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숨막히는 방에서 탈출하기 [게임]

핸드폰으로 즐기는 모바일 방탈출 게임
글 입력 2021.01.04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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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시간 60분,

곳곳에 숨겨진 단서를 이용해 시간 안에 방을 탈출해야 한다!

 

위의 내용은 방 탈출 카페의 일반적인 조건이다. 방탈출 카페는 한 게임당 약 2만 원을 지불해야 해서 비싼 편이지만, 한 땐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혼자 혹은 지인들과 합심해 문제를 풀고, 영광스러운 탈출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오게 된다. 돈을 주면서까지 방에 갇혔던 사람들이 이젠 어쩔 수 없이 방에 갇혀있다.

 

놀이 공간과 실제 방의 다른 점이 있다면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없다는 점이다. 익숙한 방엔 긴장감도 힌트도 없다. 심장 조이는 제한 시간 대신 무기한 대기시간만 있을 뿐이다. 이런 지루한 시간을 지쳐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모바일 게임을 추천해볼까 한다. 이 역시 방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SAMSARA ROOM



기괴하다. 그러나 감각적이다. 러스티레이크와 큐브이스케이브가 만든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말이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전부 이 두 회사(방 탈출 게임장인들)의 합작이다. 이들 게임에는 항상 영화처럼 탄탄한 이야기와 감각적인 그림과 음산한 음악, 현실감을 더해주는 효과음, 어느 순간 섬찟하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samsara.jpg

 

 

SAMSARA ROOM은 다른 게임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검은 인간이 주인공이다.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범인'과 비슷한데 좀 더 둥글게 생겼다. 방 안에는 '나'의 모습이 보이는 거울, 독특한 패턴의 벽지, 커다란 괘종시계, 가짜 풍경이 그려진 창문 등이 있다. 가구는 상대적으로 단출하다.

 

방안의 소품을 터치해 숨겨진 도구들을 찾아내고, 그 도구들로 다시 다른 단서를 찾아야 한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성이라 한 지점에서 막히면 더 나아갈 수 없게 된다. 대신 게임 내에서 힌트를 받을 수 있다. 화면 상단 눈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간접적인 힌트가 제공된다.

 

 

삼사라.jpg

 

 

단순히 모양이 맞는 조각을 맞추는 것부터 전화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알파벳을 조합해 의미 있는 단어를 만드는 것까지 다양한 미션들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게임에 비해 스토리는 빈약한 편이지만, 러스티레이크와 큐브이스케이브의 5주년을 기념해 만든 게임치고는 완성도가 높다.

 

 

 

Cube Escape: Paradox



파라독스는 큐브 이스케이프 시리즈의 열 번째 게임이다. 이 게임이 동일한 시리즈 게임보다 특별한 점은 단편영화와 결합했다는 점이다.

 

단편영화는 게임 속 공간에서 펼쳐지고, 게임은 TV 화면 등으로 단편 영화를 품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연결하여 순환하는 것이 재미있다. 별거 아닌 게임이지만 예상치 못한 시도를 통해 새로움과 특별함이 더해졌다.

 

 


 

영화에서는 기억을 잃은 탐정이 눈을 뜨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낯선 방에 갇힌 탐정. 무슨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맡았던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탐정답게 두둑한 자신감을 느끼고 퍼즐을 풀지만, 점점 더 어려운 과제가 찾아온다.

 

 

큐브.jpg


 

게임은 영화의 줄거리를 완전히 따라가진 않는다. 영화 속 주인공이 쉽게 얻은 도구들도 여러 퍼즐을 경유해 획득할 수 있다. 편차가 있겠지만 3~5시간 정도면 첫 번째 챕터를 끝낼 수 있다. 첫 번째 챕터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챕터는 별도 결제가 필요하다.

 

파라독스를 시작으로 생일, 동굴, 극장, 강 등 다양하고 탄탄한 이야기로 무장한 큐브 이스케이프의 다른 게임들을 만나봐도 좋을 것이다.

 

 

 

THE WHITE DOOR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약 4,000원 가량의 유료 게임이다. 대신 완성도도 그만큼 높고 이 중 가장 추천하는 게임이다.

 

큐브 시리즈 등 다른 작품들과는 톤앤 매너가 달라, '순한맛'이라고 불릴 정도다. '화이트 도어'는 색깔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온통 하얀 방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새모이 공장에 근무하던 주인공은 기억 상실증에 걸린채 정신 병원에 갇히게 된다.

 

 

화이트도어.jpg

 

 

DAY 1부터 정해진 일과시간을 반복하며 단서를 모아야 한다. 주인공이 잠든 후엔 꿈속에서 보이는 과거 상황들로 잃어버린 기억 조각들을 하나씩 연결한다. 꼭 집어 영화라고는 하지 않았지만, 음악, 내레이션 같은 구성이 작은 영화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 게임은 좁은 방 안에 갇혔다는 답답함보다는 상실감을 경험하게 한다. 등장인물을 직접 조종함으로써 무언가를 잃은 사람의 공허함도 위임받게 된다. 하나씩 맞춰지는 주인공의 과거를 보면 안타깝기만 하고, 얼른 이 사람을 도와 탈출을 빨리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굳이 게임을 돈 주고 살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인기 있는 유료 게임을 맛보기라도 해보려 앱 순위를 보다가 평이 좋고 끌리는 게임을 다운받았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본 게임 외에도 숨겨진 게임이 많고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실 이런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막히 때면 공략법을 찾고 싶어진다. 실제로 공략을 참고하지 않고 온전히 내 힘으로 탈출한 게임은 없었다. 순간의 답답함과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쉬운 길을 택했는데, 막상 이런 식으로 끝내고 나니 뿌듯함보다는 허무함이 남았다.

 

이야기가 있는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게 된다면 작품을 충분히 음미하고 싶다.  조그만 화면에 구현된 아름다운 조각들을 소중히 다루고 싶다. 미션 완수에 대한 강박은 버리고, 종합 예술인 게임의 묘미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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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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