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메타버스가 도대체 뭐 하는 버스기에 [문화 전반]

알려줄게, 메타버스의 대략적인 명과 암
글 입력 2021.09.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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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배우들이 마스크를 안 착용하고 나오는 게 어색해.”


우리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에 더 익숙해진 만큼, 여러 국가 및 교육 기관, 또는 기업에서도 비대면 문화에 발맞춘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 커리큘럼 등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세간에서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있는 것은 아마도 ‘메타버스.’ 이는 가상, 초월 등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세계관 따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로, 쉽게 말해 3차원적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그런데 이제, 현실과 같은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이 가능한.



건국대 예시.jpg

 

 

그리고 당장 대학가에서도 비대면으로 전환된 많은 활동들에 메타버스를 적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 건국대학교는 가상현실게임 개발업체 ‘플레이파크’와 함께 자체적인 메타버스 캠퍼스 어플리케이션을 마련하여 축제를 진행했다. 또, 고려대학교는 SKT의 ‘이프랜드(ifland)’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스마트 캠퍼스를 조성하여 그들만의 전통과도 같은 ‘고연전’을 진행, 이후에는 영상 수업, 회의, 팀 프로젝트, 동아리 활동 등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각종 산업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예시가 무궁무진한데, 어떤 사람들은 메타버스에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이라는 키워드를 부여하며 그 가치를 더욱 드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반응이다. “아니, 어쩌다가 ‘메타버스’가 이렇게 갑자기 떠오른 건데?”



 

1. 알려줄게, 메타버스가 급격히 떠오른 이유



내 제페토.jpg

 

 

우선 그 기초에는 정보통신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달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추세의 가속화가 있다. 2018년 8월부터 출시되었던 네이버Z의 ‘제페토(ZEPTO)’를 우리 엄마는 올해 들어 처음 알았다. 나는 작년에 처음 알았다.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옷과 악세서리, 헤어스타일 등을 꾸며 가상으로 만들어진 공간 안에 들어가는 것? 그런 경험에 관심을 가지기에는 모두 현생이 너무 바쁜 사람들이었다. ‘제페토’가 아니고서도 세상에는 이미 훨씬 중요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시사 및 경제 이슈들이 충분히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일시적 비대면으로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대면 문화’ 그 자체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다음부터,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물론 초기에는 ‘줌(ZOOM),’ ‘웹엑스(Webex)’ 등이 비대면 수업, 기타 세미나,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방청 등을 책임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충분한 일상 문화로 자리 잡기에는 그것만으로 대체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이다. 그때 전염병이 우리에게 쥐어주는 모든 제약들을 가장 선명하게 해소시켜줄 플랫폼이 바로 메타버스였다.



한강공원 제페토.jpg

 

 

다양한 배경의 가상공간에서 또 다른 나를 통해 누군가와 만남을 가지고, 대규모의 행사를 진행하고, 그 예측 불가능한 현장성 또한 가져갈 수 있는 세상은 아무리 ‘가상’이라 한들 단연 매력적이다. 그런데 그것을 직접 체험하고 활용해보기 시작한 다양한 산업 및 조직체들은, 메타버스가 단순한 놀이 또는 친목 수단으로 그치기에는 너무 큰 가치를 가지고 있노라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국내 메타버스 연합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출범하기도 했는데, 출범 당시 삼성전자, SKT, MBC 등 약 25개의 기업으로 시작되었던 이 연합에 현재(2021년 9월 기준)는 450여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전염병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의 시공간적 제약이 가져다주는 번거로움, 자본적 낭비 등을 지금보다도 감쪽같이 최소화시켜줄 놀라운 세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 메타버스, S·F 판타지가 현실로 거듭날 미래를 앞당겨오다



세계적인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와 트레비스 스캇, 그리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속 콘서트장에서 각각 온라인 월드 투어 콘서트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블랙핑크(BLACK PINK)는 ‘제페토’에서 아바타를 구현하여 , 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후 의상, 아이템, 월드맵을 출시하였으며, 그들의 제페토 버추얼 팬 사인회에는 전 세계 4500만 유저가 모여들기도 했다. 이는 꼭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 속 일부를 그대로 발췌하여 실현시켜놓은 듯한 현실의 이야기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메타버스가 콘텐츠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창출해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너무나도 위험해보이지만, 2020년에는 구글 어스를 기반으로 가상의 지구, 제2의 지구를 재현하여 이를 10m² 당 1‘타일’ 단위로 사고파는 가상 부동산 시장 중심의 메타버스가 등장했다. 바로 ‘어스2’라는 플랫폼인데, 이것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국내의 가상 토지 가격은 무려 120배 가까이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제페토에는 아바타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전격 등장하기도 했다. 그들이 판매하는 아이템들은 모두 ‘젬’이라는 가상화폐로 거래되고, 이는 곧 현실의 화폐로 환전이 가능하다. 말하자면 메타버스의 한 서비스가 가상 패션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의 창출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무궁무진한 가능성들을 비추며 단숨에 화제의 중심이 된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고, 여러 기관들과의 콜라보를 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끝을 모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신대륙, 메타버스의 최종 형태는 무엇이 될까? 전문가들은 ‘사이버 플랫폼 속 또 하나의 [나], [세상], [삶]이 현실로 여겨지고 꾸려지는 사회’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미래의 인간이 더 이상 육체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즉, 모두 데이터가 되어 살아가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비감을 풍기고 기대감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확실함과 두려움을 안겨주기도 하는 전망이다. 데이터로만 이루어진 인간이라면,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과 범위는 과연 어떻게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육체가 필요 없어지면 우리의 세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런 고민이 시작되면 상충하는 두 감정이 동시에 우리를 혼란시킨다. 심오한 S·F 판타지 콘텐츠를 향유할 때에나 느낄 수 있을 미래에 대한 동시적 기대와 공포가, 코로나19 창궐과 메타버스의 도약을 기점으로 급격히 우리의 삶과 가까워진 것이다.




 

 

그리고 2015년 ‘프릭셔널 게임즈’에서 발매한 S·F 공포 인디게임 <소마(SOMA)>에서는, 사람의 정신을 스캔하여 가상세계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인류의 영원한 존속을 계획하는 미래의 비극적 서사를 그린다. 이 작품은 가까운 어느 날에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법한 과학적 상상으로 불확실한 미래 그 자체에서 오는 공포를 훌륭하게 이끌어내는 수작이라 특히 유명한데, 가상세계와 우리의 삶이 더욱 밀접해져가는 가운데 <소마(SOMA)>의 서사는 이제 더 이상 완전한 ‘공상’이라 불리기 어려워질지도 모르겠다.


 


3.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미래는 두 갈래로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 결국에는 시공간의 제약까지 무너뜨리고 제2의 세계, 가상의 신대륙을 발견해버린 위대한 인간. 하지만 그것이 파국이든 유토피아든 간에 메타버스가 가져올 세상의 변화는 어디까지나 ‘메타버스’라는 콘텐츠 가까이서 걷고 있는 사람들만의 것이다. 개인 스마트폰 또는 PC가 없거나, 있어도 잘 활용할 줄 모른다면, 메타버스에 관해 들여다보고 알아볼 여유가 없다면, 그것을 제대로 향유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바에 가까워지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다. 제페토에 한강공원이 들어선 것도, CU가 그 안에 점포를 낸 것도, 그 사실 자체를 알 수 없거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 앞에서는 여전히 상상이고 먼 미래의 이야기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과거 사람들은 석유나 전기 등으로 ‘부’와 ‘빈곤’이라는 넓은 두 갈래의 길을 나눠 걸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그것을 얼마나 큰 정보 획득력으로 연계시키느냐에 따라, 넓고 자비로웠던 ‘부’의 길이 또 다시 두 갈래로 나뉘게 되었다. 즉, 세상의 발전에 따라 풍족함과 여유로움의 길은 쪼개지고 또 쪼개지며 거듭 좁아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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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어떤 매체든 메타버스를 소개할 때에는 반드시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모르면 큰일 난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한다,’ 같은 수식을 빼먹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미래를 가져다줄지, 어떤 가능성들이 전망되고, 지금 당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기업들은 어디인지 열심히 설명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은 현실과 가상을 잇는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사실 하나정도로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가 가상세계에서 새로이 향유할 콘텐츠와 투자 가치를 찾아내는 동안에도, 세간의 온갖 주목을 사는 전망에 계속해서 멀어지는 누군가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 풍요와 여유로움, 결핍과 조급함, 그 두 갈래 사이의 간격은 빠르고 강하게 띄워지고 있으며 ‘중간’은 더욱 위태로워져간다는 것. 기술이 빙하를 녹여나간 모양새마냥 (우리가 될지도 모르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설 곳 잃은 북극곰 신세로 향해가고 있다는 것. 여러 의미에서,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코로나19로 더욱 극명히 드러나고 있는 이 필연적인 사실들이다. 아직도 메타 뭐시기, 가상 뭐시기가 애들의 말장난 같은가? 인류의 이번 업적에서 어떤 명과 암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정소미.jpg

 

 

[정소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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