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중매체에 대한 벤야민과 아도르노의 견해 [사람]

대중문화의 기만 또는 해방
글 입력 2021.10.01 00:5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기술복제시대의 아우라의 몰락은 예술 일반의 몰락이 아닌 새로운 예술, 새로운 문화, 새로운 대중시대, 새로운 소비시대의 시작이며, 복제기술에 의한 대중예술은 대중의 해방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 발터 벤야민

 

 

"기술적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예술적 신비감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경제적 상품으로서 대량생산되고 수용되는 문화산업은 지배계급의 허위적 이데올로기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지배의 도구일 뿐이다."

 

- 테오도르 아도르노

 

 

대중문화의 '해방'을 이야기하며 대중문화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발터 벤야민과, 대중문화의 '기만'을 이야기하며 대중문화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말이다.

 

이 둘의 대중문화에 대한 견해를 예술과 음악, 영화를 기준으로 비교하며 그들의 시각으로 대중매체를 바라보고자 한다.

 

 

131.jpg

 

 

 

대중예술, 기만 or 해방?


 

벤야민은 기술 복제 시대에 전통 회화같은 예술품이 지닌 유일무이한 진품성이라는 '아우라'가 사라진다고 한다.

 

'아우라'란 고대 그리스어의 기원에 따르면 입김이나 공기를 의미하며, 어떤 대상이 지니고 있는 그만의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이다. 예술품이 아우라를 가지게 되는 것은 진품, 일회성, 원본에서 나오는 그 대상의 객관적 속성 때문이다.

 

또한 아우라적 경험을 하는 것은 주체가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특별한 주관적 경험이다. 아우라를 지닌 예술작품의 수용은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고 침잠함으로서 주체와 대상이 통일되고 교감하는 순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복제 기술의 발전은 예술품의 수용과 기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우라를 지닌 전통적 예술품은 숭배 가치를 본질로 종교적 제의 가치가 있었다면,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품은 전시 가치의 대상으로 변화했다.

 

기술 복제는 대중이 예술 작품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대중과 작품 간의 거리를 좁혔다. 따라서 기존의 주체와 대상의 거리를 유지하고 대상에 대한 몰입이 강조되었던 전통적 예술의 아우라는 몰락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중예술을 관조만 하던 사람들의 감각을 발달시켰다.

 

아도르노는 대중예술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하나의 사업으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들이 독점되고 복제되는 것을 통해 표준화되고 획일화된 문화산업의 산물은 항상 동일하게 반복된다. 이러한 획일화와 동일시로 인해 그것들을 수용하는 사람들도 기계적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개개인의 개성과 적극적인 사고 등을 잃게 되었다.

 

 

 

대중음악, 기만 or 해방?


 

아도르노는 대중음악이 자본주의적인 시장 경제와 상품화에 따라 계속해서 타락이 가속화된다고 했다. 재즈같은 음악 또한 규격화된 대량 생산품의 형식을 보여준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자본의 속성에 따라 경험을 통해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새롭고 혁신적인 것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진지한 음악도 상품적인 듣기에 굴복하는 것이다. 더 이상 클래식 음악과 가벼운 음악의 수용의 차이는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이윤 추구라는 적나라한 동기가 대중 문화 속에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복제 매체를 통한 음악 감상은 청각을 퇴화시킨다고 생각하고, 진정한 감상을 가능하지 못하게 만든다.

 

 

 

대중영화, 기만 or 해방?


 

벤야민은 기술 복제 시대에서 전통적 문화가 지닌 '아우라'가 사라진다고 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바로 기술 복제 시대에 완성된 예술 형태인 '영화'이다.

 

영화에서 복제는 그 자체가 작품을 만들어내는 원리이기 때문에, 영화에는 원본이 없다. 원본이라면 원래 카메라 앞에 섰던 피사체인데, 카메라에 담기는 순간 사라진다. 영화는 사람들의 참여를 가속시켜 비판의식을 강화시키고, 여기서 대중들이 최초로 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벤야민은 복제의 장점을 말하기도 했는데, 장소와 시간성의 개념을 떨어뜨리면서 특권층에게만 속했던 예술 분야를 전세계 대중에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도르노는 영화가 현실의 대상을 기계적으로 복사하며 관객에게 보여준다고 한다. 영화는 물론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보이지 않던 측면을 보여주고, 유동적인 카메라의 속성을 통해 시공간적으로 시각을 확대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영화의 특성은 어디까지나 관객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현실의 재현에 불과하다고 한다.

 

*


기술복제가 가능하지 않았던 시대의 대중문화, 매체 등에는 그 것의 '유일무이성'에 주목하여 향유하는 성격이 있고, 기술복제의 시대에는 또 그러한 복제품을 받아들이는 수용자들 각각이 만들어내는 아우라, 유일무이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김지윤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