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도서]

MZ세대 사로잡는 마케팅 레시피
글 입력 2021.04.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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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엄청난 공을 들여 만든 콘텐츠라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다. 최고의 재료로 최선을 다해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내놓더라도 말이다. 소비 패턴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통 마케팅 공식을 비웃듯 번번이 예측을 빗나가는 혼돈과 코로나로 뒤집힌 소비 시장에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까? 불확실한 마케팅 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는 무엇일까? 개인이 미디어고 소비자인 현시점, 마케터와 기업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브랜딩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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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은 새로운 소비 권력을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바로 인구의 4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를 내세워 온라인 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MZ세대 얘기다. 특히 마켓컬리, 무신사, 배달의민족 등 유수의 기업을 키운 주역이자 미래 시장을 이끌 집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MZ세대의 취향과 니즈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성공적인 마케팅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25년 차 마케터, 그리고 기자이자 겸임 교수인 두 저자는 총 5장에 걸쳐 새로운 마케팅 흐름에 대해 설명한다. 아울러 각 챕터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이해를 돕는다. 먼저, 1장에서는 지금 팔리는 것과 팔리지 않는 것의 사례와 MZ세대와 다른 세대의 차이점을 살펴본다. 이어 인문학적, 사회적 관찰을 통해 MZ세대의 근본적인 욕구에 주목하는 것이 2장. 다음 3장에서는 MZ세대가 열광하는 10가지 도구를 이야기한다. 4장은 '잘나가는 것을 만드는 결정적 차이'를 4단계로 나눠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브랜딩 레시피 10개를 소개한 5장이다.
 
필자는 촘촘하게 구성된 책의 차례를 프롤로그 기반으로 재구성했다. 저자가 정리한 'MZ세대의 7대 욕구'에 따라 함께 보면 좋을 부분을 엮었다. 사실 내용 전반을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지만, 그래도 연관성이 더 높은 내용을 잇고자 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어쩐지 속이 든든했던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부족 사회가 다시 오고 있어”


 

끼리끼리 문화는 더 강화된다. 기존의 사회적, 경제적 계급이 아니다. 문화, 취향, 감성을 기준으로 나뉜 공동체로 더 큰 연대감을 갖게 한다. 비즈니스의 종류와 상관없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것은 필수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 - 11p

 

 
MZ 세대는 매일 매 순간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 각종 SNS로 한순간의 단절도 없이 연결된 탓에 관계의 피로와 감정 소모를 호소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 취미나 여가를 즐기는 문화를 주도하게 됐다. 이들은 혼영(혼자 영화), 혼캠(혼자 캠핑), 혼펜(혼자 펜션) 등의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집에서 즐거움을 찾는 홈루덴스족*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집을 뜻하는 ‘홈(Home)’과 ‘유희’, ‘놀이’를 뜻하는 루덴스(Ludens)를 합친 말로, 자신의 주거공간인에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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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9시에 모여 한 시간 러닝하고 헤어집시다. - 51p

 

 
비슷한 맥락으로 MZ세대는 언어와 국경의 장벽 없이 정보를 넘나들 수 있기에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맺고 끊는 데 익숙하다. 관심사와 취향, 가치관이 비슷한 친구들과 언제 어디서든지 만나 교류하고 헤어질 수 있는 이유다. 동호회를 떠올려보면 과거에는 친목 도모의 역할도 했지만, 요즘은 모여서 목적을 이룬 후 각자 흩어지는 무교류 동호회의 형태가 많아졌다. 모여서 밥만 먹는 '밥모임', 정해진 시간에 모여 책만 읽는 '묵독默讀 파티', 혼행족들의 여행 메이트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불필요한 관계의 피로감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하려고 한 것만 딱 하고 헤어지면 서로 피곤하지 않고 부담도 없잖아요. 효율적이죠."
 
▶ [연결을 원하지만 구속받긴 싫은] │ 49p 참고
 
 
 
“시공간의 구분은 의미 없어”


 

디지털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거둬갔다. (…) 옛날 것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브랜드의 환생이 가능하기도 한다. - 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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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나 각종 플랫폼을 통해 옛 콘텐츠들이 재소환되어 열풍을 일으키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작년에 비의 2017년 곡이 인기를 끌며 '깡 신드롬'을 만들어낸 것, 발매 후 대중에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롤린'의 역주행과 브레이브걸스의 떡상, 과거 인기 예능(무한도전)의 클립 "무야~호~"가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 중심에는 MZ세대가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라는 막강한 조합으로 언제, 어디서든 개방된 네트워크에 접속해 과거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한다. 게다가 주류 미디어였던 TV, 신문, 라디오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직접 콘텐츠를 창조하고 퍼뜨리는 역할까지 자처한다. 단순 모방을 넘어 각종 패러디물을 재생산하는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선다.

▶ [무시간성의 예측 불가 소비자들]  │ 85p 참고
▶ [10초 안에 사로잡는 '밈'의 과학]  │ 126p 참고
 
 
 
“우리가 알아서 좋아해줄게”


 

MZ세대는 브랜드가 과시하는 내용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대형 미디어에 대한 외면도 가속화된다. 구매자 리뷰가 선택 기준이 되고, 경험자의 한마디를 찾아 *디지털 노마드가 되기도 한다. 유튜버의 추천으로 이뤄지는 완판 행진도 계속될 것이다. 이들은 어설프게 나서서 떠들지 말라고 한다. 그럴 만한 자격이 된다면 우리가 알아서 띄워주겠다고 말한다. - 12p

 

* 디지털digital과 유목민nomad을 합성한 신조어. 일과 주거에 있어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창조적인 사고방식을 갖춘 사람들을 뜻한다.


 
저자는 MZ세대가 역사상 가장 똑똑한 소비자라고 말한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쥐고 있으며 실시간 검색과 평가에도 능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댓글과 리뷰는 제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한 국내 시장조사 기업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녀 1,200명 중 78.6퍼센트는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 리뷰를 본다고 한다. 이제 광고가 아닌, 댓글의 양과 수준이 제품 선택의 핵심이 된 셈이다.
 
한편, 유튜브나 SNS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다. 대학내일에 따르면, MZ세대는 연예인(26.6퍼센트)보다 유튜버(73.4퍼센트)가 알려주는 정보를 더 신뢰한다고 한다. 기업과 브랜드가 유튜브 후기나 해시태그, 인플루언서들의 메시지에 신경쓰는 이유다.
 
특히 나노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활발하다. 메가, 메크로,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에 비해 비교적 팔로워와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강점이다. 저자는 스웨덴 시계 및 액세서리 브랜드의 '다니엘 웰링턴'과 미국 코스메틱 '브랜드 글로시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나노 인플루언서를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을 펼친 예를 들었다.
 
*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0~10,000명 미만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를 의미한다.
 
▶ [댓글과 후기] │ 115p 참고
▶ [다른 커뮤니케이션 스킬로 시장을 뒤집다] │ 167p 참고
 
 
 
“하나의 모습은 지루해. 변신 좀 해줄래”


 

멀티 페르소나* 의 시대다. 이를 부캐(부가 캐릭터)라고도 부른다. 일관적이고 신뢰를 주는 하나의 모습 뒤에 헐겁고 부족해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이 늘 함께할 것을 기대한다. - 12p

 

* ‘다중적 자아’라는 뜻으로,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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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MBC 예능 <라디오 스타> 캡쳐

 
 
2020년을 강타한 부캐 열풍은 올해도 계속된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상황에 따라 유산슬, 유라섹, 유르페우스 등으로 다채롭게 변신하며 인기를 끈 것이 신호탄이었다. 그는 비, 이효리와 함께한 혼성 그룹 '싹쓰리'를 탄생시켜 방송계를 뒤흔들었다. 예능인 김신영도 신인 트로트 가수 '둘째이모 김다비'라는 성공적인 부캐를 만들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 '준며들다(최준에게 스며들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개그맨 김해준은 부캐의 섭외율이 훨씬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부캐인 카페 사장 '최준'의 인지도가 훨씬 높아 본명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게다가 개그콘서트를 주름잡던 개그맨 김대희는 유튜브에 부캐 채널 '꼰대희'를 만들어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작년 8월 첫 영상을 시작으로 현재 55만 구독자를 달성했으며, 개그콘서트 시절 코너를 함께했던 신봉선이 나온 영상은 조회수 640만회에 이른다. 부캐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연예계를 넘어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의 중심에는 부캐에 열광하는 MZ세대가 있다. 사실 이들에게는 부캐가 익숙하다. SNS로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자유롭게 바꾸기 때문이다. Z세대에게 가장 대중적인 SNS '인스타그램'은 이용자들이 1인 다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기에 틀에 갇힌 고정 캐릭터가 아닌 가상의 배경과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에게 더 큰 신선함과 친숙함을 느낀다.
 
▶ [본캐보다 더 중요한 부캐]  │ 64p 참고
 
 
 
“새로운 구매 경험, 그 자체가 소비야”


 

1인 셀러,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소비 세포 마켓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라이브 커머스로 불이 붙었다. 경험 중심의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영상 쇼핑의 메카 홈쇼핑을 능가하는 규모다. - 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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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커머스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홈쇼핑이 주도하던 이전과 달리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이다. 시청자와 판매자, 진행자 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모바일과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MZ세대를 주축으로 쇼핑의 중심이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다만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커졌다고 해서 오프라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MZ세대는 온라인 경험에서 느끼지 못한 만족감을 오프라인을 통해 채우기를 원한다. 이들은 모바일 네이티브인 동시에 오프라인 경험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신선한 경험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이들을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오프라인 카리스마] │ 95p 참고
▶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커머스]  │ 132p 참고
 
 
 
“나의 습관으로 만들어줘”


 

MZ세대는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집착하고 옹호한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도 낸다. 최고의 브랜드 경험은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한데 섞이는 것이다. (…) 공유하고, 구독하고, 일상의 한 부분에서 우리 브랜드를 소비하게 하는 것이 답이다. - 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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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과 출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네티즌은 이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인 '프로슈머'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창작자가 되는 '모디슈머', 직접 투자 및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과 브랜드를 키워내는 소비자인 '팬슈머'가 되어 트렌드를 이끈다. 소비 형태의 변화다. 저자는 '첵스 파맛' 열풍과 앙빠의 입소문으로 품귀 현상을 빚은 '빠다코코낫', 2016년 출시 당시 큰 인기를 끈 '치킨팝'의 재출시, 팔도비빔면의 양념장이나 삼양식품 불닦볶음면의 양념장 출시를 언급했다. 이를 통해 제조 업체가 제시하는 방식을 벗어나, 소통과 참여를 중시하는 태도로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 [프로슈머는 죽지 않는다]  │ 103p 참고
 
 
 
“개념 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요즘 세대는 브랜드에서 개념을 찾고 있다. 대부분은 '나의 삶과 직접 연관이 있는' 한정적 의미의 개념이다. 환경, 위생, 안전에 대한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에 대한 욕구는 한층 선명해졌다. 브랜드 소비를 통해 내가 가진 가치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 - 13~14p

 

 
MZ 세대는 환경과 사회 문제에 민감하다. 소비할 때도 착한 기업에 지갑을 열고, 그렇지 않으면 외면한다. 옳지 않다고 믿으면 보이콧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과 취향을 반영한 '미닝 아웃Meaning out(소신 소비)'을 표방하며 가치관을 드러낸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윤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관련 정보를 퍼뜨리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최근 음식부터, 화장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건'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환경, 인권, 동물보호, 건강, 이웃사랑 등 선한 영향력을 진정성, 일관성 있게 실천한다면 M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을 것이다.

▶ [신념을 소비하는 미닝 아웃]  │ 79p 참고
▶ [개념 탑재: 뿌듯함을 사다]  │ 119p 참고
▶ [배를 채우는 음식에서 마음을 채우는 음식으로]  │ 231p 참고
▶ ['탈코 시대'에 코스메틱 회사가 사는 법]  │ 241p 참고
 
 

참고: 최명화, 김보라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웅진지식하우스, 2020

 

 
[김세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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