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연한 것은 없음을 기억하며 - 두 번째 지구는 없다 [도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글 입력 2021.06.2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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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은 ‘환경의 날’이다.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이다. 환경의 날이 있는 6월을 기념하며, 이번 오피니언은 환경과 관련된 책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만난 책은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이다.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마치 지구가 영원할 것처럼 살아갔던 이전의 나를 떠올리게 했던 제목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눈길이 갔던 부분은 이 책이 친환경 콩기름 잉크와 재생지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자칫 놓칠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쓴 이 책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일단 우리가 꿈꾸던 그런 은퇴, 그런 집은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바닷가 집을 짓고 올레길을 걸으며 바다를 보고…. 이런 미래는 우리에게 오질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후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p.20

 

 

책의 가장 초반부에 나오는 문장이다. 과장이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말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여러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우리가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해수면 상승으로 2050년에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극한상황을 겪게 되며, 3억 명이 사는 지역이 침수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꿈꾸는 미래가 환경 문제로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아마 모두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일상이 당연하고, 환경 문제의 도래는 아주 먼 미래라고 짐작하며, 빙하파괴나 극지동물들의 멸종 이야기엔 무감각해진게 아닐까 싶다. 꿈꾸는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삶의 터전인 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우리는 한 해 동안 지구가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보다 훨씬 많이 소비하고 있다. 지구가 줄 수 있는 양이 1이라면 매년 1.75를 사용한다. 그 부족분은 지구로부터 앞당겨 빌리고 있던 셈이다. 슬픈 사실은 지구는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자원을 더 빌려줄 수 없다면, 우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가 없다. -p.27
 


잊지말아야할 사실을 짚어준다. 우리는 지구로부터 자원을 ‘빌려’ 살아가고 있다. 자원을 계속해서 남용한다면 언제 이 같은 나날이 끝날지 모른다. 우리가 미리 가져다 쓰는 만큼 다음 세대는 더 큰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당연한 사실관계를 잠깐의 편리함과 당장의 이기심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양을 초과해 사용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주어진 자원의 양에 맞게 살아가는 법을 함께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다짐한다. 부족한 자원을 미리 빌리지 않게끔 내 위치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했다. 작은 행동일지라도 영향력은 절대 작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가 생겨나기 전의 상태로 지구가 돌아가고 있는 것도 무섭지만 그보다 두려운 건 지구가 5억 4100만 년 전 상태로 변하고 있다는게 인류만 없는 세상을 의미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인류와 영장류는 물론이고 포유류, 파충류, 어류도 없는, 생물학적인 원시 세상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p.36
 


작가는 대학시절 《6도의 멸종》을 읽었어야 했다고 한다. 그 상황이 너무나 끔찍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고 한다. 살짝 요약하자면 이렇다. 1℃가 올라가면 북극곰이 멸종하고, 2℃가 올라가면 그린란드 전체가 녹고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3℃가 오르면 아마존이 사라지고, 4℃가 오르면 뉴욕이 물에 잠기며, 5℃가 오르면 거주 가능한 지역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6℃까지 오르면 생물의 95%가 멸종된다고 한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 상승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삶의 터전 뿐 아니라 인류마저 멸종하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결말을 맞이할 것이다. 당장 지구 온도 상승이라는 기사만 검색해보아도 이러한 결말로 가는 과정 중임을 느낄 수 있다. 매년 한국 크기의 얼음이 녹는다는 사실, 코로나가 끝나면 폭염이 인류 재앙이 된다는 예측 등. 6도의 멸종은 더 이상 책속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기업은 현재 생산비용을 기준으로 “원자력이 더 좋아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생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다. 쓰는 사람에게는 가장 싼게 필요한게 아니다. 가장 좋은게 필요하다. -p.74
 


작가는 이 책에서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오류들을 바로잡아줌과 동시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우리는 가격이 아닌 환경에의 영향력을 기준으로 소비 습관을 들여야 하며, 분리수거에서 더 나아가 이 시스템이 지속가능한지를 따져야한다. 또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아닌 문제의식이 담긴 대기오염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올바른 행동이 필요하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건 쉽지 않다. 실제로 환경오염을 주제로 대화를 꺼내면, 나만 심각하게 사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한다. 환경오염은 한 개인, 특정 단체와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책임을 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환경 문제는 너무 크고, 너무 절박하고 너무 막막하니까 조금이라도 앞으로 갈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 완벽할 수는 없다. … 완벽한 것도 필요 없다. 다만 깨어 있고 그 방향으로 계속 가는게 중요하다. -p.78

 


환경 문제는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은 시도하는 과정 중 크고 작은 좌절을 느낀다. 꾸준하게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노력의 대가가 느껴지지 않거나, 나만 행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많은 이들은 무기력감을 느끼고 행동을 멈추게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나약해서 존재를 위협하는 위기가 닥쳤을 때 눈을 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구절을 읽으며 많은 공감이 갔다. 힘쓸 수 없는 없는 위험을 직시하면 막막함과 공포감에 애써 외면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완벽을 위해 나아가는 것 보다 중요한건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책의 2부 부터는 작가인 타일러 라쉬의 개인적 경험을 공유한다. 자신의 유년시절과 성장기에 자연과 얽혔던 이야기, 환경과 동물의 소중함을 느꼈던 계기 등을 들려준다. 살아온 환경은 다를지라도 작가가 겪었던 경험에 이입해 감정을 공유하고, 나의 경험을 들춰보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살아온 모든 나날에 자연환경과 동물, 기후 등이 연관되지 않았던 적이 없다. 삶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결국 나와 우리를 위한 일인 것이다.


타일러 라쉬의 <두 번째 지구는 없다>를 읽는 내내 진정성이 느껴졌다. 친환경적으로 출판된 책, 환경보호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 끊임없는 움직임에서 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나의 크고 작은 행동에 담긴 영향력을 되새기며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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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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