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은 클래식한가요? 도서 '클래식은 처음이라'

글 입력 2021.07.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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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은 고요할 날이 없다.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기 때문이다.

 

아이돌 음악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지만 유독 손길이 안 가는 음악이 있다. 바로 클래식이다. 클래식은 3분 내외인 대중음악과 다르게 러닝타임이 길기도 하고 한 곡을 이해하려면 그 곡의 작곡가와 시대상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음악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먼저 느껴진다.

 

그렇지만 평생 클래식에 문외 하게만 살 수 없는 법, 이 책을 통해 클래식에 한 발자국 내디뎌본다.

 

 

 

자세하고도 친절한 클래식 교양 수업


 

나는 어떤 사람을 알게 되면 그 인물을 깊게 파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의 역사, 일화, 인터뷰집 등을 다양하게 찾아보곤 하는데 이 책이 그렇다. 한 음악가의 일생을 자세하게 말해준다.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어떤 영향을 받아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등 전반적인 과정을 상세하고도 친절하게 말해준다.

 

마치 대학교 교양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책에서 발견한 친절이라 하면 각 문단 끝에 해당 노래에 대한 QR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휴대폰으로 인식하여 바로 그 노래를 청취할 수 있어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곡을 음미할 수 있다.

 

 

클래식은 처음이라 앞표지 (최종).jpg

 

 

 

곡에 자신을 넣은 음악가들


 

저자는 10명의 음악가를 소개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그 어떠한 곡도 음악가 자신을 덜어낸 곡이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바흐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젊은 시절부터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결핍과 부족함을 느껴 그것을 잘 채우고 싶은 절실함에 자신의 작품에서는 탄탄하고 조직적으로 음표를 그려 넣은 것. 은유를 좋아하는 슈만은 코드에 자신만의 암호를 넣은 것.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으로 살았던 말러는 내면의 뚝심을 키워 그의 음악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결국은 대중들이 나를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장르를 계속해서 했던 것.

 

우리는 각자의 작품에 자신을 투여하게 된다. 작품은 때론 글일 수도 있고 그림 일수도 있으며 크게 보면 자신의 인생일 수도 있다. 책에 나온 10명의 음악가들처럼 휘발되어버릴 상황에 처할지라도 계속해서 스스로를 드러내고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클래식은 아닐지라도 클래식하기는 바라며.

 

클래식;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 또는 그런 품성

 

클래식하다; 품격을 갖추고 좋은 예술 작품을 접해 자기만의 철학을 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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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은 처음이라>는 제목 그대로 클래식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었거나 혹은 내딛고 싶은 초심자들을 위한 교양 클래식 입문서다.
 
현직 피아니스트로서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클래식 부문 대표 팟캐스트인 '조현영의 올 어바웃 클래식'을 진행하는 등 클래식과 인문학을 접목한 쉽고 재미난 교양 강의와 연주를 수년째 이어온 저자는 대중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과 관련하여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음을 새삼 발견한다. 바로 클래식을 듣고는 싶은데, 어떤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들어야 하는지 가장 알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클래식이 좋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은지 그 정확한 효용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는 점도 발견한다. 이 책은 여러 해 동안 클래식 대중 강연을 진행하면서 청중들로 받았던 공통적인 질문에 대한 '조현영 식의 친절한 클래식 가이드북'이다.
 
'가볍게 시작해서 들을수록 빠져드는 클래식 교양 수업'이라는 부제처럼 <클래식은 처음이라>는 클래식 초심자들도 부담감과 두려움 없이 클래식이라는 세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사람 이야기'라는 서술 방식을 선택했다.
 
모든 창작은 우연히 이루어지지 않는다. 창작을 하는 사람이 겪은 사건과 그가 만난 사람 등 창작자가 일생에 거쳐 경험한 모든 것들이 창작의 근원이자 재료가 된다. 저자는 "클래식 또한 사람이 만들어낸 음악"이라는 생각으로,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정보를 주입식으로 알려주는 대신, 클래식 음악을 만든 음악가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음악가들도 당대에는 오늘날의 우리와 똑같이 밥벌이를 고민했던 생활인이자 사랑과 이별, 질투와 욕망 앞에서 흔들렸던 평범한 인간이었음을 이해할 때, 그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지식을 넘어선 감동으로 우리의 일상에 다가온다. 그리고 머리가 아닌 마음이 움직일 때, 우리는 처음 발을 내딛은 분야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잊고 더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게 된다. 정보 전달 중심이 아닌, 스토리텔링 중심의 클래식 입문서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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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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