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통제에 대한 과거 기록 - 베르나르다 알바 [뮤지컬/영화]

글 입력 2021.05.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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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초연된 <베르나르다 알바>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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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베르나르다 알바>는 주인공 베르나르다 알바의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늙은 어머니와 다섯 딸과 함께 지내며 권위 있는 가장이 된 그녀는 안토니오의 8년 상을 치르는 동안 가족 중 그 누구도 바깥과 교류하지 못 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첫째 딸 앙구스티아스는 약혼자 페페와의 결혼을 서두르고, 페페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 자매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서로의 감정을 시기하고 대립하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가족들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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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다 알바>는 이듬해 개최된 제 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 부문의 소극장 뮤지컬상, 창작 부문의 음악상, 개인 부문의 여자신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4관왕을 달성했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정영주의 수상소감은 큰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여배우란 말, 안 좋아해요. 그냥 배우. 대한민국에서 여자라는 이름이 아닌,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모든 배우들에게 돌리겠다.”라며 성별에 가두지 않고 배우 그 자체로 보아달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여배우 열 명 모으는 건 어렵지 않았다. 여배우 열 명 나오는 공연을 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라며 만연하는 남성중심적 공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하였다.


정영주 배우의 인터뷰 내용과는 달리 <베르나르다 알바>에서 여성은 억압되고 억눌러지며, 자유를 빼앗기며, 결국 파멸에 이른다. 우리는 이를 과거 남성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사회에서 당시 여성들이 겪었던 아픔을 얘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극에서는 억압된 공간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의 처절하고 비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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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다 알바의 행동의 원인은 폭력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통제된 삶을 배웠고,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배운 그대로를 딸들에게도 가르치며 절제하는 삶을 강요한다. 이는 극의 내용인 동시에 오래된 남성 지배 사회에서 여성들이 강요받은 삶이다.

 

하지만 극 중에서도 통제되지 않으며 자유를 갈망하는 인물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모습과, 파멸을 통해 누구나 각자의 욕망을 품고 있으며, 그 욕망을 통제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는 비교적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남자 스타 배우가 출연해야 작품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지배적이다. 그 생각은 <베르나르다 알바>를 통해 깰 수 있다.

 

이 작품은 오픈한지 2분만에 매진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금까지 남성들의 이야기로 공연이 치우쳐져 있었다면, 이러한 시기에, 이제는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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