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도 먹고 살아야죠

글 입력 2021.04.1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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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몰라요

 

감독 이환 

출연 이유미 안희연 이환 신햇빛 

개봉 2021년 4월 15일 

상영시간 1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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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화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인 영화<어른들은 몰라요>는 <박화영>의 두 번째 이야기나 다름없다.

 

이미 전작에서 엄청난 하이퍼 리얼리즘으로 충격과 불편함은 충분한데, 이번 작품도 역시 나다. 물론 전작과 비교해 대중성을 더 사로잡았다. 그리고 영화 <박화영>의 두 번째 이야기가 아닌,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세진의 에피소드로, 스핀오프 격으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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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영,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가출 청소년 이야기

 

 

굳이 전작과 비교하자면, 거북함이 줄어들었다. 또 영상미를 높였다, 정도? 4월 6일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어른들은 몰라요> GV 시사회에서 스크린으로 본 이 영화는 여전히 결은 같았다. 각 적점에서 만날 수 없는데, 지점이 맞닿아 있는 무언가가 있다.

 

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진의 행동, 주영의 애착, 재필의 미래가 없는 도움 등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과 동시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다시 보이는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제목이, 아, 이걸 이렇게 표현해도 되나 싶었는데, 나 역시 그들을 이해 못 하는 어른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18세 ‘세진’, 덜컥 임산부가 되어버렸다. 무책임한 어른들에 지쳐 거리를 떠돌던 ‘세진’은 가출 경력 4년 차, 동갑내기 ‘주영’을 만난다.

 

처음 만났지만 절친이 된 ‘세진’과 ‘주영’, 위기의 순간 나타난 파랑머리 ‘재필’과 ‘신지’까지 왠지 닮은 듯한 네 명이 모여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우리도 살아야 되잖아요.” 어른들은 모르는 가장 솔직한 10대들의 이야기


-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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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장에서 윤세진(이유미)

 

 

시사회 GV 시간 중, 세진 역을 맡은 배우 이유미 님께서도, 처음 시놉시스를 읽고 드는 첫 질문은 '세진이는 왜 그런 거에요?' 였고 마찬가지로 시놉시스를 덮자 보이는 <어른들은 몰라요> 에 아, 내가 어른이 맞구나를 깨달았다고 한다. 작업 내내 10대의 마음이 어려워 감독과 과정을 확인하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나도 내가 벌써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다. 요즘 애들은 말이야, 정말 이해 못 하겠어.

 

이환 감독의 특유 <똥파리> 감성은 여전했다. 결이 같았고 그 매력이 감독의 개성을 살리며, 작품의 결을 맞춘다. 영화 <박화영> 에서도 또라이 역할 그대로였던 세진은 18살이 됐다. 집을 나와 길거리를 돌던 세진이 어떻게 14살인 여동생 혜정과 같이 사는 집에 돌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어른 없이 둘만 사는 것으로 보아 무슨 사연이 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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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랑까진 여고생이자, 자해를 멈추지 못하는 세진은 선택적으로 집과 동생을 내버려 두고 길거리를 헤매기도 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 동생을 찾기도 한다.

 

인물의 의도를 직접 풀이하는 설명이나, 연출 없이 세진, 주영, 재필, 신지의 행동으로 관객들이 짐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 불가로 이미 청소년 시기가 훨씬 지난 관객들이 아이들의 행동을 파악할 수 없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전작 <박화영>에 비해 어른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전작에서 거친 아이들의 세상 밖 생활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어른들의 이중성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존재에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을 보여줬다.

 

 

 

영화 <우리들은 몰라요> 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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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관객에게 아이러니한 모순을 보여준다. 세진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된 학교 교장은 담임과 함께하는 면담 시간에 움츠려 앉은 세진에게 '그렇게 앉으면 태아에게 좋지 않아요' 말하며 임신한 담임 선생님 곁으로 담배를 피운다. 창문도 열지 않는 교장실에서 담배 연기는 자욱하게 깔리고 담임 선생님은 숨을 참는다. 교장 선생님은 세진을 걱정하며, 각서에 사인하게 만든다.

 

세진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저 담임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 그리고 교장의 친아들이자 학교 선생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아이의 아빠인 심 선생을 바라본다. 엎드려뻗쳐서 아버지의 골프채를 감당하는 '남자친구'는 그렇게 퇴장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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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과 신지, 세진과 재필

 

 

23살인 재필과 신지는, 겁탈당하기 직전 주영의 요청으로 세진을 도와주러 온다. 아마 주영과 세진이 제대로 한탕을 칠 생각이었나 본데, 재필은 강간범의 한 패대기에 곧바로 기절해버린다. 자신의 오토바이까지 팔아 세진의 유산 프로젝트를 도와주려 네이버 지식인 업체에 도움을 받아 병원까지 예약했더니만, 글쎄, 사기를 당해버렸다.

 

또, 돈이 필요한 둘을 위해 노래방 도우미 알바로 친형 가게에 세진과 주영을 꽂아줬지만, 무슨 심리인지 둘을 빼내기 위해 경찰에게 몰래 신고한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세진은 분노했고, 친형에게 크게 얻어맞은 재필은 세진에게 화살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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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박화영>에 비해 높아진 어른들의 개입은 이렇게 세진에게 아무짝에 쓸모가 없고 진정으로 이해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이용한다. 차가운 사회는 세진의 행동을 더 아리송하게 만든다.

 

 

 

그리고 대중성이 더 높아진 <어른들은 몰라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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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영상미가 많다. 유독 보드를 타고 등장하는 롱보더들과 그를 동경하는 세진의 모습이 자주 보이고, 한강 산책로에서 자유롭게 보드를 타며 유영하는 모습은 무거운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하며 시원하고 산뜻함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뮤직비디오처럼 인물의 대사보다 더 크게 키운 OST가 굉장히 어울린다. 위더플럭 레코즈(스윙스, 기리보이가 설립한 힙합 레이블)와 협업하여 어른들은 몰라요 의 결을 살린 OST는 흐름 중간마다 계속 등장한다. 5월쯤 릴리즈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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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강렬한 전작을 잊을 수가 없어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쌓여있는 부정적인 시청 감각이 이를 통해 잠시나마 환기되는 점을 통해 대중성을 높인 것 같다. 그리고 10대다운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세진의 커터칼 자해, 재필의 찍어 내림, 또 컨테이너에 깔려버리는 충격 등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감독은 정말 관객이 쌓여있을 적당한 순간에 거리를 쏘다니며 보드를 타는 사람들과 세진을 보여주는데, 처음에 구경만 하던 세진의 실력이 점점 향상됨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이를 통해 세진이 성장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도 아닐까 추측해본다.

 

또 GV 시사회 내 감독이 밝힌 바와 같이 등장하는 롱보더들은 대한민국 내에서 탑급으로 실력을 자랑하는 분들이라고 한다. 마침 제작하려는 시기에 청소년 단체 선생님들과 만남도 있었고, '낙태'라는 이슈도 있었으며 맞물린 시기가, 또 감독이 유튜브에서 롱보더들의 영상을 즐겨볼 타이밍이라, 운 좋게 이런 조합을 영화에서 풀어볼 기회가 된 것 같다. 이런 사고의 과정이 영화 <박화영>의 세진 역할을 맡았던 이유미 배우가 떠올랐다 한다. <어른들은 몰라요>의 시작은 그러했다.

 

그리고 또 하나 놀라웠던 것은, 바로 배우 안희연이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SNS에서 보았던 EXID 하니 직캠으로 순식간에 역주행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시작점이며,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아이돌 하니는 배우 안희연으로 돌아왔다.

 

상영 시작 전, 스크린 위에 대기 화면으로 떠 있는 배우 안희연은 사실 내게 아직 EXID 하니였다. 배우로 전향한다고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은데 직접 연기를 보게 된 것은 처음이었고 배우로 쌓은 필모를 보아하니 내가 본 배우 안희연은 이번이 첫 순간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햄버거집에서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대충 잘린 검은색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주영은 주영이었다. 가출 4년 차인 18살을 연기하는 배우 안희연은 그전에 그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잊힐 정도로 하니와 전혀 다른 연기를 했다. 길거리 생활로 거칠어진 말투와 티 없는 껄렁함 몸에 구석구석 자리잡힌 타투가 찰떡으로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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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존재감이 강한 작품에 한없이 잘 녹아들었던 연기를 선보였는데, 이환 감독은 누구보다 밝고 씩씩한 이미지를 가진 하니가 주영을 연기하면 관객을 배신하는 무언가를 주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맞다. 나도 실제로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이런 긍정적인 배신은 언제든 환영이다. 주영과 세진은 마지막까지 좋은 우정을 남기며 찢어진다. 그 뒤로 세진 외 다른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한참 영화 마지막에 쿠키를 담는 것도 유행같이 번졌는데, 모두에게 열린 결말처럼 영화는 인물의 성장을 암시하고 끝난다. '성장'을 암시한다는 것도 내 개인적인 감상평 중 하나다.

 

물론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만 보고 싶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회적인 소비로 끝나는 영화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조금은 사유의 여지를 줄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어른들은 몰라요>를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전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하다. 오히려 입문작으로 <어른들은 몰라요>를 더 추천할 수 있겠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오는 21년 4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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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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