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나를 멸하는 100년의 여행 [만화]

Vivy -Fluorite Eye’s Song
글 입력 2021.08.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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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고조되고 있다. 인류는 인공지능이 가져다줄 편리함에 한껏 기대를 하고 있는 한 편, 동시에 인공지능의 도래로 펼쳐질 수 있는 디스토피아를 상상하곤 한다.

 

올해 2분기에 출시된 애니메이션 'Vivy -Fluorite Eye’s Song'은 인공지능이 상용화되는 미래를 그려낸다. 인간의 모습을 갖춘 인공지능에게는 단 한 가지의 사명이 부여된다. AI에게 사명이란 존재의 이유이자 살아가기 위한 근거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에게 한 가지 이상의 역할이 부여되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들은 오로지 자신만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살아간다.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기 위하여 존재해 온 인공지능이 무슨 일인지 갑자기 돌변하여 인간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AI가 새로운 인류라고 선언하며 단 몇 분 만에 만 명 이상의 인간을 학살한다. 바로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쟁이 발발하여 인공지능의 공격을 받고 있는 한 연구원이 잠들어 있는 인간형 인공지능 '디바'에게 전쟁을 막아달라고 부탁하며 100년 전 과거의 디바에게 현재의 데이터를 전송하게 된다.

 

"디바, 용서하지 않아도 돼. 원망해라. 나를 그 구렁텅에서 구원해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너였어. 너무나도 막중한 백 년이다. 너무나도 가혹한 역할이야. 넌 그걸 바라지 않겠지. 부디 다시 한번 그날의 나에게... 미래를, 인류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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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노래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니아랜드' 그곳은 꿈과 희망과 과학이 뒤섞인 AI 복합 테마파크. 사상 최초의 인간형 자율 AI로 만들어져 시설의 AI 캐스트로서 활동하는 디바(비비)는 매일 노래하기 위해 계속해서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인기는 없었다.


'노래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자신이 부여받은 그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언젠가 마음이 담긴 노래를 불러서 언젠가 파크 안에 있는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노래를 계속하는 디바(비비).


어느 날 그런 디바(비비)의 앞에 마츠모토라고 자신을 소개한 슈퍼 AI가 나타난다.


마츠모토는 자신이 100년 후의 미래에서 온 AI라고 말하고 그의 사명이 '비비와 함께 역사를 수정하고 100년 후의 일어날 AI와 인간의 전쟁을 막는 것'이라고 밝힌다.


과연 서로 다른 사명을 가진 두 AI의 만남은 미래를 어떻게 다시 그려낼 것인가.

 

내(비비)가 나(AI)를 멸하는 이야기 비비의 백 년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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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에게 갑자기 나타난 슈퍼 AI 마츠모토는 악성 바이러스 같은 존재였다. 노래하는 사명을 가진 인공지능에게 갑자기 인공지능과 인류의 전쟁을 막으라고 한다. 마츠모토를 제거하고 싶지만 100년 뒤의 미래에서 온 인공지능이라서 그런지 기능이 월등히 뛰어났기에 제거가 불가능했다.

 

마츠모토는 100년 뒤 전쟁이 발생하여 AI가 인류를 무차별적으로 죽여버리는 영상을 보여주며 미래의 인류를 지키기 위해 AI를 전멸시켜 달라고 말한다. 영상이 조작되었다고 생각한 디바는 마츠모토를 믿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다음 날 마츠모토가 예측한 테러 사건으로부터 인간을 지켜내고 마츠모토의 예언를 믿게 되며 그와의 100년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비비, 디바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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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Vivy는 디바의 다른 이름이다. 디바의 인간 친구 모모카는 그녀를 '비비'라고 부른다. 모모카가 좋아하는 그림책의 주인공 비비와 디바가 닮았기 때문이다. 모모카는 디바에게 지금은 관객이 별로 없지만 마음을 담아 노래하게 된다면 관객이 금방 늘 수 있다고 격려한다. 디바에게 처음으로 자신을 전폭적으로 응원해주는 친구가 생겼지만 그녀가 말하는 "마음을 담는다."는 행위는 수치화할 수 없는 데이터이기에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일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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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반까지 디바는 비비가 아닌 디바로 불린다. 모모카가 붙여준 별명 '비비'가 제목까지 될 만큼 중요한 단어인지 계속 궁금했었다. 디바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중대한 발전을 막는 동시에 인간과 인공지능의 불화를 저지하기 위해 여러 사건에 가담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 사명은 "노래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마츠모토의 계획에 협력하는 이유 또한 그녀의 노래를 듣고 행복해질 인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믿는다.

 

그러나 디바는 "멸망의 미래를 막기 위해서 AI를 멸한다."라는 또 다른 사명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비비라고 말한다. AI는 단 하나의 사명만을 수행하며 살아간다는 원칙을 깨버린 순간이자 그녀가 스스로 자신의 존재 역할에 대해 정의를 내리게 된다. 즉, 그녀는 노래하는 '디바'인 동시에 인류를 지키기 위한 '비비'가 된다. 최초의 인간형 자율 AI 였음에도 오로지 노래하는 사명만을 생각하던 초반부의 디바의 모습으로부터 큰 변화이다.

 

이후 비비는 "마음을 담는" 노래를 하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비가 한 사건으로 충격을 받아 비비였던 것을 잃어버린 40년 동안 오로지 노래하는 디바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 때의 디바는 마음을 담는 노래를 너무나 당연한 듯이 부르며 니아랜드의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AI 자살사건을 막으러 돌아온 마츠모토와 재회하며 자신이 "비비"라는 존재였다는 것을 알게된다.

 

같은 날, 이전에 대치했던 AI 반대파 인물로부터 바이러스를 주입당해 "디바"의 인격을 잃게 된다. 즉, 그녀는 마음을 담아 노래할 수 있었던 디바의 존재를 잃게 되고 노래할 수 없는, 인류를 지키기 위한 비비가 되어버린다. 이후, 노래를 할 수 없게 된 비비는 가수의 생활을 은퇴하고 AI 박물관에서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마음을 담아 노래할 노래를 직접 작곡하게 된다. 비비는 인공지능 최초로 창작을 행하게 된다.

 

자신의 곡을 완성한 후 오랜 연산으로 지쳐 잠든 디바, 2161년 4월 11일에 눈을 뜬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AI들이 자신이 작곡한 곡의 멜로디를 부르며 인간들을 죽이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과연 비비가 마음을 담아 자신의 곡을 부를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직접 애니메이션을 시청해볼 것을 권한다.

 

 


Fluorite Eye’s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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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orite Eye's Song"은 작품명이자 마지막 화의 제목이며 또 비비가 작곡한 노래의 타이틀이다.

 

Fluorite는 '형석'이라는 푸른 빛을 띄는 광물이다. 비비의 눈 또한 같은 색을 갖고 있으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눈이 해당 광물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고 추측해본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자면 Fluorite Eye's는 비비의 눈, 혹은 비비 그녀 자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Eye라는 단어는 단지 '눈'을 의미하지만 그녀는 100년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사명을 선택하게 되고 기존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창작을 하게 된다. 즉, 그녀가 보고 느낀 것은 비비를 변화시켰고 새로운 그녀를 만들어 낸다.

 

그녀가 작곡한 노래는 비비가 단순한 AI를 뛰어넘어 인간성을 갖춘 존재임을 방증한다. 비비는 AI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이때 단지 음계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위로할 수 있는 따듯한 마음을 담게 된다. 비비는 자신이 직접 작곡한 노래를 마음을 담아 노래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한 모든 AI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 인류를 지키기 위해 인간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창작'의 행위를 통해 마음을 담아 노래함으로써 결국 자신을 멸한다.

 

자신의 존재를 멸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두 가지 사명을 포기하지 않은 비비. 그녀는 인간보다 더욱 인간에 가깝다. 아직은 다소 멀게 느껴지지만 비비와 같은 인공지능은 언젠가 반드시 우리 곁에 함께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감히 추측하기도 어렵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인공지능은 우리와 함께 공존할 대상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 혹은 두려움보다 한 발짝 한 발짝 함께 나아갈 대상처럼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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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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