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잘러 '한국관광공사'가 또 일냈다 [문화 전반]

Feel the Rhythm of Korea Season 2 공개
글 입력 2021.09.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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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는 한국 관광공사와 LG그룹 광고사 HS애드에서 만든 시리즈 캠페인으로, 코로나 시대에도 관광에 대해 꾸준한 환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한국의 명소를 조망하는 완성도 있는 영상을 기획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는데, 한국의 지역별 명소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영상과 음악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시즌 1 공개 당시 '범 내려온다'의 전통적이면서도 독특한 비트 사운드와 한복 정장을 입은 댄스팀의 묘한 매력의 춤이 시너지를 내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됐다. 한국의 전통을 상투적으로 꾸민 아름다움이 아니라, 유쾌하면서도 뻔하지 않게 연출해 시선을 사로잡았고, 아름다운 지역 풍경과 신이 나는 연출로 중독성을 이끌어 8억 회의 조회 수를 달성하는 등 관광공사도 예측하지 못할 만큼 큰 성공을 이뤄냈다.

 

그리고 최근 시즌 2로 돌아온 영상은 이전과 달리, 서울, 순천, 부산/통영, 경주 / 안동, 대구, 서산, 양양/강릉 등 총 10개의 도시의 지역 명소에 맞는 개별적 컨셉을 부여해 지역별 특색을 담아냈다. 예를 들어 바지락과 갯벌이 특색인 서산에 '머드맥스'라는 컨셉을 부여해, 경운기를 타고 질주하는 어르신 군단을 공개하며 위트와 센스를 동시에 담아 조회 수 16만 회를 거뜬히 넘기며 대중들에게 '서산'만의 이미지를 단단히 각인시켰다.

 

 

 

 

또한, 시즌 전체 영상은 해당 지역에 어울리는 민요와 힙합을 결합한 음악을 따로 제작해 각 지역을 브랜드화하며 독보적인 이미지를 그려냈다. 특히 그루비룸의 프류듀싱 아래, AOMG & 하이어뮤직 산하 힙합 뮤지션인 우원재, 소금, PH-1, BIG Naughty 등과의 협업으로 몽환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또한, '쾌지나 칭칭 나네', '아리랑', '사랑가' 등 한국 민요의 성격이 담긴 영상 그래픽과 힙한 타이포그래피로 멋을 더했다. 한마디로 궁금해서 '보고 싶게끔' 만드는 영상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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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캠페인을 주도한 한국관광공사 오충섭 브랜드마케팅 팀장이 쓴 캠페인 관련 논문 일부엔, 해당 캠페인을 시작한 이유가 담겨 있다.

 

코로나의 역설로 지구가 건강해져 집콕, 방콕과 근거리 국내 여행이 지속하는 흐름 속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진 상황이라 '과연 광고와 홍보 등 관광 마케팅 활동은 지속해서 필요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하지만 불황으로 마케팅 투자를 줄여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지속해서 부재하면, 하락한 브랜드 자산 가치를 회복하는데 적어도 3~5년이 걸린다는 것을 인지한 그는, 비대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광고를 시작하기로 했고, 그 결과가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변화'를 적극 받아들여 성장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 오래됐느냐 아니냐를 떠나 새로운 채널과 트렌드에 맞는 언어가 필요한 시점에 변화하기를 선택했고, 관광지로서 한국이란 브랜드 이미지는 한 단계 성장했다. 있는 그대로의 멋진 한국의 모습을 트렌디한 연출로 풀어내 보여준 변화의 모습이, 대중을 비롯해 외국인들에게도 제대로 먹힌 것이다.

 

 



 

지역별 영상을 보면서 사진 영상 예술가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 떠올랐다. 매일 특별할 게 전혀 없는 일상적인 것들을 특별하게 바꾸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잘 설계 됐을 때 더 큰 감동을 준다고 말이다. 시즌 2 Seoul 편 영상을 본 사람 중 일부는 매일 지나치며 살아온 서울을 특별하게 느낀 적이 없었는데, 영상으로 본 서울은 힙하고 매력적인 공간 그 자체라 서울에 사는 것이 색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시즌 1에서 지역별 배경을 기반으로 앰비규어스 팀이 환경적 특색에 맞는 춤을 춰 시선을 끌고 '리듬'을 강조해 전체적인 통일성을 드러냈다면, 시즌 2에서는 각 지역의 이미지를 재해석해 영상의 내용과 음악이 아예 달라져 지역별 브랜딩이 좀 더 돋보였다. 일상적으로 알고 있던 지역들의 이미지가 더욱 섬세하게 각인되고 다채로운 스토리텔링이 느껴졌다.

 

특히 이전의 몇몇 한국 홍보 광고 영상에서 '서울은 언제나 미래적이고, 젊음이 가득하다'는 식의 주입식 이미지에서 벗어나 서울의 트렌디함과, 또 그와 대조되는 올드스쿨, 살아있는 레트로를 동시에 보여주어 한국의 급속도로 바뀌는 문화와, 여전히 남아있는 있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도시 서울 이외에도 순천, 부산, 경주 편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슬로우 라이프, 고궁, 하회탈 등 전통문화나 시골 산촌의 농경문화를 오래돼 낡고 재미없는 이미지로 재생산하지 않고, 똑똑하게 해석해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끈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주의 고요하고도 힘 있는 새벽의 에너지를 보여줬고, 대구의 빼곡한 골목이 주는 유쾌함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보는 사람들에게 해당 장소에 대한 자연스러운 상상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가 여행 갈 장소를 고르게 되는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결국엔 꼭 가서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장소를 선택한다. 검색이나 매체에서 발견해 관심을 둔 이후로, 끊임없이 혼자서 기대하고 상상하며 그 장소에 나를 대입해보기도 하고 원하는 경험을 그려내다 보면 내가 생각한 그 장소의 이미지가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에서는 보는 이들에게 상상할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렇듯 완성도 있는 콘텐츠가 탄생하게 된 데는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캠페인 시즌 1,2의 전반적인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한 이승은 HS애드 팀장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시즌 1과 달리, '로컬 브랜딩(Local Branding)'에 중점을 뒀다. 대구는 골목이 키운 도시라고 생각해 공구골목, 근대화 골목 등 옛 골목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중략) 해외여행이 쉽지 않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단순히 '놀러 오세요'라는 액션을 유도하는 캠페인은 지양하고자 했다. '독창성'과 '의외성'으로 한 번 더 보게 되는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 지역의 다양한 골목을 보여줘 대한민국의 숨은 보석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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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상투적으로 풀지 않고, 과거의 전통을 새로운 트렌드로 탈바꿈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이외에도, 한국의 요소를 트렌디하게 적용해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사례가 많아졌다. K-팝에서도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이 그랬고, BTS의 경복궁 경회루 공연 등이 그러했고, 스트레이 키즈의 '소리꾼'이 그랬다. 이런 시도들이 더욱 많아져, K-문화가 더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소비되고 사랑받기를 바란다.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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