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FF2020] 춘천영화제 Safe&Futuristic 1

글 입력 2020.10.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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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천에는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가 있다면 춘천에는 춘천 영화제가 있다! 아마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춘천 토박이인 나조차도 이제야 영화제를 가봤을 정도니 말이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2020 춘천 영화제는 2014년 (故) 이성규 감독 추모를 위한 다큐영화제로 시작해 2018년 시민 모두를 위한 '춘천 영화제'로 성장해 왔습니다. 2020 춘천 영화제는 민관이 함께 하는 시민영화제의 힘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 SF영화제로 발돋움해 나아갈 것입니다.
 


위와 같은 인사말로 시작하는 2020 춘천 영화제는 safe & Futuristic라는 주제를 걸고 개막했다. 경쟁과 춘천의 시선, 특별상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쟁 파트에 한국 독림 sf와 어린이 청소년 분야, 춘천의 시선 파트에 세계 독립 sf, 한국 독립영 어린이 청소년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나는 경쟁 : 단편 분야를 메인으로 잡았다.


14일 개막작을 시작으로 15일부터 본격적인 상영에 들어갔다. 오늘은 11시부터 시작하는 단편 1, 2를 상영했다.

 

 


A parallel Line of the Ocean


 

단편 1 - parallel.png

ccff2020 - [A parallel Line of the Ocean]

 

 

감독 : 서희

 

바다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바다는 그들에게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다. 하지만 쓰레기가 조금씩 밀려와 바다를 메우고 더 이상 빛이 들지 않는 바닷속에서 그들은 점점 병들어 간다. 감독은 지구와 바닷속 생명들을 모두 개별자로서 동등한 위치에 놓는다. 쉽게 간과하는 작은 생물까지도 하나의 소우주로 대하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이동윤)

 


첫 번째 상영작인 [A parallel Line of the Ocean]이다. 

 

해당 작품의 시작은 작고 귀여운 생명체들이 꼬물거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바닷속에서 여유롭게 살고 있던 그들에게 갑작스레 재앙이 찾아온다. 처음엔 하나였지만 점차 늘어나면서 수면을 가득 메우고 이윽고 빛을 차단하고 만다. 그러자 몸에서 따개비같이 생긴 이상한 것들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생명체들은 수면 위로 떠오른다.


환경오염을 떠오르는 애니메이션이다. 지금 지구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니, 전쟁이 아니다. 인간의 일방적인 학대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무분별하게 바다로 흘러 보내는 쓰레기는 해류를 타고 흘러 바다 한가운데로 모인다. 그중 태평양에 모인 쓰레기는 섬을 이루고, 그 크기가 2018년 기준 한반도의 7배인 155만㎢라고 한다. 18년도에 그 정도 크기였으면 2020년 현재는 얼마나 더 커졌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쓰레기섬 외에도 바다 밑바닥에, 육지에 가득하다는 것이다. 추가로 코로나 19 사태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에 심각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최근 바다 생물의 이상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바다거북이 비닐로 질식했다던가 고래가 쓰레기로 방향감각을 잃고 육지로 떠내려온다는 등의 사건처럼 말이다.


영화 [A parallel Line of the Ocean]은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위기를 투영하여 보여주고 있다.

 

 


지구 최후의 계란


 

단편 계란.png

ccff2020 - <지구 최후의 계란>

 


 

감독 : 김윤선

 

괴행성의 충돌로 생태계가 파괴된 지구.

 

부유한 자들은 남은 식량 자원을 모두 모아 우주선에 싣고 지구를 떠난다. 힘없는 자들만 남게 된 지구는 더 이상 먹을 것조차 없는 불모지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지구 멸망 직전, 마지막 남은 계란 하나를 두고 치열한 사투가 벌어진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의지는 결국 지구 최후의 순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원동력이 된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서 출발하지만 희망을 남기는 마지막 순간의 감동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동윤)

 

 

지구 최후의 계란, 제목부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최후의 순간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바로 '계란'이다.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의식주는 찾아보기 힘든 지구는 거의 멸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살아남아 있다. 벌레를 주워 먹으며 버티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아버지는 아들을 죽음보다 당장 코앞에 닥친 '굶주림'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 한다.


그렇게 찾게 된 계란 하나. 

그리고 꺼내 드는 전단지 하나. 


먼저 우주로 떠난 이들이 남긴 전단이었다. 지구에 남은 물품 중 하나를 찾아 교환 요청을 하면 그에 맞는 혜택을 주는 듯하다. 그때 찾아온 불청객. 아버지를 위협하며 손에 쥔 계란을 뺏으려 한다.  위아래 볼 것 없이 뒤엉켜서 싸우는 장면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사는 이 둘의 추함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각자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딱 한 명만 살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존을 외치기도 부족한 때, 소중한 사람의 생존을 바라는 그들의 모습은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준다.


지구 최후의 계란. 탄생과 시작을 상징하는 계란에게 '최후'의 수식어를 부여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


 


단편 다공성.jpg

ccff2020 -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

 

 

감독 : 김아영

 

다공성 계곡에서 발생한 폭발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던 페트라 제네트 릭스는 크립토 비치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받는다. 페트라는 그리드에 수감되어 무결성, 보안성, 확장성을 증명하는 검사를 받고 전우주적 신분 검증 시스템 CPIP에 등록되어 신분을 확인받아야 한다. 3D로 그려진 다공성 계곡 이미지는 현실과 괴리되어 있지만 페트라가 겪어야 하는 상황은 지극히 현실적 알레고리로 해석된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장면들이 이주민들을 향한 현실적 폭력을 역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이동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해하다. 너무나도 난해하다.

 

영화 자체도 3D를 사용해 다양한 공간을 나타낸다. 처음에는 디지털 공간을 구현한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정체 모를 데이터가 찾아와 백신이 방어하는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하고 봤는데, 보면 볼수록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얀 옷에 정체불명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춤을 추고 정육면체를 이어 붙인 도형이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이해 못한 채로 멍하니 보고 있었다! 적합성, 보안성, 무결성이 왜 나오지? 외계인이 지구로 오는 설정인가? 영화 후반부 춤을 추던 사람들이 가면을 벗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깨달았다. 아, 난민에 대한 이야기구나.


난민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국을 탈출하여 어딘가로 향한다. 목적지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타국으로 이동한다. 그렇다면 난민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인도적 차원에서는 나라를 잃고 떠도는 이들을 받아주는 게 맞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나는 피해는 고스란히 자국민이 부담한다. 그들을 케어할 세금은? 이미 인도적 차원으로 난민을 수용한 국가는 자국민의 반대와 난민으로부터의 범죄가 가중되어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난민을 받지 말아야 할까? 결정은 당신에게 맡긴다.

 

 


아유데어



단편 아유데어.png

ccff2020 - <아유데어>

 

 

감독 : 정은욱

 

선주는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다. 아이가 세상을 떠나는 날, 인공위성 하늘호는 성공적으로 하늘을 날았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아이에 대한 상실감으로 선주는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 그리고 우연히 우주에서 온 신호를 통해 아이의 존재를 느낀다. 감독은 우주를 인간의 근원적 시원으로 표현한다. 탐험과 개발의 대상이 아닌 회복과 희망, 또 다른 가능성의 시공간으로 상징화된 우주는 충분히 영적인 힘을 발휘하며 현실의 고통을 위로해준다. 감독이 현실에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동윤)

 

 

개인적으로 1일 차 단편 중에 가장 어두운 영화로 꼽는다.

 

sf소재에 드라마를 섞은 게 아니고 드라마에 sf를 살짝 첨가한 느낌?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sf적 요소가 빠져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공위성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 역사적인 날, 선주의 아이는 세상을 떠난다. 그렇게 아이를 잃고 5년을 사는 둥 마는 둥 시간만 흘러 보낸다. 하필 또 오늘따라 세탁기가 말썽이다. 원인 모를 에러를 띄우며 제 할 일을 거절하는 세탁기는 선주의 스트레스를 극에 달하게 만들고 결국 쓰러지고 만다.

 

병원에서 깨어난 선주는 병원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를 마주한다. 인공위성 발사 뉴스에 이어 나오는 우주복을 입은 아이는 건강하게 선주에게 무언가 말을 한다. 선주는 아이의 이름을 외치며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이후 우주와 소통을 시도하는 천문연구소로 선주가 달려가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선주는 우주와 자신에게 들리는 이명을 우주에서 아이가 보내는 신호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를 동력 삼아 언젠가 우주로 직접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뒤:빡


 

 

단편 뒤빡.jpg

ccff2020 - <뒤:빡>


 

감독 : 석재승

 

석재승 감독은 연출을 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으로 출연해서 게임을 하듯 영화를 즐긴다. <뒤:빡>은 SF 장르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바로 이해하고 빠져드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못된 보스 구목은 사무실에만 들어가면 하루씩 밀리는 황당한 상황에 빠진다. 세상이 다 그런 것도 아니고, 딱 자기 사무실에서만. 시간여행에 대한 SF 장르의 법칙을 아는 구목은 어떻게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낸다. 그런데 구목은 SF만 알았지 다른 영화 장르는 모르는 게 문제. (이안)

 


어제의 나를 보고 지금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영화는 위와 같은 호기심을 실현시켜준다.


위기에 빠진 순간 과거를 조작하면 현재가 바뀐다는 사실을 깨달은 구목은 이를 이용해 경찰의 습격을 피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패스.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는 타임라인의 반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언급하기 조심스러워진다.


그러니 결론만.

 

매우 신선했고, 장편으로 다시 리메이크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내가 타임루프의 주인공이 된다면 어떻게 했을까. 보통 영화의 주인공들은 위기의 순간을 루프를 통해 극복하여 정의를 실현한다. 혹은 인생의 갈림길로 돌아가 선택을 다시 하기도 한다.


그들은 모두 루프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컬쳐리스트 명함.jpg

 

 



[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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