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광활한 우주 속 정돈된 법칙 - 코스모스 ② [도서]

글 입력 2021.01.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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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이 태양의 두 배에 이르는 별들이 초신성 폭발 이후 중성자별이 된다. 초신성이 되기 위해선 규소의 핵융합으로 철의 중심핵이 만들어져야 한다. 높은 압력 아래서 별 중심부에 있던 자유 전자들은 철 원자핵의 양성자와 결합한다. 별 내부는 하나의 커다란 원자핵으로 변하고 중심핵으로 향하던 외곽부는 밖으로 튕기면서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 초신성 하나가 은하의 모든 별을 합친 것보다 더 밝게 빛을 낸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 별이 가지고 있던 질량 대부분이 우주로 방출된다. 수소, 헬륨, 탄소, 규소, 철, 우라늄 같은 물질이 날아간다. 그리고 폭발의 중심에는 뜨거운 중성자별이 하나 남는다. 중성자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찻숟가락 하나 분의 무게가 산 하나의 무게와 맞먹는다.

 

*

 

이보다 훨씬 큰 별의 경우, 초신성으로 폭발하고 남은 질량이 태양의 다섯 배 이상이면 블랙홀이 된다. 블랙홀을 이야기하기 전 중력에 관해 이해해야 한다.


지구의 중력은 1에 해당한다. 우리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모두 1이라는 중력에 익숙해져 있다. 중력이 0에 가까워지면 사람들은 공기 중으로 두둥실 떠올라 이리저리 돌아다닐 것이다. 마시던 커피를 엎질러서 생긴 작은 물방울은 풍선같이 커다랗게 부푼다. 표면장력이 중력보다 더 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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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을 높여 3이나 4 정도 되면 모두가 움직일 수 없다. 걸음을 옮기기 위해 발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빛은 이러한 중력 상태에서도 무중력 상태처럼 직진한다.


중력이 10만 정도 되면 돌도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깨진다. 중력이 10억 정도 되면 직진하던 빛마저도 방향이 꺾이기 시작한다. 중력의 세기를 더 높이면 하늘을 향하던 빛이 땅을 향한다. 이렇게 중력이 아주 강할 때는 빛조차도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를 블랙홀이라 한다. 많은 사람이 블랙홀은 어두컴컴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빛이 갇혀있음으로 휘황하게 빛날 것이다.

 

블랙홀은 1971년 발견되었다. 백조자리에서 초당 1,000번씩 깜빡거리는 엑스선이 관측되었고 사람들은 이것을 백조자리 X-1이라 명명했다. 백조자리 X-1의 동반성(같은 행성계에 백조자리 외에 존재하는 별)은 태양의 약 10배 정도의 질량을 갖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질량은 태양의 10배인데 크기는 겨우 소행성 정도에 불과했다. 블랙홀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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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공간을 신축성 있는 천으로 비유했을 때, 질량이 작은 물체를 올려놓으면 표면이 움푹 파여 보조개가 만들어질 것이다. 천이라는 2차원 공간의 일부분이 질량 때문에 3차원으로 구부러진다. 이것을 우주로 가져와, 3차원의 공간 일부분 역시 질량 때문에 4차원으로 변형된다.


이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만약 블랙홀을 안전하게 빠져들어 간다면, 시공간의 다른 곳으로 빠져나올 것이다. 이 구멍은 웜홀이라 추측한다. 아직 존재를 증명할 수 없지만, 학자들은 이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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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영원의 벼랑 끝>


 

우리는 엉뚱한 사람을 4차원이라 지칭한다. 왜 4차원을 엉뚱한 사람이라고 말하게 되었을까.


우주의 구조를 이야기할 때 천문학자들은 공간이 굽었다, 평탄하다는 식의 표현을 사용한다.


애드윈 애벗은 Flatland(납작이 나라)를 통해 2차원과 3차원을 설명한다. 납작이 나라에는 납작이들이 살고 있다. 정사각형, 삼각형 등이 존재하며 폭과 길이는 존재하지만 높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납작이들은 왼쪽, 오른쪽 그리고 앞과 뒤를 이해하지만, 위와 아래는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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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사과처럼 생긴 3차원 생물이 납작이 나라로 온다. 사과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지만, 납작이들에게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사과의 목소리가 자신의 몸속에서 들려올 뿐이다. 3차원 사과는 2차원인 납작이 나라에서 온전히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부분만이 존재할 뿐이다. 납작이 나라로 들어가는 3차원 생물은 처음에는 점으로 보이다가, 점점 커지다가, 원과 비슷한 모양으로 인식된다. 2차원 생물은 3차원 생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2차원 납작이 나라는 사실 3차원으로 구부려진 공의 모양에 해당한다. 납작이 나라의 영토는 구의 표면이고 그러므로 나라의 중심은 바로 3차원인 구의 중심에 해당한다. 중심이 있지만, 2차원 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는 3차원에 중심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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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납작이 나라의 이야기를 한 차원을 높여보자. 먼저 0차원의 점에서 1차원의 선분을 만든다. 선분에 수직 방향으로 2차원 정사각형을 만든다. 정사각형을 사각형의 수직 방향으로 이동시키면 3차원 정육면체가 만들어진다. 3차원 입방체를 자신에게 수직인 방향으로 이동시킨다. 우리는 4차원을 상상할 수 있지만 3차원 세계에서 온전히 존재하게 할 수는 없다.


이것은 인간들의 이야기와 같다. 3차원 공간에 익숙한 우리는 4차원인 초구체에 익숙하지 않다. 이곳에는 중심도, 경계도 없다. 따라서 경계의 바깥이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은하들이 왜 우리들에게서 멀리 도망치는 것처럼 보일까? 한 점에서 시작한 초구체가 4차원 풍선이 부풀 듯이 팽창하면서 우주가 점점 커진다.

 

어디에도 우주의 기준, 중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 모든 곳이 중심이면서, 변방이다.

 

 

경계 바깥의 정체는 질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것은 질문할 성질의 것이 아니란 말이다. 4차원적 실체인 초구체는 중심도 경계도 없다. 그래서 그 경계의 바깥이라는 건 애당초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어디에도 우주의 기준 좌표계라는 특별한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 "우주에서 대폭발이 일어난 곳은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이제 우주 도처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앞 장에서 우리는 웜홀의 존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블랙홀을 통하면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이다. 웜홀은 4차원을 관통하는 통로다. 세이건은 웜홀을 통해 간다면 여러 개의 우주를 발견할 수도 있고, 한 우주가 다른 우주를 감싸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11장 <미래로 띄운 편지>


 

우리의 뇌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를 하면서 더 복잡한 구조와 많은 정보를 소유하게 되었다. 뇌는 내부에서 외부로 진화했기 때문에 가장 깊숙한 곳에 뇌의 가장 오래된 부위인 뇌간이 자리한다. 뇌간은 반사작용, 심작 박동, 호흡 등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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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간의 상단부를 모자처럼 뒤덮고 있는 부분을 R- 영역이라 부르는데, 이 영역이 인간의 공격적 행위, 자기 세력권 방어, 계층적 위계질서 유지를 관장한다. 뇌의 이 부위는 수억 년 전 인간이 아직 파충류였던 시기에 발달했다.


R-영역을 둘러싼 변연계는 포유류 시기에 생긴 뇌다. 이 변연계는 수천만 년 전 인간이 포유류이고 아직 영장류가 되기 전 시기에 발달했다. 변연계는 인간의 기분, 감정, 걱정 등의 정서적 반응과 행동, 자녀 보호의 본능을 지시하고 제어한다.


끝으로 뇌의 가장 바깥 부분인 대뇌피질은 인간이 영장류였던 시기에 생긴 부위로서, 두뇌 전체 질량의 2/3 이상을 차지한다. 이곳은 아이디어의 창출, 영감의 발현, 읽기와 쓰기, 수학적 추론과 작곡이 이루어진다. 인류와 다른 종의 차별화가 대뇌 피질에서 비롯되며 인간의 인간다움은 바로 이 대뇌 피질 때문에 가능하다.

 

*

 

지구상에서 공룡이 사라지면서 포유류들이 어깨를 쫙 펴고 활보할 수 있었다. 포유류는 다양한 종으로 진화하면서 크게 번성했다. 인간의 직계 조상은 2,000만 년 전만 해도 나무 위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대빙하기의 출현으로 밀림이 파괴되고 숲이 초원으로 변하면서 소수의 영장류만이 지상 생활에 적응하여 살아남았다. 그중 한 종이 진화하여 현생 인류가 되었다. 나무에 내려온 이후 직립 보행을 하면서 앞발이 자유를 누리고, 눈을 활용할 수 있었다.


만약 지구의 환경 조건이 조금만 달랐다면 다른 형태의 생명이 인간을 대신해 문명을 꽃피웠을 것이다. 외계에 어떤 종류의 문명권들이 존재하는지 궁금하다면 역사와 문화인류학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칼 세이건은 외계 행성에 사는 생물이 지구인을 닮았을 가능성은 거의 0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몇 가지 공통점이 있을 수도 있으나, 예를 들어 우리의 뉴런이 상온에서 작동한다면 그들의 뉴런은 아주 낮은 온도에서 작동할 수도 있다. 혹은 총체적 지적 자아가 하나의 개체로 존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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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 주위에 지적 생물이 서식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을까?


지구에서 출발한 두 척의 보이저 탐사선은 태양계를 넘어 별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각 탐사선에는 구리에 금박을 입힌 레코드판이 실려있다. 뜬금없이 레코드판을 왜 우주로 가져갔을까?


알루미늄 겉표지에는 사용법이 적혀있다. 혹시 성간 항해 중인 외계 문명이 존재한다면 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레코드판에 지구의 정보를 새겨넣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과학 기술은 전혀 싣지 않았다. 보이저 탐사선을 우주에서 가로챌 수 있는 수준의 문명권이라면, 그들의 과학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을 것이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R- 영역이 아니라 대뇌 피질과 변연계에 관한 정보를 서술했다.

 

그들이 우리의 언어는 알 수 없겠지만, 예순 종류의 언어로 된 인사말과 혹등고래들이 주고받는 인사말 노래도 수록했다. 세계 각지에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배우며 도구와 예술품을 만드는 사진, 여러 문화권에서 즐기는 음악, 자연의 소리와 기술 문명이 내놓는 소리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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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뇌와 심장 박동, 안구 및 근육 활동이 내놓는 전기적 반응을 채록해 소리 신호로 바꾼 다음 레코드판에 수록했다. 이 소리를 우주로 보낸다 해도 외계 문명이 어떤 의미를 해독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하지만 우리의 정체를 알리려는 노력은 시도 자체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실린 음악은 지구인이 느끼는 우주적 고독감, 이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경, 외계 문명과 접촉하고 싶은 우리의 갈망 등을 표현하고 있다.

 


 

12 <은하 대백과 사전> & 13 <누가 우리 지구를 대변해줄까?>


 

책의 마지막 장들에서부턴 외계 문명과 지구 문명이 만날 수 있는 확률을 설명하고 있다. 교신이 가능한 은하수 은하에 지구와 통신할 수 있는 고등 문명권이 몇 개나 있을까? 세이건은 계산을 통해 그 확률을 설명한다.


 

N : 은하수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총수

f1 : 행성계를 가지고 있는 별들의 비율.

n1 : 주어진 행성계에서 생명이 서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행성들의 평균 개수 

f2 : 생명 탄생 확률

f3 : 태어난 생명이 지적 능력을 갖출 수 있기까지 진화할 수 있는 확률

f4 : 지적 생물이 우리와 교신할 수 있을 정도의 고도 기술 문명으로 진화할 확률

f5 : 행성의 수명에서 고도 기술 문명의 지속기간이 차지하는 비율(전쟁, 핵 등으로 자기 스스로 멸종하지 않을 확률)

 


그렇다면 우리와 교신할 수 있는 문명 = N x f1 x n1 x f2 x f3 x f4 x f5라는 결과가 나온다.


세이건은 이것을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1.3 x 10¹¹ x 2 x 1/3 x 1/100 x 1/10⁸ = 1/10이라 계산했다. 우리 은하에 열 개 정도의 고도 문명권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정이기 때문에 N이 1일 수도 10⁷ 있다고 말한다. 우리와 대화를 나눌 상대가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을 수도 있고 엄청 많은 문명권과 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SF 영화를 보면 우리 문명과 외계 문명은 항상 갈등을 빚고 전쟁한다. 우리가 외계 문명에 지배받을 것을 걱정하는 이유는 인간 사회가 그래왔던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한 문명이 그보다 약간 선진적인 문명에 의해 파괴당하는 상황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식민지 지배부터, 노예제도까지 말이다.


그러나 세이건은 지구 문명이 악의에 찬 외계 문명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들이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동족이나 다른 문명권과 잘 어울려 살 줄 아는 방법을 이미 터득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세이건은 자신을 다스리고 남과 어울려 살 줄 모른다면 고도의 기술을 얻을 때까지의 오랜 시간을 견뎌낼 수 없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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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마지막 장에서는 칼 세이건의 입장과는 좀 다르게 생각했다. 외계 문명이 존재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진 않지만, 교신 가능한 외계 문명은 10개를 넘어서진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은하에는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또한, 외계 문명이 평화로운 세계라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우리 지구만 해도, 고도의 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동물을 비롯한 생명체와 조화롭게 살기보다는 동물에게 우위를 두고 살고 있다. 아직도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이 존재하는 암울한 곳이다. 외계 문명이 핵이나 전쟁으로 멸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완벽한 평화를 이루었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게다가 평화로운 외계 문명이라면 오히려 우리가 그들을 정복하려 들 것이고, 우주는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눈앞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노예 제도의 야만성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별세계의 비밀을 캔다는 일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까?"

 

- 아낙시만드로스가 피타고라스에게 던진 질문

 

 

누구나 핵전쟁이 미친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국가는 국가대로 핵전쟁의 필요성에 대한 그럴듯한 구실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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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충격파는 투하지점에서 수 킬로미터 밖에 있는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한순간에 뭉개버린다. 핵폭발의 화재, 감마선, 중성자에 노출되는 즉시 사람의 육체는 내부 속속들이 아주 철저하게 구워진다.


전면 핵전쟁이 일어나면 전 세계의 모든 도시에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100만 개가 떨어지는 셈이다. 1,000억 명의 인구를 죽이고도 남는 화력이다. 하지만 이 전쟁에서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스트론튬 90, 세슘 137등 낙진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약 100년이 걸린다.


핵폭발은 지구 상층 대기의 질소와 산소의 결합을 촉진해 오존의 상당량을 파괴한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직 대기로 태양의 자외선이 들어온다. 곡식의 수확량이 줄어들고, 미생물 중 어떤 종은 아예 사라져 인간에게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늘에 사는 새들이 멸종하면 곤충이 창궐해 농업은 막대한 피해를 본다. 또한 괴질성 세균이 지구 전역에 번지면서 핵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은 사람도 또 다른 재앙에 맞서야 한다.

 

*

 

영국의 기상학자 리처드슨은 전쟁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전쟁이 발생하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 간격을 추정했다. 예를 들어 M3의 전쟁은 1,000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소규모의 분쟁, M5나 6은 희생자가 10만 명 또는 100만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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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슨 곡선은 가로축은 전쟁의 등급을, 세로축은 주어진 전쟁이 일어날 때까지의 평균 기간을 나타낸다. 이 그림은 1820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전쟁에 관한 자료를 정리, 분석한 결과다. 그래프의 굵은 실선은 전쟁 등급이 M인 전쟁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시간을 나타낸다. 1만 명 규모의 살상은 대략 1년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1835년경에는 M9의 전쟁이면 지구상의 인류를 한꺼번에 멸망시킬 수 있었고 현재는 9.7이면 충분하다.

 

리처드슨 곡선을 단순히 적용하면 우리는 M 10의 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약 1,000년의 세월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2820년이면 최후의 심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핵무기의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그 시기는 더 앞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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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들은 살상용 핵무기를 자체 조달하고 비축하는 데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정당화 논리를 구축해 놓고 있다. 나라마다 자기 나라를 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인류 전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디 있는가?

 

칼 세이건은 모든 나라가 핵무기의 해체를 위해 노력하고 인류 공동체가 지구를 위해, 인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세이건은 인류의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수천 년 동안 내려오던 노예 제도가 겨우 최근 200년 사이에 지구상에서 거의 완전히 사라졌다. 여성도 근대에 들어오면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기 시작했다. 대규모의 전쟁이 중단되고, 어린이에 한 처우가 전 세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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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사람 테오프라스토스는 “미신은 신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비겁함”이라고 지적했다. 우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하거나 있지도 않은 거짓 지식에 의존하려거나 인간이 우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마음속에 그리는 사람은 자신을 미신에 맡겨 헛된 위안을 얻으려는 자이다.


 

진정한 의미의 용기는 자신의 편견이 밖으로 드러나는 한이 있더라도 또 찾아낸 결과가 자신의 희망과 근본적으로 다른 모습일지라도 코스모스의 조직과 구조를 끝까지 탐구하여 그 깊은 신비를 밝혀내려는 이들의 것이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와 자신의 기원을 인식하는 존재로 성장했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을 분석하고, 핵융합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얻고는 한다.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칼 세이건은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 감사해야 한다"며 책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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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코스모스는 단순히 과학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역사 윤리 모든 것을 망라하는 책이다. 두꺼운 책을 읽기 시작할 때에는 외국어로 번역되었으니 읽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적절한 번역과 예시로 이해를 잘했을 뿐만 아니라 심금을 울리는 문장들도 메모할 수 있었다.


수명이 80살 이상인 인간인 나는 하루살이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삶이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하루를 살고 본 세상을 전부라 생각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주 안에서 나는 하루살이에 불과하다. 어쩌면 하루살이보다 못할 수도 있다. 태양이 생성되고, 사라지고, 우주가 계속해서 변화할 동안 나는 내가 살았던 지구에서의 80년을 전부라고 알 테니 말이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고, 우주를 연구하다 보면 자신의 존재가 너무 하찮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외계 문명이 우주 먼지에 불과한 나랑 뭔 상관이 있나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는 우주먼지에 불과한데 이렇게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게, 열심히 아등바등 사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힘이 빠졌다.

 

그런 나에게 누군가가 말했다.

 

 

“어차피 우주먼지라면 똑똑한 우주 먼지로 죽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렇다. 우리가 평생을 바쳐 연구해도 그것은 한 페이지도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유한함에도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후대에 더 다양한 지식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케플러와 세이건의 자세가, 분명히 무용지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행성 지구가 우주에서 중요한 존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면 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와 던져진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답변만이 우주에서 지구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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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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