자주 표현에 목말라있다.

 

책에 의하면 나는 상호의존증을 가지고 있다. 상호의존증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 반응을 억제하는 것으롤 시작된다고 한다. 상호의존증의 정의는 타인에게 나를 소개해도 무방할 정도로 나를 서술하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나는 부모님께 무언가를 사달라고 요구한 적이 거의 없다. 학교 준비물을 구매하기 위한 돈도 몇 번의 다짐으로 꺼내려다 되려 삼키기는 일이 많았다. 욕심이 없었던 아이는 아니었다. 친구가 닌텐도를 사면 나도 무척이나 사고 싶었고, 유행했던 아디다스 옷을 나도 따라서 입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말한 적이 없다.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상호의존증으로 나의 욕구를 억누르고 있었다.

 

앞에서 말한 여름방학 일화에서도 나의 내면의 아이는 고된 성장기를 보냈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에 나는 누군가의 아이가 아닌 내 동생들의 부모님이었다.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했던 11살은 스스로를 억누르고 강한 책임감을 물었다. 11살, 나의 내면의 아이는 무수한 말에 깔렸다. “ 엄마, 아빠가 없으니 너가 동생들 엄마야.”,“네가 잘 되어야 동생들도 잘 돼”, “이것도 틀리냐”, “oo이는 백점 맞았더라”, “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학교를 다니냐” 등 사실 상처 받았던 모든 말을 적으라면 A4가 5장 정도는 더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하찮은 존재가 되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어린 시절처럼 하찮은 존재가 되지 않으려 아등바등 행동한다. 그때 그 기분과 엄마의 목소리가 생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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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사랑이 아닌 상처를 받은 너에게”를 읽으면서 내가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 더듬을 수 있었다. 몰랐던 내 몸속 과거의 시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나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점에도 항상 나는 내 탓을 해왔다. 아니 타인의 잘못에도 내가 더 좋은 방향으로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책을 했다. 그 감정이 격할수록 스스로를 향한 질타의 강도는 컸다. 그 수많은 질투의 순간에 내가 알았어야 하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람은 과거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나 또한, 과거를 통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날이 선 엄마의 말과 날이 무뎌 무관심했던 아빠, 그 사이에서 방황했던 내면의 아이는 성장하지 못했다. 긴 시간이 흘러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이 좋았던 것은 지금의 나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성장하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위한 인도가 담겨있다.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나의 자아를 찾고 또 치유하기 위해서 네 가지 활동을 제시했다. 첫째, 참 자아를 찾고 그렇게 되는 연습을 한다. 둘째, 현재 자신이 갖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인 욕구를 확인한다. 셋째, 지지해 주는 안전한 사람들 앞에서, 슬퍼하지 못하고 묻어둔 상실이나 트라우마의 고통을 다시 인식하고 충분히 슬퍼한다. 넷째, 장신의 핵심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간다.

 

이 네 가지는 순서가 아닌 참 자아를 찾기 위한 목표를 중심으로 둔 하나의 행동이다. 그래서인지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네 가지 중에서 두 번째를 중점으로 노력하고 있다. 내가 현재 어떤 기분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오랜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답을 찾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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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내가 되어야 한다. 감정의 주인은 나이며, 내가 욕구에 대한 행동을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 흔들리지 않는 심지를 가져야 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한 가닥의 심지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마음의 심지를 갉아먹었던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모든 어른에게 추천하고 싶다. 세상에 상처 없이 자란 어린이가 어디  있을까. 상처의 깊이가 있을 뿐, 모두 크고 작은 몇 개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상처를 살짝만 만져도 쓰리다. 상처 위에 새살이 돋아나기 위해서는 과거에 묻어둔 내면의 나를 찾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나아지기는 어렵지만 나를 찾다 보면 완전한 새살이 아니더라도 흉터로 아물게 될 것이다.

 

 

[황혜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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